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련되고 멋진 뉴욕 제1의 크리에이티브 거점
차이나타운. 브로드웨이. 웨스트스트릿 이르는 삼각형 지역
18세기 말부터 본격 거주지 이뤄져 1970년대 초 소호 관광지구 거듭나
백인인구 밀집도 82% 이상. 연예계 유명인사 다수 거주하는 부유층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 유명 일식집 ‘노부’등 볼거리.먹거리 풍성
텍스타일 교역의 중심지가 크리에이티브의 거점으로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건너와 시티 홀을 끼고 돈다. 다시 브로드웨이를 타고 북상. 그늘이 크게 드리워진 챔버 스트릿 위를 거닐다보면 새삼 호젓한 분위기를 맛보게 된다.
듀안 스트릿, 그 다음의 리드 스트릿. 올라오던 방향에서 리드 스트릿의 왼쪽 방향으로 꺾는다. 그리고 그대로 직진하다보면 어쩐지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들이 전후좌우로 나란히 자리해 있다. 약간은 한적한 분위기, 게다가 군데군데 엿보이는 타운하우스의 정숙함은 이곳이 꽤나 부유한 동네일거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윽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붙어 있는 워싱턴마켓팍에 도착했다. 이 일대는 예전 면화와 모피 무역의 중심지로 꼽히던 곳이다. 현재 뉴요커들은 이 지역을 트라이베카(Tribeca)라 부른다. 그 뜻은 Triangle Below Canal Street, 즉 ‘캐널 스트릿 아래 삼각형 지역’을 가리킨다.
북쪽으로는 차이나타운이 자리한 캐널 스트릿, 동쪽으로는 브로드웨이, 그리고 서쪽으로는 허드슨 강에 인접한 웨스트 스트릿에 이른다. 이 가운데 웨스트 스트릿은 동남쪽 방향의 사선 형태를 띠어 그 모양이 마치 삼각형 같다는데서 명칭이 유래했다.
이곳에서는 18세기말부터 사람들의 거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19세기 중반 허드슨 강에 인접한 지리적 특수성을 활용해 모피 중심의 무역·상업 지구가 조성되었으나, 관련 산업의 쇠퇴와 함께 급속히 활기를 잃었다. 그러다 1918년 ‘IRT 브로드웨이 라인(현재의 지하철 1, 2, 3라인)’이 완성되며 부활의 계기를 마련한다. 불편하던 교통의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지역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1970년대 초 인근 소호 지구가 관광객들의 대규모 샤핑가로 변모하며, 그 일대에 거주하던 가난한 아티스트들이 대거 트라이베카로 이주해왔다. 저렴한 렌트로 거주지와 작업실을 함께 쓸 수 있는 곳을 구하려는 이들에게 트라이베카는 훌륭한 선택지였다.
그 중에서도 패션 디자이너들은 옛 텍스타일 교역의 중심지라는 역사성에 더해, 비슷한 일을 하는 동료들의 이주로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다. 관련 직업에 대한 가치와 노하우 공유, 그리고 편리한 인프라가 만나자 일대는 ‘뉴욕 제1의 크리에이티브 거점’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 같은 ‘세련되고 멋진 이미지’는 여타 지역의 부유층들을 자극해 트라이베카로의 이주까지 유도한다.
이들의 높은 구매력과 안목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대거 양성한 것은 불문가지. 이로 인해 워싱턴마켓팍을 중심으로 고급 거주지가 마련되었고, 이를 일확천금의 기회로 노린 부동산업자들이 가세하며 일대에는 대대적인 부동산 거품까지 일기 시작했다.
셀러브리티와 필름 페스티벌이라는 지역 마케팅
사실 트라이베카는 뉴욕에서도 가장 높은 백인 인구 밀집도를 자랑하고 있다. 2010년 기준 1만7,000여명 정도가 거주하는 이곳에는 무려 82% 이상을 백인이 차지, 뉴욕내 여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드러낸다. 이것은 단순히 거주자의 피부색만이 아니라 부유층이 다수 거주하는 빈부 격차를 암시한다.
실제‘포브스’지는 ‘2006년 이곳의 Zip코드 10013이 뉴욕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라고 발표해 이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로버트 드 니로, 제이지-비욘세 부부, 메릴 스트립, 스칼렛 요한슨, 머라이어 캐리, 데이비드 레터맨 등 수많은 연예계 셀러브리티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은 이 같은 특별한 이미지 고양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한편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2002년부터 개최되는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9.11 테러로 인해 괴멸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시작된 이 영화제는, 지역민이자 명배우인 로버트 드 니로가 주도해 화제를 모았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영화가 지닌 힘을 스크린 밖까지 확장하려는 주최 측의 계획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정교해지고 세련된 형태로 가다듬어졌다. 약 8,000편 이상이 출품된 가운데 1,500편 이상이 동시 상영되어 영화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리고 뉴욕에서 국제 부문으로, 또 상업영화에 더해 독립영화나 다큐멘터리까지 범위를 넓히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전 과정은 뉴욕을 영화의 메카로 부각시키는 노력에 더해, 영화의 힘을 통해 지역과 사회에 공헌하는 하나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 실제 이 페스티벌의 수익금은 지역 경제 활성화나 영화 진흥 등의 목적으로 쓰여 그 의의를 더한다. 이처럼 트라이베카는 셀러브리티의 세련된 이미지와 영화를 통한 사회적 공헌을 통해 ‘뉴요커 중에서도 더 멋진 뉴요커’를 지향하는 듯하다.
● 트라이베카의 최고 명물, 셀러브리티 레스토랑 ‘NOBU’
일식은 뉴욕에서도 ‘고급 음식, 헬시 푸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로 인해 많은 셀러브리티와 비즈니스맨들이 정갈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일식 레스토랑을 즐겨 찾는다. 그 중에서도 트라이베카에 자리한 NOBU는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로 첫 손에 꼽힌다.
우선 마츠시타 노부유키 셰프 본인이 셀러브리티, 거기에 이 가게를 1993년 함께 오픈한 동업자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의 존재는 그 자체로 특별했다. 전통 일식에, 남미 특유의 재료나 풍미를 더한 퓨전 레스토랑은 맛과 특별한 경험을 동시에 원하는 셀러브리티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현재는 이 외에 전 세계적으로 분점이 진출해있는 상태이며(트라이베카에도 또 하나의 지점이 존재), 그 명성은 높아 ZAGAT나 미슐랭 가이드에 단골로 선정되고 있다. 특히 유명한 메뉴는 Beef Toban, Black Cod Miso 등이며, 가격대는 점심의 경우 엔트리가 18~20, 저녁은 25~40달러 수준이다.
▲주소 : 105 Hudson Street (Franklin & Moore Street)
▲오픈 : 점심 (11:45-2:15), 저녁 (5:45-10:15)
▲문의 : 212-219-0500 noburestauran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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