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세계선수권 218.31점으로 우승 여자 싱글 역대 두 번째 고득점 작성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김연아는 1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치러진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로 148.34점을 받아 숏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무려 20점차 이상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연아는 이날 기술점수(TES) 74.73점과 예술점수(PCS) 73.61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로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찍었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마오(23·일본)가 기록한 205.45점이다.
아울러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여자싱글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역대 최고 기록도 김연아가 보유하고 있다. 바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이다.
그는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2월 NRW 트로피(201.61점), 올해 1월 전국 종합선수권대회(210.77점)에 이어 세 대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6번째 200점대 기록을 달성하며 ‘여왕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2010·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그친 뒤 2년 만에 복귀한 올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피겨 여왕의 귀환을 전 세계에 알렸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한 것은 2009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2006년 시니어 데뷔 이래 15번째 국제대회 우승이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3장이나 얻게 됐다.이는 한국 피겨 사상 처음이다. 한국피겨는 1968년 프랑스 그레노블 올림픽부터 선수를 출전시킨 이래 세부 종목에서 3명의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킨 적이 없다.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피겨를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세운 김연아가 다시 한 번 신기원을 열어젖힌 것이다.
‘여왕의 대관식’에 걸맞은 완벽한 연기가 4분여간 펼쳐졌다.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연기자로 은반에 올라선 김연아는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와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을 완벽하게 뛰어올라각각 1.90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챙긴 김연아는 이어진 스핀 연기에서도 레벨 4를 받으며 좋은 흐름을 타기시작했다.
트리플 살코(기본점 4.20점)에서GOE 1.40점을 받은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서도 레벨 4와 함께 1.40점의GOE로‘ 가산점 행진’을 이어갔다.경기 시간 절반이 지나 10%의 가산점이 붙는 구간에 들어선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기본점 6.60점)까지 무난하게뛰어올라 1.80점의 GOE를 더했다. 이어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04점)도 매끄럽게 처리해 GOE 0.79점을 더했다.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6.05점) 역시 마찬가지로 1.30점의 GOE를 획득했다.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 3을 받은 김연아는 이어진 코레오 시퀀스를 무난히 넘긴 뒤 더블 악셀(기본점 3.63점)을 깨끗하게 뛰어 1.14점의 GOE를 챙겼다.
김연아가 레벨 4의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마지막으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경기를 마치자 관중은 힘찬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때서야 김연아도 긴장에서 벗어난 듯 편하고 환하게 웃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완벽한 연기 앞에서 ‘3파전’이 될 것이라던 주변의 전망도 무색해졌다.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막을 내린 2013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여자 싱글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의 3파전 구도로 진행되리라 예상했다.
김연아와 오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아사다는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 점프를 앞세워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코스트너 역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서 2연패를 노리는 정상급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첫날 숏프로그램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김연아가 석연찮은 판정 속에도 69.97점으로 선두에 올랐지만, 아사다는 제대로 된 점프를 보여주지도 못한 채 62.10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실수를 연발해 김연아를 쫓아갈 기회를 잃었다. 비장의 무기로 준비한 트리플 악셀은 이날도 마음대로 구사하지 못해 오히려 2.14점이 깎였고, 두 차례 회전수 부족 판정과 한 차례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판정을 받았다.
점프 가운데 수행점수(GOE) 1점 이상을 받은 기술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1.40점) 하나뿐이었다.
아사다는 실수를 연발하고도 예상보다 높은 134.37점을 받았지만, 이어 연기를 펼친 김연아가 무려 148.34점의 역대 2위 기록을 작성하면서 오히려 더욱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코스트너도 마찬가지였다. 숏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저지르고도 높은 예술점수(PCS) 덕에 66.86점으로 2위에 오른 코스트너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초반 트리플 러츠와 더블 악셀에서 도합 2.60점의 GOE를 받아 힘차게 출발했으나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후반으로 돌입하면서 시도한 루프 점프를 1회전으로 처리해 흔들린 코스트너는 마지막 트리플 살코 점프에서는 아예 엉덩방아를 찧고 다운그레이드 판정까지 받았다.
여전히 PCS는 70.69점으로 후한 평가를 받았지만 김연아가 받은 73.61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 아사다와 2연패를 노린 코스트너 모두 2년 만에 돌아온 여왕만은 못했다. 주요 경쟁자들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서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김연아의 ‘독주 시대’가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그만큼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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