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감 핑크색 일변도 사주고 잘 하는 것보다“예쁘다” 칭찬 “힘든 일은 남자들이 하는 것” 결국 경쟁력 저하시키는 꼴
■ 딸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동일 분야에서 받는 보수가 적다는 통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통계가 변함없이 계속되는지 아무도 명쾌한 결론을 내지 못한다. 어떤 이는 여성들이 봉급 협상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모든 가정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책임감에 눌려서 그렇다고도 한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어려서부터 여성스러움이 미덕이라는 말을 듣고 자라다보니 그만 남성들과의 경쟁력에서 밀린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말하는 대로 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성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남자 아이에게 산수를 잘 한다고 말하면 열심히 하지만 여자 아이에게 “여자 아이는 산수를 못한다”고 말하면 정말 더 못하게 된다.
어린이들은 생후 30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성별의 역할을 깨닫기 시작하며 프리스쿨에 들어서면서 성에 따른 사회적 편견을 알게 된다. 또 5~7세에는 ‘우리 대 그들’(여자 대 남자)이라는 성에 따른 구별심리에 점차 익숙해지게 된다.
따라서 부모들은 딸들에게 “이건 여자들에게 알맞은 직업이야” 또는 “행복과 자신의 가치는 결혼에서 찾는 것이야” 등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말들이 결국 딸들이 수학이나 엔지니어와 같은 ‘도전적’ 전공을 멀리하고 대학을 졸업해도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다가 30세가 되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육자이나 여성 권리신장 운동가인 애니아 보규가 밝히는, 딸들에게 절대 피해야 하는 말들을 정리했다.
▲얌전하고 조용히 해야 한다.
조신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과 남들에게 당해도 참고 가만히 있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종종 여성은 후자 쪽으로 더 밀려가는 경향이 있다.
보규는 “우리 딸들에게 친절하고 충돌을 피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을 화나게 하지 말며 현재 상황에 순응하는 것이 좋은 여자이고 여성의 모습이라고 가르친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말들이 결국 여성들은 봉급을 더 달라고 요구하면 안 되며 자라면서는 교실에서 목소리도 못 내는 존재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딸들에게도 토론이나 의견충돌과 공손한 협상 등도 할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
▲여자 아이 장난감만 사준다.
3세 때까지 계속 핑크색의 장남감만 사준다면 여자 아이는 분명 핑크색은 여자 아이들의 색이며 가장 좋은 색깔라고 판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학자들은 이같은 성별로 구분된 장난감이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성별을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2009년 한 연구에 따르면 여자 어린이 장난감의 31%가 플래스틱 화장품이나 옷가지인 반면 남자 어린이용은 창조나 탐험, 경쟁, 운동, 또는 직장인이나 리더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문제 해결력을 목적으로 하는 장난감으로 나타났다.
딸을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 가면 바비인형 등 인형들이 있는 곳을 지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탐험심과 창조력을 키우는 장난감을 적극 권해 보자.
▲다른 칭찬은 하지 않고 예쁘다고만 한다.
물론 딸이 예쁜 호박처럼 귀여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예쁜 것 이외에도 글을 잘 쓴다던지 기타를 잘치고 노래를 잘 부르며 또는 벽돌쌓기 놀이 퀴즈 등을 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일들도 칭찬을 많이 해준다.
세상의 모든 것을 끊고 산다면 예쁜 것만으로도 살 수 있겠지만 세상은 외모만 가지고는 안 된다. 외모 이외에도 학문, 스포츠, 음악 등 두각을 나타낼 곳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가르쳐 줘야 한다.
외모 이외의 것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공주병을 주입시킨다.
실제 공주는 성취하는 것이다. 공주들은 다국어를 구사하고, 좋은 전공과 외교술을 자랑한다. 이것이 현실 속의 공주다. 그러나 우리 딸들은 이런 것들을 모른다. 그저 아는 것이라고는 동화에 나오는 공주처럼 노래를 잘 불러 멋진 왕자님이 자신을 구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다시 말해 남자의 부속 정도로만 인식시켜 주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딸에게 공주병이 들지 않게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다만 공주도 남자의 도움 없이 나라를 구하는 ‘용감한’ 공주의 상도 있음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영화를 보여줘도 좋다.
▲힘이 필요한 집안일은 남자만 한다.
삐걱대는 문이나 병뚜껑을 여는 등 모는 가정 일을 남자에게만 시키는 것이 더 편할지 모른다. 이것은 딸에게 여자는 남자보다 신체적으로 약하고 항상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만 지나치게 인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를 막으려면 모든 엄마들도 잔디를 깎을 수 있고 열리지 않는 병뚜껑을 비틀어 열 수 있다(뚜껑 부분을 뜨거운 물로 닦으면 열린다)는 모습을 솔선수범해 보여준다. 성별을 구분해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딸에게도 휴지통을 비우도록 하고 아들과 남편에게 설거지나 청소를 하도록 시킨다.
▲여자 아이들 하고만 놀게 한다.
여자들만 다니는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여자들만 다니는 학교건, 아니면 남녀 공학이던 간에 여자 아이들 하고만 놀면 프리스쿨 나이부터 성별을 구분해 역할을 구분하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스타일, 기대치, 선호도 등 미래에 사회에서 당당히 나서는데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또 다른 쪽으로만 발달되기 쉽다는 점이다.
딸 주변에 여자 아이들만 있다면 남자 아이들과도 어울리도록 한다. 친구의 아들이나 동네 아이들도 좋다. 어릴 적에는 특히 남자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는 것이 좋다. 아이 생일에도 남자 아이들을 초대하고 스포츠 팀에서도 함께 뛰도록 하면 남자아이들이 하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게 되고 미래에는 직장생활에서 당당하게 남자들과 경쟁해 좋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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