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서 98-97
LA 레이커스는 천사가 돕고 있는 팀이다. 약체들을 상대로 번번이 막판에 리드를 날리고 있지만 운이 좋아 최소한 전적 상으로는 4승1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에는 마지막 16초 동안 자유투 4개가 모두 빗나가고도 무사했다. 그 중 두 개는 NBA 역대 최고 자유투 성공률(90.4%)을 자랑하는 스티브 내시가 놓친 것이었다. 경기 종료 2.6초 전이었던 이때는 드와이트 하워드가 두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오 마이 갓”을 연발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레이커스는 3일 원정경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디트로이트 피스톤스(18승 30패)의 추격을 98-97로 뿌리쳤다. 서부 꼴찌 뉴올리언스 호네츠와 홈경기에서 경기 종료 5분26초 전 19점차 리드가 2분30초 만에 1점차까지 줄어든 위기를 넘기고, 14위 피닉스 선스와 원정경기에서는 4쿼터에 13점차 리드를 날리고 패하고, 이틀 전 12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경기도 막판에 스릴러도 만들더니 동부 10위 피스톤스를 상대로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마지막 공격에 나선 피스톤스는 인바운드 패서 카일 싱글러가 골대 위로 랍(lob) 패스를 띄웠고, 루키 센터 안드레 드러먼드에 결승 탭인 또는 덩크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피스톤스는 파우가솔의 뒤에서 약 두 뼘쯤 높게 뛰어 오른 드러먼드가 그 공을 그대로 내려찍는데 실패하며 땅을 쳤다. 한 손으로 컨트롤하기 쉬운 공은 아니었다.
1분8초를 남겨두고 레이커스에 마지막 리드를 안겨준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지만 경기 내내 야투 난조에 시달렸던 코비 브라이언트는 “오늘은 이겼어도 기분 좋지 않다. 자꾸 다 잡은 승리를 토해내려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코비는 이날 18점을 올렸지만 슛을 20번이나 쏜 결과였다. 그 중 8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고 어시스트도 5개에 그쳤다.
내시는 11점 10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자유투 실패 2개가 팀의 역전패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네 경기 연속 출발은 좋았다. 파우가솔(23점 10리바운드)과 얼 클라크(17점 10리바운드)를 앞세워 무난히 경기를 풀어나갔고, 3쿼터에 10-0으로 몰아치며 72-54로 달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쉽게 하는 게 있으면 레이커스가 아니다. 하워드(오른쪽 어깨부상)가 팀에는 합류했지만 출전하지는 못한 레이커스는 상대 식스맨 가드 윌 바이넘(18점 10리바운드)의 골밑 돌파를 막지 못해 쩔쩔 맨 끝에 기사 회생했다.
보스턴서 104-106
크리스 폴이 빠진 LA 클리퍼스가 2승6패 슬럼프에 빠졌다.
클리퍼스는 지난 1일 토론토 랩터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최악 25점차 KO패를 당한데 이어 3일 보스턴 셀틱스와 원정경기에서도 너무 늦게 발동이 걸린 결과 104-106으로 아깝게 패했다. 폴은 지난 1월21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부상이 재발한 이후 7경기째 뛰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폴 대신 포인트가드로 뛰어줘야 할 백전노장 찬시 빌럽스도 왼쪽발 신경통으로 이번 시즌 단 세 경기밖에 뛰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폴이 처음으로 빠졌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휴스턴 로케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평균 14.6점차로 눕혔다. 하지만 폴이 두 경기 만에 다시 못 뛰는 신세가 되자 스토리가 달라졌다.
폴과 빌럽스는 어시스턴트 코치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셀틱스의 글렌‘ 닥’ 리버스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은 양복 입은 신사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내가 경험을 해 봐서 안다”고 말하며 웃었다.
리버스 감독의 셀틱스는 주전 포인트가드 레이잔 론도가 무릎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후 4연승으로 달아올랐다. 그 원동력은 수비로 클리퍼스도 수비를 조여야한다.
클리퍼스 디펜스는 최근 두 개 경기에서 합계 204점으로 뚫리는 등 시즌 평균 93.4점만 내주던‘ 짠물수비’가 최근 8개 경기에서는 그 절반인 4번이나 100점 이상 허용했다. 나사가 풀린 데가 있는 게 분명하다.
“리그 최강”을 자부하던 클리퍼스 벤치 부대의 득점포가 얼어붙은 것도 문제다. 맷 반스, 그랜트 힐, 로니 투리아프는 이날 셋이 합쳐 ‘빵점’을 기록했고, 자말 크로포드의 시즌 야투 성공률도 어느 새 41.7%까지 떨어졌다. 크로포드는 커리어 야투 성공률이 40%를 겨우 넘는 선수라 한국 농구 마니아들 사이에서 ‘자멸 크로포드’란 별명이 붙은 선수다.
양팀 모두 주전 포인트가드를 떼고 붙은 경기에서 클리퍼스는 40-59로 뒤져 전반을 마쳤다. 4쿼터 초반까지도 15점차로 뒤졌다. 이때부터 불이 붙어 경기 종료 56초 전 에릭 블렛소(23점10어시스트)의 3점포로 101-103까지 따라붙었지만 26초 만 남은 시점에서 크로포드(23점 6어시스트 6턴오버)의 공격자 파울이 치명적이었다.
블레이크 그리핀은 20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분전했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