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억울한 사정이 있는 사람이 임금님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북을 울리는 ‘신문고’라는 것이 있었다. ‘신문고’가 얼마나 그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백악관에는 We the People이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말하자면 미국식 ‘신문고’인 셈인데, 누구든지 원하는 사람은 그 사이트에 Petition을 올릴 수가 있다.
그 중에는 일본인들이 낸 청원서가 셋이나 있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동해의 명칭, 위안부 문제, 그리고 독도의 영유권에 관한 것이다. 특히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하사’라는 일본인이 낸 Petition으로,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재판소에 회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서였다. 일본인이 국제재판소를 들먹이는 이유는, 1951년에 연합국과 일본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명한 평화조약에 근거를 두고있다. 그 평화조약에서 독도에 대한 명칭이 누락되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보고, 우리는 실리콘 밸리 한인회를 주축으로 ‘하사’의 청원에 반대한다는 청원서를 We the People에 올려놓았다. 청원서는 한달 동안에 25,000명의 전자 서명을 받아야만, 우리의 페티션이 사이트에 살아 있을 수 있고, 또 계속해서 더 많은 서명을 받을 수가 있게 된다.
막상 청원서를 We the People Site에 올려놓고 보니, 1월 10일 까지 한달 동안에 25,000명의 전자서명을 받는다는 사실이 쉽지가 않았다.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독도는 우리의 땅인데 무슨 걱정이냐고 하면서 협조를 하지않는 사람도 있고, 그것은 일본의 술책이니, 말려들지 말자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찬성을 하더라도 서명을 하는 절차가 어떤 사람에게는 간단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너무 복잡해서 문제가 되었다.
서명을 쉽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하고, 그것을 이메일로 여기저기 보낸다는 일은 대단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됐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속도가 느려서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이 일에 전적으로 매달려서 수고를 하신 분들에 의해서 하루를 앞당긴 2013년 1월 9일 밤11시 59분(EST)에 ‘Sun H’이라는 이름의 서명이 25,000번 째를 장식했다. 세계 각처에서 여러분이 서명에 동참했다. 힘을 합치니,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초과달성 되고, 모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이제는 더 어려운 일도 해낼 수가 있을 것만 같았다.
청원서를 보면, 온갖 이슈가 거론된다. 총기규제, 세금, 국회의원과 대통령에 대한 불만, 탄핵을 하자는 의견, 동성 결혼, 혹은 마리화나를 합법화 해달라는 청원서, 심지어는 남부에 있는 텍사스 주나, 다른 주들을 연방정부에서 떼어내어, 별도의 나라로 만들기를 원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서명에 동조하는 숫자가 제법 많아서 놀라웠다. 조선시대의 ‘신문고’와는 달리, 자기의 의견을 기탄없이 올리는 웹사이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We the People에 나와있는 청원서 중에는, 한국인이 낸 또 하나의 Petition이 있다. 그것의 내용은 ‘한국의 18대 대선에서 부정투표가 이루어졌으니 재검표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국인이 어찌하여 백악관에 그러한 청원서를 낸단 말인가? 월요일에 배달된 주간 한국을 읽어보니, 한국의 인터넷에서도 재검표를 하자는 내용이 떠돌고 있다고 한다. 기사에 의하면, 야당에서도 이 사실을 염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을 벌리고 있는 단체는 도대체 누구인가? 백악관에 엉뚱한 청원서를 낸 사람들일까?
논의할 가치도 없는 청원서는, 백악관에서 원하는 목적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We the People은 미국의 정책에 도움을 주기위해서 시작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잡다한 청원서가 마음대로 올라온다면, We the People site는 필요없다는 Petition이라도 내야할 듯 하다. 예산의 낭비일 뿐만이 아니라, 인력과 시간의 낭비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마침내 좋은 결실이 나타나게 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