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위기 3개 악장 구성
LA필 뉴뮤직 그룹 26일 공연
최고 현대작곡가 존 애덤스
‘실내교향곡의 아들’ 직접 지휘
작곡가 진은숙의 신곡 ‘그래피티’(Graffiti)가 구스타보 두다멜의 지휘로 26일 오후 8시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세계 초연된다.
‘그래피티’는 LA 필하모닉이 진은숙에게 위촉한 작품으로, 이날 콘서트는 LA필의 유명한 현대음악 프로그램 ‘초록우산’(Green Umbrella) 시리즈로 열리며, 연주는 현대음악 분야에서 최고수준으로 꼽히는 ‘LA필 뉴뮤직 그룹’이 맡는다.
진은숙의 작품을 LA필이 무대에 올리기는 이번이 세 번째로, 2009년 10월 구스타보 두다멜이 음악감독 취임 후 첫 음악회에서 그의 ‘생황 협주곡’을 연주했고, 2011년 3월에는 LA필 뉴뮤직 그룹이 ‘솔로 타악기를 위한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와 ‘칸타트릭스 소프라니카’를 연주했다.
또한 바로 지난달 26일 LA의 현대음악 연주단으로 유명한 사우스웨스트 체임버 뮤직이 진은숙의 신곡 ‘코스미기믹스’를 지퍼홀에서 초연한 바 있다.
진은숙은 ‘그래피티’에 대해 “대도시 길거리의 무질서한 낙서가 아닌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예술적 표현으로서의 낙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 프로그램 노트에서 설명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제한되지 않는, 다양한 표현 방식들의 강렬한 대조를 표현한 작품으로, 원시적인 것과 세련된 것, 거친 것과 고상한 것, 복잡한 것과 투명한 것 사이의 대조와 변화를 보여주는 음악언어라는 설명이다.
3개 악장은 각각 음악적 형식과 분위기와 구조에서 크게 다른데 1악장 ‘팰림세스트’(Palimpsest)에서는 다차원적이고 다층적인, 만화경 같은 스타일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다. 2악장 ‘도시의 야상곡’(Notturno Urbano)은 신비한 분위기를 주는 악장으로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로 시작돼 점차 많은 악기들이 합류하면서 단순성과 고도의 복합성이 극도의 다성음악을 이루게 된다. 3악장 ‘어반 파사칼리아’(urban passacaglia)는 금관 대 다른 악기들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2개의 세계가 부딪치는 독특한 음악을 표현한다. 여러 악기의 음색을 독창적으로 운용하는 진은숙은 이 작품에서도 모든 악기를 솔로이스트로 다루면서 현과 목관, 금관에게서 아주 특이한 연주기법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전 세계로부터 앞 다퉈 작곡 의뢰를 받고 있는 진은숙은 서울 음대 작곡과를 나오고 독일에서 리게티를 사사했으며 2004년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 작곡상과 아르놀트 쇤베르크 음악상을 받았고 2012 호암상을 수상했다. 서울시향과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상임작곡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오늘의 음악 시리즈’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2014년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의 상주 작곡가로 선정됐다.
한편 이날 음악회에서는 진은숙의 작품 외에도 미국 최고의 현대작곡가 존 애덤스(John Adams)가 자신의 작품 ‘실내교향곡의 아들’(Son of Chamber Symphony)을 직접 지휘하고, 타악기 주자이며 작곡가로 각광받는 조셉 퍼레이라(Joseph Pereira)의 ‘타악기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 함께 연주된다. 현대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연주회로 이렇게 좋은 작품들과 연주자들을 모아놓은 프로그램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존 애덤스의 ‘실내교향곡의 아들’은 현대음악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실내교향곡’(1992)의 후편 격 작품으로 2007년 스탠포드 대학과 카네기홀,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위촉으로 작곡됐으며 존 애덤스 특유의 엣지 있는 리듬과 애크로바틱 펄스가 느껴지는 생동감 있는 작품이다.
또 다른 연주곡 ‘타악기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LA필의 퍼쿠셔니스트 조셉 퍼레이라가 LA필의 위촉으로 작곡해 지난해 5월 뉴뮤직 그룹에 의해 초연된 작품으로, 많은 타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드럼과 마림바, 비브라폰만을 등장시켜 음조와 비음조의 대칭적 균형과 그 사이의 진동, 오케스트라와 주고받는 음색과 멜로디의 구조에 집중한 독특한 협주곡이다.
티켓은 43~64달러. www.laphil.com, (323)850-2000
<정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