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자의 꿈.희망’ 세계를 비추다
▶ 뉴욕일원 가볼만한 곳 완전정복
뉴욕의 상징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마천루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라커펠러 센터, 지금은 없어진 세계무역센터, 세계 예술의 중심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혹은 뉴욕현대미술관은 어떨까? 그도 아니면 ‘도심 속 정원’이라 불린 센트럴파크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이것을 첫손에 꼽을 것이다.
‘미국 자유정신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정식 명칭은 ‘세계를 비추는 자유 (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 맨하탄 남쪽 리버티 섬에 세워진 이 거상은 불안과 걱정, 그리고 희망과 기대를 안고 대서양을 건넌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일보 레저면은 앞으로 뉴욕 일원에 가볼만한 곳을 집중 연재한다.
1974년 공개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 2 (The Godfather 2)’에는 훗날 마피아의 보스가 되는 비토 콜리오네가, 어린 시절 시칠리아를 떠나 뉴욕으로 건너오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배 위에서 뉴욕만에 접어들며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과, 그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민자들의 복잡 다망한 얼굴은 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원래 이 거대한 여신상은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었다. 1874년부터 프랑스 조각가인 프레데릭 오귀스트 발톨디가 파리의 에펠탑을 세운 구스타프 에펠의 설계안에 기초해 조각했다. 장장 12년에 걸친 대역사. 기본적인 여신상만도 46m, 그 밑의 받침대 47m를 더해 눈높이가 93m 남짓에 이른다. 아울러 횃불만 6.4m, 손가락 하나만도 2.44m라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 여신상의 건설 과정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일단 거대 조각상을 뉴욕까지 운반해오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그로 인해 225톤에 이르는 여신상은 일일이 분해되어 배에 실렸고, 이후 미국에 도착해 재조립되는 수고가 들었다. 게다가 미국 측이 담당한 밑의 받침대 건설은 자금 부족으로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초창기 ‘미국의 신문왕’으로 꼽힌 조셉 퓰리처가 자신의 신문 ‘월드’를 통해 대대적인 모금 캠페인을 전개한다. 당초 ‘헝가리계 이민자가 다분히 미국적인 프로젝트에 나서는데’ 난색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내 총 12만 명의 기부에 의해 당초 목표액을 가까스로 넘는 총 10만2,000달러를 모아 받침대 건설은 재개될 수 있었다.
제막식은 1886년 10월 28일, 글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을 비롯해 무려 100만여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 탄생’을 축하했다. 당시 뉴욕의 지역지 기사에는 그 때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날은 잔뜩 흐리고 도로는 진흙투성이, 거기에 비까지 흩뿌렸다. 하지만 사람들의 걱정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하나 같이 기쁨과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1956년 베들로 섬에서 리버티 섬으로 명칭이 바뀌기 전만 해도, 이 일대에는 미 육군시설이 자리했다. 그로 인해 1902-1933년까지 여신상의 관리는 자연히 육군 산하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1924년 국가기념물, 1933년에는 국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되며 연방 정부의 관리로 전환되었다. 나아가 1984년에는 세계문화유산에까지 등재되어 그 명성을 대내외에 각인시킨다.
1차 대전 때 볼셰비키 혁명군에 의해 테러 위협을 받고, 베트남전 당시에는 세계 젊은이들로부터 ‘미국주의의 표상’으로서 비난의 타깃이 되었다. 그만큼 여신상의 존재는 미국, 나아가 미국 정신을 상징하며 대내외에 그 자유의 의미를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미국 정신의 또 다른 부분에는 100여 년 전 자유의 꿈을 안고 이 땅에 도달한 수많은 이민자들의 눈물과 한숨이 감춰져 있다. 1903년 여성시인 엠마 라자러스가 여신상 아래의 받침대 동판에 적은 시 ‘새로운 거상(The New Colossus)’에는 그 정신의 일단이 잘 드러나 있다. ‘지치고 가난한 이들, 짓눌려 자유를 갈구하는 이름이여. 그 모든 것을 나에게 맡겨라’ 이는 포르투갈계 유대인으로서, 그녀 스스로 유대인 박해를 피해 대서양을 건넜던 현실에 대입해 쓴 것이다.
현재도 여신상은 미국의 10달러 지폐와 1달러 동전에도 아로새겨져 있으며, 뉴욕을 연고로 한 WNBA 뉴욕 리버티의 팀명과 공식 로고에도 활용되고 있다(뉴욕대학교 심벌도 포함). 그리고 수많은 헐리웃 영화에서도 감초처럼 등장해 뉴욕의 심벌로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주소 : 1 Liberty Island
<이수형 객원기자 >
● 자유의 여신상 관람 요령
1. 페리 탑승
1) 배터리파크 앞 선착장 도착 (가능하면 일찍 탑승하자. 조금만 늦어도 오래 대기해야 함)
2) 인터넷에서 산 e-티켓이나 선착장에서 직접 구입한 티켓 체크
3) 몸, 소지품 수색 뒤 페리 탑승
4) 가능하면 뱃머리 중심 오른쪽에 탑승 (오른쪽 전경이 더 아름다움)
2. 여신상 등반
1) 선착장 도착 뒤 여신상 입구로 이동
2) 대기실 통과 뒤 몸, 소지품 수색
3) 입구 들어가 최초의 횃불 발견 (1986년 보수 공사 때 새 횃불로 교체 후 원래 횃불 전시)
4) 위층의 박물관에서 각종 사진과 자료 관람
5) 엘리베이터로 10층까지 이동 (여신상 바로 아래 지점에 도착)
6) 야외 전망대 관람 가능
7) 여신상 내부의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음 (여신의 관이 자리한 꼭대기에 작은 전망대 위치)
오픈 : 09:00-17:00 (여름 6-8월 09:00-18:30) / 교통 : 약 20분마다 페리 출발
요금 : 여신상은 무료, 페리는 24달러 (노인 21달러, 4-12세 16달러)
문의 : (212) 269-5755 / 추가 정보 : staturereservatio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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