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모씨의 빚 탕감 4개년 계획
▶ 빚 3만8,000달러 갚는데 지쳐 카운슬러 상담 병원비 등 비상용 생활비 3~6개월치 필요 물건값 할부로 내고 수표 사용 씀씀이 줄여
크레딧 카드는 빚의 근원이다. 카드를 펑펑 쓰고 다니면 눈덩이 같이 불어나는 카드빚에 눌려 숨쉬기도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크레딧 카드 없이 살기도 힘들다. 자동차를 빌리려고 해도 크레딧 카드 없이는 안 된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데빗 카드다. 크레딧 카드를 데빗 카드로 바꾸면 된다. 결점도 있다. 크레딧 점수가 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사는 김모씨가 크레딧 카드 빚 탕감을 위해 세운 ‘4개년 계획’을 살펴봤다.
플로리다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김모씨는 벌써 4년째 크레딧 카드 없이 살고 있다.
김씨는 “18세 때 처음 크레딧 카드를 받았는데 펑펑 쓰고 다녔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며 혼자 사는 김씨는 빚이 쌓이자 거동이 불편한 친정어머니의 병수발을 들어주는 일을 하면서 부수입을 올리면서 빚 탕감에 발 벗고 나섰다.
김씨의 카드빚은 3만8,000달러. 수입 대부분을 카드빚 청산을 위해 쓰고 있으니 지칠 대로 지쳤다. 참다못한 김씨는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 위치한 한 크레딧 카운슬링 업체에 도움을 요청해 빚 청산을 위한 ‘4개년 계획’을 세웠다.
계획의 첫 번째는 모든 크레딧 카드 구좌를 닫는 것이었다. 김씨는 “처음에는 지옥에서 사는 것 같았다. 더 이상 랍스터나 캐비어 먹는 것도 포기해야 했고 마치 금식 다이어트를 하는 것 같았다”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참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상상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크레딧 카드를 사용했던 비행기 항공권 구입이나 온라인 샤핑을 데빗 카드만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쉬운 것은 아니었다.
어떤 업소는 비자나 매스터 카드 로고가 없는 데빗 카드는 받지 않으려 했다. 또 많은 호텔과 렌터카 회사 역시 크레딧 카드만 요구했고 데빗 카드를 사용하며 체크아웃이나 렌터카를 돌려줄 때까지 수백달러 디파짓을 요구하기도 했다.
은행 구좌에 충분한 돈이 있어야지 호텔이나 렌터카를 빌릴 수 있다는 말이다. 김씨는 “렌터카를 빌릴 때마다 은행 구좌에 최소 150달러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부채청산 계획에 따라 한 달에 970달러 이상을 갚아 나가면서도 비상용으로 3,000달러 정도를 은행 체킹구좌에 저축하는 일도 병행했다.
▲궁하면 통한다.
크레딧 카드 없이 살기로 했다면 휴가, 선물, 자동차 수리, 예기치 못했던 병원 진료비 등과 같은 일상 지출에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지출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우선 3~6개월치 비상용 생활비를 마련해 둔다. 대부분의 재정 상담가들은 매번 받는 봉급에서 조금씩 떼어내 저금을 하라고 조언한다.
병원비를 위해서 김씨는 ‘건강저축 구좌’를 만들어 조금씩 저금을 해 놓았다. 김씨는 “치아 신경치료를 하는 치과 의사에게 크레딧 카드가 없고 지금 당장 치료비를 모두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치과에서 약간의 다운페이먼트를 한 후 다달이 조금씩 갚아나가면서 저축구좌에 필요한 돈이 충분히 모이면 그때 한꺼번에 나머지를 갚아도 된다고 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두 번째로 휴가, 연말선물 등등 필요 항목에 따라 여러 개의 저금통이나 은행구좌를 만들어 아주 조금씩 돈을 모으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려울 것 같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법 큰돈이 모아져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김씨가 크레딧 카드 없이 일상생활을 해 가는 과정을 살펴봤다
□레어웨이(layaway)- 많은 업소가 약간의 다운페이먼트를 하면 돈을 다 낼 때까지 일정기간 물건을 보관해 준다. 필요한 물건을 조금씩 돈을 갚아 나가면서 살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다.
□데빗 카드- 카드 약관을 잘 읽고 결재하지 않은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또 은행 잔고를 수시로 확인해 보고 세이빙 구좌와 연결해 초과인출 때 내야 하는 벌금을 피한다.
□현금-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절도나 기타 불미스런 범죄피해를 당할 수 있다. 또 항상 현금 사용처를 적어둔다. 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지출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지출 습관을 고쳐 나갔다.
□수표- 운전면허 등 신분을 증명할 서류가 있으면 대부분의 업소들이 개인 수표를 받는다. 현금을 쓰는 것보다 수표를 사용하면 돈 씀씀이를 조금을 줄일 수 있다. 현금 사용 후 남는 잔돈은 흐지부지 사용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낭비가 될 수 있다.
□온라인 결재방식 ‘페이팔’(Pay Pal)- 항공사들을 포함해 많은 온라인 업소들이 ‘페이팔’ 결재를 받는다. 은행구좌를 직접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프리페이드 카드- 일정금액을 카드에 넣고 그 액수만큼 사용하는 ‘프리페이드 카드’도 편리하다. 데빗 카드와 같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수수료가 생각보다 높은 것도 있으니 구입 전에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크레딧 점수는 도움 안 돼
크레딧이 나빠서 카드 발급을 받지 못한다거나, 아니면 카드빚을 지지 않기 위해 크레딧 카드를 발급 받지 않는다면 자신의 크레딧 점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항상 확인해 봐야 한다. ‘annualcreditreport.com’과 같은 곳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도 있다.
보통 크레딧 점수는 크레딧 카드 사용과 빚 청산 기록에 좌우된다. 빚 청산 기록이 없으면 크레딧 점수가 낮아 주택 모기지나 자동차 융자 등을 받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평생을 현금으로만 거래하며 살아갈 것이라면 몰라도 크레딧 카드가 없으면 점수를 높이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융자를 받을 일이 있다면 크레딧 카드를 발급 받고 이를 가끔 사용해 크레딧 점수를 쌓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크레딧 카드를 쓰기 시작하면 낭비벽이 생겨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빚을 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소비를 줄이고 알뜰살림을 하는 것이 요즘 같은 불경기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