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53, 53호골 작렬 바르셀로나, AC밀란에 4-0
▶ 두 경기 합계 4-2로 6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8강행
리오넬 메시가 전반 40분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가 왜 세계 축구 최고의 선수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또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왜 세계 최고의 클럽인지를 알게 해준 경기이기도 했다.
12일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환상적인 두 골을 앞세워 난적 AC밀란(이탈리아)을 4-0으로 완파, 1차전 0-2 패배를 뒤집는 역사적인 컴백을 창조해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메시의 연속 2골로 1차전 원정경기의 열세를 일찌감치 지워버린 뒤 후반 다비드 비야의 결승골과 조디 알바의 쐐기골을 묶어 4-0 압승을 거뒀고 두 게임 합계 4-2로 AC밀란을 제치고 8강에 올라 대회 6년 연속으로 8강에 오르는 행진을 이어갔다.
바르셀로나는 1차전 밀라노 원정에서 0-2로 패하는 바람에 이날 무조건 3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는 불가능처럼 보이는 과제를 안고 경기를 시작했다. 역사도 바르셀로나 편이 아니었다. 챔피언스리그 사상 1차전에서 0-2로 패한 팀이 2차전에서 컴백에 성공한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워드는 ‘지금까지’였다. 왜나면 메시 같은 선수나 바르셀로나 같은 팀이 그런 과제를 떠맡은 적은 이날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메시”, “과연 바르셀로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든 환상의 퍼포먼스들은 경기 시작과 함께 바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전매특허인 정교한 패스워크로 일찌감치 주도권을 장악한 바르셀로나는 시작부터 상대를 바짝 조이기 시작했고 경기시작 5분만에 메시의 그림같은 선제골이 터졌다. 페널티아크 인근에서 사비와 패스를 주고받은 메시는 수비수로 둘러싸인 가운데 속사포 왼발슛으로 수비수 사이를 꿰뚫어 골문 왼쪽 상단 코너를 꿰뚫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AC밀란 골키퍼 크리스천 아비아티를 골라인에 서서 얼어붙게 만든 그야말로 ‘전광석화’ 일격. 메시의 시즌 52호 골이었다.
이후에도 바르셀로나의 공세는 파상적으로 이어졌다. 전반 13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이 터졌다. 아비아티가 순간적으로 몸을 날리며 막았으나 볼을 그의 손에 맞은 뒤 크로스바에 맞고 골문 앞으로 떴고 이를 메시가 뛰어들며 머리를 갖다 댔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나 왼쪽 사이드 그물에 꽂혔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던 바르셀로나는 전반 38분 AC밀란의 기습적인 역습에 하마터면 치명적인 일격을 맞을 뻔 했다. AC밀란 엔드라인 근처에서 수비수가 길게 걷어낸 볼을 바르셀로나 수비수 하비에어 메스체라노가 헤딩 미스로 뒤로 빠뜨렸고 볼을 잡은 AC밀란 스트라이커 음바예 니앙은 단독 드리블 후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믿기 어렵게도 볼은 왼쪽 골대 밑둥을 맞고 튀어나오고 말았다. 이 골이 들어갔더라면 바르셀로나는 원정골 타이브레이커에 뒤져 이후 3골을 더 넣어야 이길 수 있었던 만큼 거의 회복불능의 치명타를 맞을 뻔 했는데 하늘이 도운 셈이었다.
그리고 불과 69초 뒤 메시의 동점골이 터졌다. 이니에스타가 미드필드에서 상대 볼을 가로챈 뒤 연결해준 패스를 받은 메시는 중앙으로 꺾어들며 막아선 수비수 다리사이로 빠지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두 게임 합계 2-2를 만드는 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시 골키퍼로선 꼼짝할 수 없는 환상골이었다.
이로써 전반에 1차전 두 골차 열세를 지우는데 성공한 바르셀로나는 후반들어 계속 압박을 이어가며 AC밀란을 두들겼고 후반 10분만에 골잡이 다비드 비야가 마침내 바르셀로나에 합계 리드를 안기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상대 진영 중앙에서 사비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있던 비야게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연결했고 비야는 이를 잡아 침착한 왼발 피니시로 AC밀란 오른쪽 골네트를 출렁였다. 마침내 역사적인 컴백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도 끝이 아니었다. AC밀란이 한 골만 뽑아도 원정골에서 앞서 다시 승부의 향방이 바뀔 수 있기에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감이 이어졌다. 바르셀로나 팬들이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된 것은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이 터진 다음이었다. 메시의 패스를 받은 알렉시스 산체스가 왼쪽을 향해 보낸 크로스를 조디 알바가 왼발슛으로 연결,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쇄기골을 작렬했다.
한편, 또 다른 16강전에서는 갈라타사라이(터키)가 적지에서 샬케04(독일)를 3-2로 꺾고 두 경기 합계 4-3으로 8강에 진출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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