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했거나 석사학위가 있는 고학력자라고 해서 취업에 유리한 시대는 지났다. 직장에서 회사에서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 지 현실적으로 판단해 공부를 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박상혁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등 직업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친구, 친척, 회사의 상사에 이르기까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이야기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편견에 사로 잡히지 말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정보와 업계의 흐름에 입각해서 구직을 하거나 진학을 해야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공 살려 현실과 큰 거리
창업 도전 경력 없으면 실패
대학원행 더 나은 기회 NO
■대학만 졸업하면 취직할 수 있다
흔히 대학졸업장만 있으면 취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학사학위자가 그렇게 많지 않고 경제가 좋을 때는 통하던 이야기였다. 그러나 대학졸업장이 취업을 보장하던 시기는 이젠 지났다. 미국에서는 2008년 경제위기 전까지 경기가 좋을 때만 하더라도 전공에 관련없이 대학을 졸업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많은 대학졸업생들이 우리 주변에 흔하다. 수개월째 수년째 구직활동을 하다 이젠 포기상태에 놓인 대학 졸업생들이 한 둘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가능하면 경력이 있는 구직자들을 선호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대학 졸업생들에게는 매우 심난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학창 시절 힘들여서 학업을 마치고 나면 당연히 일자리가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젠 대학졸업장이 문제가 아니라 회사에서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 지 정확하게 가늠하고 공부를 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열정이 있는 곳에 돈도 따른다
취업 시장에서는 모든 열정이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에 당신이 시를 좋아한다든가 그림에 열중한다고 가정을 하자. 그러나 문학계나 미술계에서 일자리는 지극히 제한되어있다. 사실상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다 바람직한 목표는 당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즉 꼭 일자리가 열정으로 연결될 필요는 없다.
이것이 현실과 타협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현실을 인정하고 이성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음악이나 미술을 정말 좋아하는 데 이 분야에서 취직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면 일단은 일자리를 잡고 예술 분야는 취미로 평생토록 하는 것도 하나의 절충안이다.
■취직을 못하면 창업을 한다
창업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사항도 아니다. 창업한 업소가 다른 업소에 비해서 경쟁력이 있어서 많은 물건을 팔 수 있어야 살아남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업체를 마케팅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불투명한 가운데 불경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수많은 도전을 극복해야한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해서 혹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본인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면 차라리 아니한 것보다 못할 수 있다.
한국에서 청년실업인구가 늘어나면서 할 수 없이 창업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데 본인의 적성에 맞아서 창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창업은 젊은 패기도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관록도 필요하다. 그리고 창업은 해당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 취직할 수 없다고 해도 창업을 할 경우 잘못하면 혹 떼려다가 혹 붙이는 정말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약간 기대에 못 미치는 일자리라도 일단 시작해서 경력을 쌓은 후 자신이 정말 회사를 운영하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헤아려 본 후 창업을 해도 늦지 않다. 또한 나이가 들었어도 비즈니스를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스타일의 사람이 있다. 오히려 성공적인 직장인이 창업으로 쓴 맛을 보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목도하게 된다. 창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직장생활을 계속 할 것인지 판단은 본인이 주관적인 생각을 갖고 주변의 친지들과 함께 상의해서 현명하게 결정할 일이다.
■전공대로 일자리를 잡는다
보통 학생들은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는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했을 경우 전공대로 일자리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영문학을 전공했을 경우 회사의 총무부에서 일할 수 있고 사회학을 전공했다고 해도 광고회사에서 일할 수 있으며 음악을 전공했어도 세일즈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반면 과학, 공학, 수학 등 자연과학 계통의 전공은 커리어와 일치되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은 대학에 입학해서 본인의 적성에 맞게 전공을 바꿀 수 있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다. 그러나 전공대로 일자리를 굳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상황과 본인의 적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무작정 대학원에 진학한다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는 학사보다 더 높은 학위를 요구하는 특정분야에서는 필요하다. 의대, 약대, 치대 등은 반드시 대학원에 진학해야한다. 이밖에도 대학원 학위가 꼭 필요한 기술, 학문 분야 등이 있다. 그러나 본인이 정확하게 무엇을 얼마나 더 공부하거나 연구할 지 결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지 취업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시간을 벌기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취직이 안 될 경우 대학원을 선택하기가 일쑤이다. 그러나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더 나은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학비도 대학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은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석사학위가 연봉이 더 많을 것이다
실제로 대학원 석사 학위는 특별히 필요로 한 분야를 제외하곤 그렇게 효과가 없다. 사실 대학원에 있다 보면 현장에서 경력을 쌓을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대학원 학비는 대부분 융자로 하는데다 갚을 액수도 많기 때문에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만약에 전공과 일치되지 않는 분야의 일자리를 잡아야할 경우 해당 업체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넘치는 자격을 가지고 있을 때는 본인의 구직에도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대학원만 졸업하면 특별히 연봉이 더 많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한 예로 경영학석사학위(MBA)가 높은 연봉을 보장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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