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은 서로의 핵무기 경쟁에 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으로 상호 억제체제를 유지했다. 두 나라는 서로 상대방을 전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공포나 두려움을 통한 정치 심리학적 작용의 효과를 극대화 하였다. 소위 전면적 핵전쟁은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북한은 그동안 세 번째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탄(ICBM)의 시험 발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현실적으로 핵탄두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조잡한 실험단계의 수준이나마 확보한 셈이다. 몇 년 안에 그 수준이 실전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물질과 기술이 중동의 반 이스라엘 국가, 이란, 시리아 및 알카에다 테러집단에 이전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공공연히 어떤 국가나 집단이든지 비싼 가격을 지불한다면 핵물질 미사일 및 그 관련기술을 팔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2001년 9.11사태로 인하여 생각할 수조차 없던 핵무기의 사용 즉 핵무기 테러의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핵무기나 핵물질이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그들이 사용할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최근 2월 19일 UN군축회의에서 북한의 한 외교관이 “남한은 최종파괴(Final Destruction)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 하면서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 과연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가? 미국을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미사일(ICBM)로 공격할 것인가? 만일 한다는 시나리오를 가상하자. ICBM의 속도는 마하 24(시속 18만 마일)로 미국본토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26분이다. 미국은 조기경보망으로 북한의 ICBM 발사를 즉각 탐지하여 동해상에 배치한 미 해군함정의 미사일방위체제(MD)로 날아오는 북한의 핵탄두를 공중에서 쏴서 분해시키고 동해상에 있는 핵 잠수함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여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을 외과 수술식으로 제거(Surgical Strike)하든가 아니면 핵탄두로 전면 보복하여 순식간에 북한은 페허로 변하게 된다.
북한이 제 1차 핵 타격능력은 가질 수 있으나 미국의 핵공격을 흡수하고 나서 미국에 대하여 제2차 핵 타격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북한이 해군 잠수함이나 공군 장거리 폭격기에 핵무기를 탑제하여 미국을 공격할 수는 거의 없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이 남한에 핵공격을 감행한다는 시나리오를 가상하자. 남한은 현재 그 자체의 미사일 방위체제가 없으므로 핵공격을 막을 수 없고 미 해군의 미사일 방어체제가 가로막아 줄 것이다. 그리고 남한은 해군이나 공군의 미사일에 의하여 북한의 군 지휘부나 군사시설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미국은 막강한 공군 폭격기와 해군의 핵무기로 북한을 초토화 시킬 수 있지만 그러는 와중에 남한이 입는 인적 물질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다음 시나리오는 남한과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선제공격으로 북한군을 무력화 할 수 있는가 이다. 전 주한미군사령관 개리 럭 장군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1천만명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서울이 거의 1만여 발의 북한 야포의 사정거리에 있으므로 북한의 보복은 거의 1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지에 의하면 남한과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더라도 북한의 여기저기 땅굴속 등에 산재해 있는 핵무기나 핵물질을 전부 제거하기란 어렵다고 하고 핵물질의 파괴 노출로 인한 방사능이 군인 및 민간인 생존자들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상호확인 파멸을 가져온다는 미친 짓이며 “너 죽고 나 죽기식”의 정신이상 증상을 소유한 자살자들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지도자들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면 북한은 핵전쟁을 감행할 수도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햇볕정책, 6자회담 등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끝났지만, 국제사회 및 UN의 각종 경제제제, 특히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 설득 외교 등의 유화정책을 펼쳐 나아가는 한편, 남한은 빠른 시일 내에 1991년 한반도 비핵화의 일환으로 철수한 미군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도록 미국에 요청하고 그 운영통제권을 한국이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한미방위조약이 핵우산을 보장한다하더라도 국민들의 공포심을 제거하기 힘들 것 같다.
가장 바람직한 대책은 북한이 비핵화 한다면 남한도 비핵화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빠른 시일 내에 남한이 조건부 핵무장 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날아오는 핵탄두를 반격할 수 있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에 가입하고 핵탄두로 무장한 남한의 핵잠수함을 동해와 서해에 배치 할 때에 국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핵 평화 체제가 한반도에서 유지 되면서 북한에도 권력내부의 쿠데타나 ‘중동의 봄’과 같은 민중봉기가 일어나 국제사회의 규범을 존중하는 정권교체가 없으리라는 단정은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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