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36분 쐐기골을 터뜨린 AC밀란의 셸리 문타리(오른쪽)가 동료들과 포옹하며 환호하고 있다. 왼쪽은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
막강 바르셀로나, AC밀란에 0-2 충격 고배
다음 달 홈 2차전서 3골차 이상 이겨야 8강
샬케04는 갈라타사라이 원정서 1-1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대형 이변이 터져 나왔다. AC밀란(이탈리아)이 홈구장 산시로 스테디엄에서 세계 최고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강력한 우승후보 바르셀로나(스페인)를 2-0으로 꺾는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8강 진출에 절대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2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AC밀란은 후반 12분 케빈-프린스 보아텡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35분 설리 몬타리의 쐐기골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를 2-0으로 격파했다. 지난해 이 대회 8강전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하는 등 지난 8년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무승행진(3무 4패)을 이어왔던 AC밀란은 안방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기며 대회 통산 8번째 우승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반면 8년 만에 4번째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던 바르셀로나는 이탈리아 챔피언의 완강한 수비벽을 뚫지 못해 충격적인 2골차 패배를 맛보며 다음달 12일에 벌어지는 홈 2차전에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바르셀로나가 2골차 패배를 당한 것은 지난 2011년 1월19일 코파 델 레이에서 레알 베티스에 1-3으로 패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며 영패를 당한 것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벤피카(포르투갈)에 0-1로 패한 이후 처음이다.
AC밀란은 이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밀리지만 뚫리지는 않는 철벽 디펜스를 치고 나섰고 수시로 측면을 활용한 역습으로 바르셀로나를 위협했다.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패싱게임으로 볼 점유율에선 7대3 이상으로 월등하게 앞섰으나 패스의 길목을 차단한 완강한 AC밀란의 수비벽을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고 오히려 AC밀란의 날카로운 역습에 슈팅수에선 7대8, 유효슈팅수에서 1대3으로 뒤지는 등 고전했다. 특히 믿었던 메시가 AC밀란의 집중마크에 꽁꽁 묶이면서 답답한 공격만을 거듭하다 그대로 주저앉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경기는 AC밀란이 원하는 페이스로 흘러갔다. 계속 주고받는 패싱게임을 앞세운 바르셀로나에 볼 점유율은 뒤졌으나 결정적인 찬스는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시간을 흘려보냈다. 1월에 합류한 스트라이커 마리오 발로텔리가 규정상 뛰지 못하는 AC밀란 역시 별다른 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AC밀란은 후반 12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선취골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케빈 콘스탄트가 흘려준 볼을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때린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며 순간적으로 AC밀란 공격수 크리스티안 자파타의 손에 맞았으나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그 순간 보아텡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왼발 슈팅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핸드볼이라며 격렬히 항의했으나 제라르 피케가 오히려 경고를 받았을 뿐 아무 소용도 없었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만회골을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좀처럼 이렇다할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고 AC밀란은 후반 36분 역습상황에서 문타리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볼을 잡은 스테판 엘 샤라위가 왼쪽으로 파고들던 문타리에게 살짝 볼을 띄워줬고 이를 문타리가 그대로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 리드를 2골차로 벌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에도 추가시간 포함, 아직 10분 이상의 시간이 있었으나 이날 바르셀로나의 창은 전혀 날카롭지 못했고 결국은 한 골도 얻지 못한 채 종료 휘슬을 들어야 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3주 뒤 홈2차전에서 사실상 3골차 승리를 거둬야만 8강에 오르는 힘겨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한편 터키 이스탄불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벌어진 또 다른 16강전에서는 갈라타사라이(터키)와 샬케04(독일)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홈팀 갈라타사라이는 전반 12분 부락 일마즈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샬케는 전반 종료 직전 미국대표팀 미드필더인 저메인 존스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돌렸다. 존스는 지난 2005년 당시 PSV 아인트호벤에서 뛰었던 드마커스 비즐리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낙아웃 스테이지에서 골을 터뜨
린 미국선수로 기록됐다. 하지만 그는 전반 35분 이 대회 3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다음달 홈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 뛰지 못하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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