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사마리탄 병원 필립 패건 과장이 말하는
▶ 응급실 이용 궁금증
갑자기 한밤중에 가슴 통증이 왔을 때, 호흡곤란으로 숨을 쉬지 못하거나, 갑작스런 부상으로 피가 멈추지 않는다든지, 혹은 차 사고가 났을 때 같은 의학적 응급상황에 떠오르는 것은 바로 병원 응급실이다. 그러나 많은 한인들이 응급실 이용이나 정보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실인 굿사마리탄 병원의 필립 패건(Dr. Philip Fagan) 응급실 과장의 도움말을 통해 응급실 이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내원 때 환자 복용약·주치의 알려야
심장질환문제 노인환자 가장 많아
독감시즌 겨울·일요일, 월요일 붐벼
영어 불편땐 통역사 24시간 서비스
앰뷸런스는 특정 병원 아닌
빈 병상 있는 곳으로 이송
위급한 환자부터 치료
LA서 가까운 굿사마리탄
응급의학 등 전문의 3명 상주
한인의사 기록 전산망 연결
#환자는 언제 응급실을 가야 할까?
응급실 환자의 32%는 응급상황으로 앰뷸런스를 통해 온다. 응급실에 오는 것은 환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환자가 아프다고 생각되면 와야 하지만 먼저 환자가 응급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하므로 환자도 이에 대해 제대로 교육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참고로 응급상황에서는 환자를 응급실로 데려가지 말고 911을 부르는 것이 현명하다. 가족이 환자를 직접 데려오는 경우가 있지만 벌써 차 안에서 심장이 멈춰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가슴 통증이나 호흡이 안 되는 경우 등은 911을 불러야 한다.
#주로 어떤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나?
노인 환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심장관련 문제가 많다. 가슴통증, 심근경색(heart attack), 뇌졸중(stroke), 호흡곤란, 고열, 기침 등 감기증상, 복부통증, 피부가 심하게 찢어져 생긴 열상(laceration), 기절해서 온다든지 어지럼증이나 인후염(sore throat)이나 중이염 같은 일반적인 문제로도 응급실에 오기도 한다. 이번 겨울엔 독감환자가 많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경우 폐렴환자가 많았다.
#응급실은 어느 시기에 가장 바쁜가?
겨울은 응급실이 가장 바쁜 시기다. 독감환자, 상기도 호흡기질환 등으로 겨울철에 응급실이 가장 붐빈다. 연휴도 끼어 있어 주치의가 없으면 응급실로 환자들이 몰리게 된다. 특히 이번 독감시즌은 응급실이 최고로 바쁜 시기였다. 오전보다는 오후에 환자가 몰리며, 대체로 일요일, 특히 월요일이 가장 바쁜 날이다.
#한인들에게 응급실 이용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한인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언어다. 한국어가 가능한 간호사들도 있지만 응급실에 한국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시라폰으로 의사와 환자, 통역사 간에 3자 통화가 24시간 가능하다.
또 응급실에 오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리스트를 사전에 응급실 담당 의사나 간호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환자의 복용 약물 리스트만 살펴봐도 무엇이 문제인지 응급의사는 알 수 있다. 이전 수술 경험이나 당뇨병 혹은 고혈압 문제, 다른 곳에서 받은 치료경험 등을 사전에 알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주치의의 정확한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알려야 한다. 한인 의사들은 ‘닥터 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치의에게 정확한 환자 정보를 보내기 위해서는 환자나 가족이 미리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좋다. 또 한국에서 여행자 보험을 갖고 온 경우는 미리 한국에서 떠날 때 커버가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응급실은 ‘너무 많이 기다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그렇다. 환자가 가슴통증을 호소하면 심전도(EKG) 검사를 하거나 발목을 삐어서 오면 엑스레이를 지시하게 되는 등 여러 검사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응급상황으로 왔어도 랩 검사나 엑스레이 등을 하지 않으면 1시간 이내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아무래도 가장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우선순위로 둔다.
#앰뷸런스를 타고 특정 병원으로 가달라고 말할 수 있나?
그건 아니다. 절대로 앰뷸런스를 택시처럼 이용할 수는 없다. 앰뷸런스에서 구급 의료대원은 빈 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다.
#응급의학 전문의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가?
미국에서는 1979년부터 응급의학 전문의 제도가 시작됐다. 28년간 굿사마리탄 병원에서 일해 오면서 여러 위급한 환자들을 진료해 왔다. 방광 때문에 온 환자가 실제로는 심장마비였던 케이스도 있었는데,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보람된 직업이라 생각한다. 물론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응급의학 전문의는 환자의 응급상황을 살피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올바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전문의에게 보내기도 하며, 환자가 계속 아프다고 호소하면 무슨 문제인지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료해서 집에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응급실에 가면 레지던트나 잘 모르는 의사를 만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데?
굿사마리탄 병원 응급실에는 수련의는 없으며, 응급의학 보드 전문의와 내과 전문의가 상주한다. 또 산부인과 전문의가 24시간 있으며, 그 외 심장전문의, 정형외과, 흉부외과, 암전문의, 폐 전문의 등 전문 의료진과 신속하게 연결되는 시스템이 잘 된 응급실이다. 또한 앰뷸런스를 통해 환자가 들어오는 경우 미리 구급 의료대원이 신속하게 병원 응급실로 환자의 상황을 보고해 응급실에서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전문팀이 꾸려진다.
#굿사마리탄 병원 응급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LA에서 두 번째로 바쁜 응급실이며 의사들, 전문의들은 대개 10~15년 이상 근무한 베테런들로 실력 있는 간호사들, 의료진들이 일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응급실에는 3명의 응급의학과 보드 전문의와 내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한인 간호사도 3명이 주 5일 근무하고 있다. 응급실의 총 병상은 28개로 이 중 24시간 가동되는 병상은 14개다.
트라우마 센터는 아니지만 LA에서는 응급적 의학문제를 잘 다루고, 수술도 전문적으로 잘 하는 응급센터 병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1년에 굿사마리탄 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 수는 대략 3만2,000~3만4,000명선. 가장 바쁜 달에는 환자가 3,000명 정도 몰린다. 가장 바쁜 날에는 하루에도 120명이 거쳐 가는 수준이다. 환자의 10~15%는 한인들이다. 응급실 환자의 50%는 메디케어 환자로 대개 65세 이상이 주로 오는 편이다.
#5월1일부터 한인 의사들과의 인터넷 전산망 프로그램이 가동된다는데?
굿사마리탄 병원과 연계된 한인 의사들의 오피스로 응급실에 왔었던 환자의 의료기록이 컴퓨터 전산망을 통해 자동으로 가게 된다. 현재 한인 의사들의 정확한 전화 및 팩스 번호, 이메일 주소 등을 모으고 있다. 환자 역시 랩 검사, 엑스레이 검사, CT 결과 사본을 가져갈 수 있으며 주치의는 인터넷 전산망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의 모든 기록을 바로 알 수 있다.
● 굿 사마리탄 병원
▲주소 1225 Wilshire Blvd. LA, CA 90017
▲문의 (213)977-2121
(24시간 한국어 서비스 2번)
▲www.goodsam.org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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