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교과서가 다시 쓰여 질 모양이다. 일본 정부가 역사 정당화 교육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리고 현행 교과서검정기준 변경을 강하게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 잘 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역사 인식을 교과서에 기술할 필요가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의 말이다. 그보다 앞서 총리도 애국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을 주변국에서는 그러나 달리 해석하고 있다. 일본 역사교과서에서 이른바 ‘근린제국 조항’을 수정 또는 폐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군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지배와 침략과정에서 저지른 반인륜범죄를 축소 내지 삭제하는 등 역사왜곡의 가능성이 한 결 농후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새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가 문제다’-. 이는 그러나 일본에만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 국가사회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도구가 교과서다. 교과서를 지배하면 이데올로기를 지배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를 보자. 기독교전통의 서구문명을 악의 화신으로 서술했다. 극단의 회교 수니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을 주입시켜 온 것이 사우디 교과서다.
그 교육을 통해 길러진 것이 회교 테러리스트들이고 그 결과가 9.11사태다. 증오의 이데올로기로 가득 찬 교과서가 엄청난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외국 교과서 내용에 무심했다. 그러던 미국이 뒤늦게 사우디정부에 교과서 내용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소설 ‘1984년’에서 ‘빅 브라더스’들이 다스리는 전체주의 국가의 통치 원리를 요약한 말이다.
그 원칙에 충실해 교과서를 기술했다. 중국이다. 단순한 왜곡정도가 아니다. 고의적으로 역사사실을 빼뜨린다. 날조도 한다. 그렇게 서술 된 게 중국의 교과서, 역사 교과서다. 온통 거짓 투성이인 게 중국의 역사 교과서인 것이다.
19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 대약진운동기간 동안 3000만 이상의 중국인들이 굶어 죽었다. 이 사실은 아예 빠져 있다. 중국 전체를 유혈광풍으로 몰아넣은 문화혁명에 대한 언급도 없다. 전 세계인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1989년의 천안문사태도 교과서에서는 찾을 수 없다.
“오늘날의 20/30 세대는 기억 상실의 세대다. 오늘날 중국의 젊은 세대는 국가와 당이 필요한 기억만 주입시킨 자동인형들이다.” 한 중국의 지성(知性)이 내뱉은 한탄이다.
“1949년의 공산혁명은 중국을 통 채 삼켰다. 혁명은 체제를 창조하고 역사도 창조했다. 현실성까지 창조했다. 인민의 기억까지 혁명은 관리하고 있다.” 계속되는 그의 지적이다. 그 결과 중국은 거대한 망각의 사회가 되어가면서 진실은 매장되고, 양심은 거세되고, 언어는 돈과 권력에 의해 심각히 오염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역사 사실만이 아니다. 바로 엊그제 일어난 일도 기억에서 삭제되는 사회가 중국이다. 불결한 피 공급에 따른 에이즈 만연, 잇단 석탄광 매몰사건, 오염된 유아용 분유, 강제 유산, 강제 철거 등등 어제 오늘 일어난 일들도 중국의 공식적 기록에서는 찾을 수 없다.
한 마디로 국가와 당에 부정적으로 비치는 것은 모두 집단기억에서 삭제되는 것이 오늘날의 중국이다. 국가 권력을 동원해 역사기록을 변조, 인민의 마음과 기억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교과서 내용 조작은 그러므로 말 할 것도 없다. 문학까지 통제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교과서의 ‘근린제국 조항’은 날조된 사실로 가득 차 있다. 6.25는 남한의 북침에 따른 전쟁이고 ‘중국이 피(被)침략자인 조선을 도와 미국에 승리한 전쟁’으로 기술돼 있다. 패배의 수치를 은폐하려는 것인지 70년대 월남과의 전쟁은 아예 기록조차 없다. 1930년대 항일전쟁에서 숨진 그 숱한 중국민족의 영웅들도 모두 빠져 있고 공산당 전사만 수록돼 있다.
날조와 왜곡의 역사기술. 그 폐해는 그러면 중국 내부로만 그치고 말 것인가.
“한반도 통일은 동서독 통일의 재판이 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지난 해 연말 미연방상원 보고서가 내린 경고다.
수령절대주의 김씨 왕조 체제가 무너졌다. 이와 함께 그러면 한반도는 통일 될 것인가. 아니다. 남중국해에서, 또 센카쿠열도에서 사단을 일으킨 것 같이 중국은 북한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개입해 올 것이라는 것이 이 보고서의 주 내용이다.
2002년부터 추진되어온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체제가 붕괴 기미를 보이면 중국은 출병을 단행, 유엔을 통해 북한영토에 대한 연고권을 제기할 것으로 내다 본 것이다.
일본이 교과서를 고쳐 쓴다. 당연히 경계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진정한 참회가 없었다. 그리고 역사에 대한 건망증이 심한 그들이므로.
그러나 그 보다는 중국의 역사 날조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과거와 현재를 변조한다. 그럼으로써 13억 중국인은 물론이고 한반도의 미래까지 지배하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게 그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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