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연방 대법원 부근이 몹시도 시끄러웠다. 남자와 남자가 또 여자와 여자가 입 맞추는 등 ‘동성애 부부’)들의 대담한 행위들이 전개되었는가 하면 “죄인들이여, 회개하라”는 동성 결혼 반대자들의 플래카드와 구호가 넘쳐나 경찰이 중간에 없었다면 양측의 충돌마저 가능했던 분위기였다.
정말 세상이 달라져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성경의 창세기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남녀를 창조하시고 결혼시키셨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인간 창조의 목적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으로서 그 결과 출산되는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보호하는 근본제도로 사회의 기초라는 진리와 상식은 만고불변으로 간주되어 왔었다. 따라서 동성 간의 성 관계는 수간이나 마찬가지로 비정상적인 행위이며 죄로 규정되었다. 미국에서도 40여년 전까지는 동성 간의 성행위가 범죄로서 처벌됐다. 그러나 2000년경부터는 동성 간의 성행위가 범죄가 아닐뿐더러 동성 간의 결합도 결혼으로 정의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메릴랜드를 포함해서 9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아예 동성 간의 결혼을 합법화하기에 이르렀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매스 미디어, 특히 TV의 영향일 것이다. 1980년대로부터 동성애 관계를 정상으로 보이게 하는 많은 TV 프로그램들이 존재하게 되어 이제는 화제꺼리도 아니다. 견물생심이라고 동성애자들의 생활을 정상인 것으로 묘사하는 많은 장면에 노출되다보면 특히 감수성이 강한 청소년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하다.
또 소위 진보나 자유주의자들의 동성애에 대한 동조 견해가 신문 잡지나 책을 통해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리고 클린턴 때부터 시작되어 오바마의 두 번 선거에서 두드러졌던 소위 게이(Gay) 그룹이나 개인들의 정치 헌금에 뒤따른 영향력의 확대도 한 몫 했을 듯하다.
이번 대법원에서 심리되었고 6월이면 결과가 발표될 연방 결혼보호법은 1996년에 제정된 것이다. 그 법에는 결혼이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라고 정의가 내려져 있다. 따라서 소위 동성 간의 ‘남편’과 ‘아내’로 살다가 한 쪽이 사망했을 때 그 생존자는 유산을 상속함에 있어서 정상적 남녀 부부 중의 생존자가 200만달러까지는 연방 유산세를 면제 받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평등 조항의 위반이라는 게 사건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 법에 서명했던 클린턴 그리고 오바마가 DOMA는 위헌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DOMA는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연방 정부가 제한된 정부이기 때문이다. 연방 헌법 수정 제 10조에는 헌법에 의해 연방 정부에 위임되지 않은 권한은 주 정부에 속한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영어로 ‘Police Power’라고 되어 있어 까딱하면 경찰의 권한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은 시민들이 법에 보장되는 모든 권리를 계속 향유할 수 있도록 공공질서와 치안을 유지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편리, 안전, 도덕, 건강 및 번영 추구를 가능케 하는 정부의 광범위한 권한은 주 정부에 있는 것이다. 결혼이나 이혼법이 연방법이 아니라 주법인 이유이다.
캘리포니아의 동성 결혼금지법(시민발의 제8호)이 위헌이냐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사들의 질문 속에 주저함이 나타났다. 만약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가는 50주 전체에서 몇 천 년 내온 결혼의 전통을 뒤엎는 획기적이고 혁명적인, 또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망국적 결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연방 공소법원에서는 그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었으니까 만약 대법원이 기각을 해 버리면 공소법원 판결이 유효해져 캘리포니아 주에만 적용되어 동성애자들이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법이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온다면 적어도 당분간은 캘리포니아에 사는 동성애자들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주로 이사 가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대법원에 제출된 수많은 문건들 중에는 약 4만명의 어린 아이들이 캘리포니아 주의 동성 부부들에 의해 양육되고 있다는 통계도 들어 있다. 그들이 크면서 무엇을 배우게 될 것인가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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