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면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연방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 대학생들이 5~6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직장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일찍 졸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4년 만에 졸업하지 못하면 그만큼 학비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공립대학을 1년 더 다니면 평균 3만5,000달러의 학비가 추가되며 사립학교는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4년 졸업’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 대학들이 크게 늘고 있다.
스케줄대로 학점 이수하면 가능
제때 졸업 못하면 남은 학비 보조
전공 바꾸기 원하면 상담 제공
졸업생에게 500달러 인센티브도
좋은 공립대학은 평균 50% 이상의 4년 정시 졸업률을 보이고 있고 사립학교는 이보다 높은 70%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칼스테이트 샌버나디노와 같은 대학은 4년내 졸업률이 불과 13%에 지나지 않는다. 낮은 정시 졸업률은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같이 저조한 비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 대학들은 신입생들에게 4년 정시 졸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강제는 아니다.
일단 프로그램에 가입한 신입생들은 대학에서 짜준 스케줄에 따라 졸업 학점을 이수하게 된다. 미국 대학을 졸업하려면 120학점을 받아야 하는데 ‘시메스터’를 기준으로 1년에 30학점, 한 학기당 15학점은 이수해야 된다. 학기당 최소 학점인 12학점으로는 4년 내 졸업이 불가능하다. 또 1주일에 12시간 이상 일을 하는 학생들 역시 정시 졸업이 힘들어진다.
대신 대학은 학생 수가 많이 몰려 프로그램에 가입한 학생들이 수업을 듣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강의실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스케줄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상담 제도를 도입해 카운슬링을 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지난해 ‘4년 졸업’(Finish in 4) 프로그램을 실시한 버펄로 대학은 가입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과목의 강의실 의자를 3만개나 더 만들었다. 이런 조치로 지난 가을학기 신입생 상당수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 공부하고 있다.
▲인센티브로 정시졸업 유도
이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이들 대학들은 4년 졸업 프로그램에 가입한 학생들이 4년 후 졸업을 하지 못하면 남은 학비는 대학에서 보조해 주겠다고 약속까지 할 정도로 정시 졸업을 장담하고 있다. 현재 이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학교가 40개에 달한다.
이들 중에는 드퍼, 주니아타 칼리지, 워싱턴&제퍼슨 대학 등 규모가 작은 사립대학과 미네소타대학, 네브래스카 대학, 뉴욕 페이스 대학 같은 종합 대학들도 포함돼 있다.
또 볼스테이트와 인디애나 같은 대학들은 올 겨울학기부터 제때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500달러를 제공하고 있다. 인디애나 대학은 지난해 4년 졸업을 위한 학점들을 꾸준히 이수하는 고학년 학생들의 등록금을 동결해 준다고 발표하며 이들의 정시 졸업을 독려하고 있다.
공부를 하다가 적성이 맞지 않는 것을 이유로 전공을 바꾸게 되면 그 전공에 필요한 과목들을 다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4년 졸업이 어렵다. 따라서 대학들은 전혀 다른 전공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지금 공부하는 것과 유사한 전공을 택하도록 유도해 주고 졸업 학점을 다소 줄여주는 등의 조치도 함께 해주고 있다.
▲학기당 15학점 이수해야 가능
1996년부터 4년 졸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미네소타 대학은 4년 정시 졸업률이 26%에서 58%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다.
로버트 맥매스터 부총장은 3만5,000명의 재학생 중 4년 졸업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은 6,318명이라면서 프로그램에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학교에서 상담을 제공해 4년 만에 졸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부총장은 학기당 최소 15학점 이상을 선택하고 1학년 때 전공을 정해 계속 공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네소타 대학은 학생들이 많이 몰려 과목을 택하지 못해 4년 만에 졸업을 못하는 경우는 다른 학점을 대신 이수하도록 하거나 등록금을 대신 내주기도 한다.
▲여름학기 등 택하라
수강신청 학생들이 많아 전공과목을 택하지 못했다면 여름학기 또는 커뮤니티 칼리지 클래스를 택해 보충하거나 인터넷 강좌를 통해 필요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인터넷 강좌나 기타 시험으로 학점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외부 학과목을 선택하기 전에 학교 측에 문의해야 한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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