▶ “지나친 투자자 주도, 거품 많아” 모기지 금리 다시 오를 가능성 높은 실업률 등 경제기반 아직 미약
현재의 투자자 주도 주택시장 회복세가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첫 주택 구입자, 재구입자, 투자자 등에 의한 고른 거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차압매물 경매 참석자들의 모습.
■ 부동산 시장 위험 요인들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주택시장 회복 열기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경고가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묻지 마 식’ 구입 행태가 다시 등장하는 등 이상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귀 기울일 만한 경고다. 주택시장이 매물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쏟아져 나오는 바이어들로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회복세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회복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가는 가까스로 살아난 주택시장의 불씨가 다시 꺼질 수 있는 것이 주택시장의 현주소다. 주택시장 회복세를 위협할 만한 역풍 요인들을 분석해 본다.
■역풍 #1: 투자자 주도 회복세로 꺼지기도 쉬워
첫 번째 우려의 목소리는 현재 주택시장 회복세가 투자자들에 의한 주도라는 것.
투자자들에 의한 회복은 대부분 거품이 많아 한순간에 꺼지기 쉽고 다시 장기침체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경고다. 우려대로 현재 주택거래 상승을 주도하는 중저가대 매물시장에서는 바이어 10명 중 약 3명 정도가 투자자들로 빠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디렉터는 현재 낮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의 가장 큰 수혜자는 주택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 그룹으로 보고 있다.
베이커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금리와 주택가격이 조금만 올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바로 투자활동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자 주도의 회복현상은 대개 급락장으로 연결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또 “현재 주택가격 상승 주도세력이 직전 주택시장 거품형성과 같은 세력으로 우려된다”고도 진단했다.
■역풍 #2: 일부 지역 임대매물 포화로 투자성 떨어져
비교적 규모가 큰 부동산 투자기관들의 주택 구매활동 다소 주춤한 가운데 최근 경험이 풍부한 ‘맘앤팝’ 투자자들이 구매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 최근 부동산 투자 열기에 합류하려는 초보 투자도 급증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이들 투자자에 의한 주택구입 수요가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 투자자들에 의해 구입 열풍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피닉스 지역의 현재 상황을 통해 투자자 주도의 회복세의 한 단면을 잘 읽을 수 있다. 피닉스 지역의 주택가격은 1년 사이 무려 약 23%(지난 1월 기준)나 오를 정도로 폭등, 전국적인 주택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부분 구입 후 임대주택으로 전환을 추진하려는 투자자들에 의한 구입이었지만 임대주택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했다. 결국 주택 공실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테넌트를 찾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예상했던 임대 수익률도 올리지 못하게 되자 투자자들은 투자처를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역풍 #3: 거품론 다시 제기
주택시장에 다시 거품이 끼고 있다는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다. 피닉스 등 일부 지역에서는 1년 사이 집값이 약 25%를 넘는 상승률 보이고 전국적으로도 약 8~10% 정도의 빠른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거품론과 연관해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주택가격의 빠른 상승세가 아니라 모기지 대출 추세다.
투자자들의 대부분이 전액 현금 구매방식으로 주택시장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 반면 일반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고비율 주택담보 대출이 다시 성행하고 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의 한 리스팅에는 무려 20건의 오퍼가 제출됐지만 이 중 3건은 20% 다운페이먼트 비율, 나머지 오퍼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3.5~10%로 매우 낮았다. 모두 오퍼 제출에 필요한 렌더의 사전 융자 승인서를 첨부했다고 가정하면 렌더 측의 모기지 대출조건이 다시 공격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버사이드 뮤리에타 지역에서는 한 부부가 오퍼를 제출한 리스팅의 감정가가 계약금액보다 약 1만 5,000달러 낮게 나왔다. 예전 같으면 셀러와 협상을 통해 계약 금액을 낮추는 방법이 사용됐겠지만 대기 구매자가 워낙에 많아 부부는 셀러 측과 협상 대신 렌더 측과의 협상에 나섰다. 결국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당초 이미 낮은 10%에서 5%로 더 낮추고 대신 모기지 대출액을 높이는데 승인을 받아냈을 정도로 모기지 대출 장벽이 낮아졌다.
대부분 정부 보증을 끼지 않는 렌더들로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살아나자 대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기지 대출에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회복세라지만 아직 견고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주택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 고비율 주택담보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구매자들은 주택 시세와 대출금이 역전되는 ‘깡통주택’으로 순식간에 전락하기 쉽다.
■역풍 #4: 모기지 금리 상승 전망 우세
바이어가 너무 많아 집 사기가 힘들고 구입할 만한 매물을 찾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바이어들이 주택시장을 기웃거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으로 지금이 아니면 주택 구입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이같은 조바심에는 이유가 있다. 모기지 업계에서는 향후 1년 사이 모기지 금리가 최고 4.5%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망대로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 수요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예상되는 현상으로는 일단 금리 변동 추이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늘어 주택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금리 상승폭에 따라 가격이 자칫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2008년과 같은 갑작스런 침체는 없을 것으로도 보면서도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 다시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역풍 #5: 취약한 경제가 주택시장 회복 발목 잡을 수도
주택시장 침체가 경제 회복의 장애물로 오랫동안 지적됐다. 주택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관련산업이 침체되고 결국 소비자 지출 감소로 이어지는 주원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180도 역전됐다. 자레드 번스타인 ‘예산정책우선센터’(CBPP) 연구원은 “요즘은 경제부문 부진이 주택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다”고 할 정도다. 번스타인 연구원이 직접 지목한 부분은 여전히 취약한 고용시장 부문. 고용시장은 지난 3월 중 약 8만8,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는데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약 50만명의 인구가 노동가능 인구에서 제외됐는데 대부분 구직난에 구직을 포기한 인구로 여전히 취약한 경제부문의 단면을 나타냈다. 번스타인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면서도 현재 실업률 수준으로는 더딘 회복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단 고용시장 개선이 뚜렷해지면 잠재 주택구매 수요가 대거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풍 #6: 정부 예산삭감 주택시장 회복에 찬물
연방 정부의 대규모 예산삭감 계획에 따른 역풍이 주택시장에도 미칠 전망이다. 약 850억달러 규모의 예산 자동삭감 정책인 ‘시퀘스트레이션’ 시행에 따라 가까스로 살아난 주택시장 회복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연방주택금융국’(FHFA)의 차기 책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퀘스트레이션 시행에 따른 예산삭감 영향이 올 여름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예산삭감 정책은 정부 공무원의 무급 휴가 단축, 실업자 수당 지급 삭감, 군사비 지출 삭감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결국 정부 관련직 실업자 증가와 이에 따른 소득 감소로 이어져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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