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영 인코코 대표가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인코코는 현재 뉴저지 클리프튼에 2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조만간 제 3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매니큐어 필름 ‘네일 팔리시 어플리케’
미 전역 월그린 등 4만여개 매장 납품
“돈이 아닌 가치를 쫓는다면 사업의 길이 보일 겁니다.”
매니큐어 필름 ‘네일 팔리시 어플리케’(Nail polish applique) 연 4,000만 패키지 생산, 연 1억달러 매출의 한인 기업, ‘인코코’의 박화영 대표는 집념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사나이다. 뉴저지 클립튼 소재 인코코는 2개 공장과 14개 부서, 3개 연구소를 운영하며 현재 3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대형 네일 매니큐어 필름 제조업체다.
미 전역 월그린과 월마트, K마트 등 약 4만개 매장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네일 팔리시 어플리케’는 매니큐어와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졌지만 액체가 아닌 얇은 막으로 돼 있어 손톱에 편리하게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단 80%만 건조돼 있어 붙이고 말리는데 간편하고 지속기간도 2주 이상이다. 무늬와 색상별로 약 200가지가 시판중이다. 제품 안전 평가 기관인 SGS의 검사 결과 붙이는 네일 팔리시 중 유일하게 중금속이 나오지 않은 제품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래브론과 세포라, OPI 등 유명 코스메틱 업체에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인코코’ 자체 브랜드를 달고 한국과 일본에는 진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그는 이 제품을 위해 2,000명의 손 샘플을 연구했다.
한양대 음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성악가의 꿈을 품고 뉴욕에 입성한 박 대표는 그나마 손꼽히는 음악가만이 밥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음악계 현실을 깨닫고 네일 팔리시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1980년대 후반이 네일 팔리시가 100달러를 할 정도로 네일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었고 한인들의 진출도 활발했던 배경이 네일 팔리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붙이는 팔리시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1987년부터 대량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된 2005년까지 그가 매달린 시간은 꼬박 18년. 그는 “엔지니어링부터 화학,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과정을 공부하고 직접 개발하기 위해 자동차박람회를 포함, 수많은 쇼와 인디애나, 위스콘신 등 미국 전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며 “심지어 잘 곳이 없어 공항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열정이 그 세월을 견디게 해줬다는 것.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그는 부수적인 직업을 갖고 생업에 뛰어들면서,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주변에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가 개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고 나면 하나같이 돈키호테 같은 허황된 꿈을 쫒는다는 섣부른 충고를 빼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품 개발에 몰두하는 한편 그는 자전거 샵 사장에서 미용실 원장, 가방과 신발 세일즈맨까지 수많은 직업을 넘나들었다. 음악 전공을 살려 제자 양성에도 나섰다. 1998년부터 2년간 김지현, 원태헌 등 지금은 메트로폴리탄 성악가로 성공한 제자를 배출해냈다. 1990년부터 21년간 뉴저지 초대교회에서 성가대 지휘도 맡는 등 음악의 열정을 또다른 방식으로 불태웠다.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대량 생산이 문제였다. 1990년 맨하탄 한인타운 인근에 작은 사무실을 내고 인코코 운영에 나서면서 에이본에서 조인트 벤처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1998년 뉴저지 벨빌에 1만스퀘어피트 공장을 열고 혼자서 기계 개발에 열중했다. 한겨울에도 50도에 온도기를 맞춰놓고 용접과 선반, 프레스 기술을 혼자서 익혔다. 2003년 드디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됐고 로레알과의 납품 계약이 진행됐지만 로레알 측에서 납품 계약 대신 인코코를 팔라는 제의를 받게 됐다. 로레알은 1,400만달러를 제시하며 3년간 50만달러 연봉을 제시했다. 기술을 전수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모든 기술을 3년 동안 전수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로레알측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해 기술을 사장해버린다면 이 기술과 제품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제안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성을 확신하고 에이본을 찾아간 후 2005년 선주문 100만 패키지를 받아 일주일만에 팔아 치웠다. 이후 추가 주문으로 1년동안 총 1,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인코코가 전세계 붙이는 손톱 시장의 85%를 점유하면서 일명 ‘짝퉁’ 제품들도 판을 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6년간 볼로냐의 코스모프로프 쇼에 나가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유사 제품 판매 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제품이 네일 팔리시와 똑같은 성분인 반면, 이들 제품은 플라스틱 스티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모양은 비슷하게 만들어내도 그가 노력과 자본을 투자해 개발한 기기와 기술을 모방할수는 없다는 것.
지난달에는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의 초청을 받아 트랜튼을 방문했다. 인코코가 뉴저지를 떠나지 않고 성장, 일자리 창출과 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실제 네일 팔리시 시장이 인코코 제품의 등장으로 30% 추가로 넓어졌다.
인코코는 집중형 UV라이트와 젤을 2달뒤 출시하고 맨하탄에 인코코 샵 앤 라운지를 개점할 예정이다. 최근 젤을 말려주는 UV 라이트의 발암 물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손톱에만 라이트를 쐐주는 UV라이트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젊은 한인 사업가들에게 “전략적 사고와 열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명예와 돈을 쫓으면 목표나 사업이 자꾸 바뀌게 되지만 가치를 쫒는다면 시간이 오래되더라도꼭 꿈을 이룰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희은 기자>
C3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