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는 미주한인총연합회가 창립되었다. “미주지역 한민족을 대표하는 민족대표단체이며 민족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이민의 정착, 안정 그리고 번영된 미래를 위하여 필요한 사업을 개발추진” 한다는 설립 이념으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한인회에 연계된 인사들은 한인들의 미국이민을 하나의 유기적인 민족 집단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어불성설이며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같은 동양계 민족 조직과 잘 비교가 된다.

동양인이 막심한 인종차별을 받았고, 심지어는 이민길마저 끊겼을 때 중국인과 일본인들은 동양인들의 권익을 찾고 옹호하기 위해서 세차게 집단적 활동을 하였다. 대표적 중국인 단체는 美洲同源總會라는 범 중국인 단체인데, 영어로는 Chinese American Citizens Alliance(CACA)라고 한다.

일본인 단체로는 “日系아메리카인市民同盟”인데 영어로는 Japan American Citizens League(JACL)이다. CACA는 1895년에, JACL은 1929년에 각각 창설되었다.

이 사람들은 로비활동과 교민의 계몽활동을 주로 하였으며 동양인 배척을 위해 입법화된 Chinese Exclusion Act of 1882, Immigration Act of 1917(Asiatic Barred Zone Act), Immigration Act of 1924(Johnson-Reed Act/Asian Exclusion Act)의 철회운동을 적극적으로 하였으며, Japanese Exclusion League라던가, Grange Association, Sons of the Gold West 등 백인 우월단체들의 동양인 배척운동을 막아내면서 인권운동의 선봉에 서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 단체들은 동양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외적인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였으나 한인회 총연합회는 한인들의 미국에서의 업적을 기린다던가 한국 문화 창달을 위하는 등 이기적인 활동을 본무로 하고 있다. 공과는 상대적인 것인데, 도시 한인들이 기여한 공이 얼마나 되길래 총연합회까지 만들어서 받드는 것인지? 자화자찬이 지나치면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끝으로 이민국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미국의 이민국(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은 지금 국토안전부(U.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속해 있지만, 미국이 독립한 이래 여러 부서를 거쳐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예전에는 미국의 각주에서 임의로 이민관계 주법을 만들어서 적용을 했다가, 1875년에 이민업무 일체가 연방정부의 소관으로 통합되었다.

처음에는 Immigratin and Naturalization Service(INS)라는 이름으로 이민국이 창설되어 세관국을 관장하는 재무부(Treasury Department)에 예속되어 있었다. 이민국의 일은 주로 입국하는 이민으로부터 입국 세(head tax) 1인당 50전을 수거하는 것과, 범죄자, 정신이상자, 천치나 정부의 금전적인 부담(public charge)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환자 등을 색출해서 입국을 거부하고 타고 온 배에 다시 승선케 해서 추방하는 일이었다.

1903년에는 이민국이 새로 발족하는 ‘상무 및 농무부(Department of Commerce and Labor)’ 산하로 이관 되었다가, 1913년에 농무와 상무가 분리 독립되면서 농무부 소속이 되었다. 이민을 노동력으로 보고 노동업무를 관장하는 노동부에 예속시킨 것이다.

이후 이민의 귀화업무(naturalization), 그리고 어간에 입법화된 적지 않은 이민법의 시행 등 이민업무는 단순한 노동행정의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그래서 1940년에는 이민국을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산하에 두게 되었다.

9.11 사건 이후, 2002년 11월 25일 이민국은 새로 발족한 국토 안전부에 예속되면서 호칭도 달라졌다. 원래 이름인 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Service (INS)가 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 (USCIS)로 변경되었다. 이민업무가 국토안전 업무의 일환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민을 받아들일 때 미국에 해를 끼칠 위험성이 있는 자들을 색출해 낸다든가, 이민의 본연의 길을 망각하면서 이민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감시, 발본하는 등 안전 위주의 부서로 강화가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쟁의 형태가 육박전, 기계화 전쟁(1차 대전), 입체 전쟁(2차 대전)으로 발전되어 왔고, 20세기 후반에는 전선 없는 전쟁(게릴라전－이념전쟁), 그리고 지리적으로 전후방의 구분 없이 피아가 점적(點的)으로 대치하는 ‘테러 전쟁’으로 변모되어 왔다.

전쟁이 국내로까지 확대되었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국내에 산재해 있는 잠재적인 위험요소의 색출과 사찰을 전담하는 국토안전부를 신설하고, 이민국을 그 산하에 두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이민에 대한 인식의 각도가 달라지고 감시의 강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민국의 역사적인 변천을 살펴보면 그간 변모 되어온 이민의 이미지를 잘 더듬어 볼 수가 있다. 이민국이 특별히 국토안전을 위주로 하는 행정기관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이민의 신분을 좀 더 소상하게 파악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뜻이며, 국토안전이라는 차원에서 이민의 거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몰지각한 이민의 단체행동, 과도한 모국 국기의 숭상, 반미국화(反美國化) 사조를 조장하는 언동 같은 것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사직당국에 반영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