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블루 유니폼을 입고 야구 인생의 2막을 힘차게 열어젖힌 류현진(26)이 “선발 투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
다저스 투·포수 스프링캠프 소집일인 12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첫 훈련을 마친 류현진은 “한국에서 던졌던 것처럼 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메이저리그 타자와의 대결이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한 두 달 지나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하지 못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그는 13일부터 구단이 지정해 준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과외를 받는다.
이달 초부터 훈련을 시작하면서 몸무게 10파운드가 빠졌다는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보여주겠다”며 시즌 전부터 괴력투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다음은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스프링캠프 첫 훈련을 마친 소감은.
▲이달 초부터 이곳에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기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한국에서 준비하던 예년 이맘때와 비교한다면.
▲전반적인 준비 속도는 한국보다 늦다. 예년만 해도 지금 당장 던질 수 있는 상태였던 데 반해 여기서는 천천히 준비하라고 한다. 투구 수도 많지 않다.
-팀 내 적응은 잘하고 있나.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적응이라면 동료와 어떻게 지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시설과 팀의 지원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 어떤 점이 인상 깊었나.
▲많은 차이를 느낀다. 스프링캠프 연습장이라지만 시설이 아주 훌륭하다.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다는 게 부럽다.
-훈련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나.
▲그렇다. 한국에서처럼만 던지면 좋은 성적을 올리리라 생각한다. 며칠 전 불펜 코치와도 얘기했는데 나는 등판일사이에 예정된 불펜 투구를 미국에서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류현진은 6일 간격으로 등판한 한국프로야구에서도 등판일 사이 불펜 투구를 건너뛰었다.)
-단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선발 투수만 8명이 있다며 경쟁시킬 의도를 내비쳤는데.
▲이제 스프링캠프가 시작했으니 무리하지 않되 내가 보여줄 것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은 당연하고 경쟁을 한다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나.
▲한국보다 시범경기 수가 많아서 일단 그 경기에 등판해서 잘 던지는 게 중요하다.
-선발 경쟁에서 탈락해 불펜에서 던져야 한다면.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팀에서 제일 친한 선수가 있다면.
▲내야수 루이스 크루스다. 서로 휴대전화에 번역 프로그램을 깔아 대화하고 있다. 멕시코 출신이라 자신과 같은 외국 선수에게 잘 도와주는 것 같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중심 타자맷 켐프 등 대부분 동료가 친절하게 대해준다.
-영어는 어느 정도 늘었나.
▲기본 인사 정도는 하지만 제대로 의사를 표현하지 못해 선수들과 많은 대화는 못 나눴다. 구단에서 소개한 영어 과외 교사와 내일부터 열심히 공부할 예정이다.
-한국에서와 라커에서 행동이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말이 안 통해서 일단 라커에 들어오면 돌아다니지 않고 내 자리부터 찾아간다(웃음). 되도록 조용하게 지내고 있고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행동하려고 한다.(류현진의 라커는 출입문 바로 옆 크리스 카푸아노와 자시 베켓 사이에 있다.)
-요즘 일과는 어떠한가.
▲일찍 운동장에 나와 오전 훈련을 마치고 오후에는 쉰다. 현재 머무는 곳이 추신수(30·신시내티 레즈)형 집과 10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애로 사항이 있으면 자주 찾아간다.
-타격 연습은 언제부터 하나.
▲아마 매일 번트 연습부터 한다고 들었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7년간 방망이를 안 잡다가 타격을 하는 것이기에 시즌 초반에는 공을 못 칠 것 같다.
-공은 미끄럽지 않나.
▲많이 미끄러워 힘들다.(미국 롤링스사가 제조한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한국프로야구 공인구와 비교해 실밥이 도드라지지 않아 실밥을 낚아채 회전수를 늘려야 하는 변화구 투수들이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팀 내 별명은 뭔가.
▲뭐라고 불렀으면 좋겠냐고 물어오기에 ‘류’(Ryu)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한국 대표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 올라가면 출전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안다.
▲WBC 출전을 고사했는데 처음(1라운드)부터 뛰었으면 뛰었지 중간에 합류한다는 것은 우습다고 생각했다. 내가 대단한 선수도 아니고. 그래서 양상문 대표팀 투수 코치께 정중하게 사과드렸다.
-프로 데뷔 후 스프링캠프에서 개인훈련은 사실상 처음 아닌가.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장점은 내 할 일만 끝나면 훈련이 끝나기에 간섭을 안 받아서 좋다. 그러나 운동을 덜 한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단점 같다. 그렇다고 내가 게으른 것은 절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식 훈련스타일이 좋다.
-포수와 많은 대화를 나눴나.
▲주전 포수인 A.J. 엘리스와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엘리스가 타자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 “난 너를 믿고 던지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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