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출발한 Fiscal Cliff 라는 새로운 단어가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기억하는 단어가 되었다. 한마디로 급작스런 세금 인상과 과감한 지출 삭감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래서 눈덩이같이 불어나는 재정 적자를 줄이자는 얘기다.
참 좋은 얘기다. 그리고 당연히 적자를 줄이고 흑자를 늘려야 된다. 그런데 왜 워싱턴은 이 좋은 아이디아를 갖고 또 싸움질일까?
무슨 말인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힘들다면 민주당 대통령과 야당인 공화당 하원의장 이렇게 둘이서 미국 재정 운영방식을 놓고 팔씨름을 하는 장면을 보고 있다면 어떨까? 누가 이기냐에 따라 미국정부의 수입 지출이 억대, 그것도 천 곱하기 억이라는 억세게 많은 달러가 올 수도 있고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오는 돈이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오고 가는 돈이 누구의 주머니로 덜(많이) 들어가느냐를 놓고 기 싸움을 하는 거다.
뭐 경제학설 까지의 왈가왈부를 떠나서 국가의 재정이란 결국 한 가정의 그것과 같이 수입과 지출을 잘 맞추어가는 한마디로 돈 관리 얘기다. 그런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근래 무책임한 어느 집 가장 같이 들어오는 수입에 비해 돈 씀씀이는 엄청 좋았다. 들어오는 수입보다 나가는 지출이 많으니 장부가 빨간 잉크 투성이가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얼마나 무책임하냐면 미국 정부가 진 빚이 어느 도표를 쓰느냐에 따라 약간씩 다르겠지만 우박사가 말하는 2012년 1년 이자만도 삼사오입해서 대략 3천7백60억불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이를 더 쪼개보면 하루에 10억불이 넘는 이자고 매 1분으로 계산하면 72만5천불이 넘는 이자를 낸다는 놀랄 놀자다.
1초당은? 포겟 잇.
이런 천문학적 숫자를 갖고 따진다면 아마 숨이 막힐 터이니 우리 서민들이 숨 쉬고 느끼기 쉬운 백대 천대 단위로 한번 계산해 본다면, 아니 그전에,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Fiscal Cliff 즉 재정 절벽의 날자가 2013년 1월 1일 이라고 한다(이글이 프린트 됐을 때는 이미 과거). 절벽에서 떨어지는 건지 절벽에 매달리는 건지 둘 중 하나가 작동하면 세금이 오를 수가 있고 반대로 지금의 현상 유지로 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연 수입 5만에서 8만 5천불짜리 가정을 보면 연간 추가로 내야 될 경우에는 그 액수가 약 2천2백 불이 된다고 한다.
오바마는 이게 싫은 거다. 세금을 더 받는다면 연 수입 25만 불이 넘는 부자 사람들한테서 받자는 얘기다. 공화당 바이너 하원의장은 이를 100만 불 선에서 가르자는 거다. 하지만 이건 수많은 절벽에 매달린 단 하나의 시나리오 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 모두가 이 절벽에 매달려있다. 부자들은 부자대로 없는 사람들은 그들대로 모두가 아슬아슬한 절벽에서 기 싸움하는 팔씨름에 매달린 거다. 실직 수당이 걸려있고 상속세도 걸려있고 베이비 시터에도 대기업의 세금혜택(벼락) 에도 등등 우리 모두가 매달려있다.
최근 서청원씨가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한국 정가에는 옛날 같은 정치 거목들이 없어서 아쉽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이 맞다. 요즘 한국 정치 풍토는 두목 없는 시정잡배나 다를 게 없다, 그리고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옛날 레이건 같은 대통령이나 팁 오닐 같은 국회 의장이 지금 존재한다면 아마 지금의 절벽은 자그마한 언덕에 불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Fiscal Cliff 가 민생고가 매달린 그렇게 아슬아슬한 절벽만은 아닌가보다. 늦은 밤 TV talk show 주인공들은 그야말로 이를 사용한 조크로 매일 밤 쇼를 도배 하고 있는가 하면 이 어원에 대한 이의가 한 언론에서 제기 되기도 한다. 재미있는 나라이니까.......
처음 이 말을 사용한 사람은 미 연방준비은행 Ben Bernanke 총재로 인정되고 있으나 뉴욕 타임스가 1957년 처음으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는 시카고 트리뷴 기사가 나왔다. 이어서 트리뷴은 1893년 그들의 사설에서 Fiscal Precipice 라는 말하자면 같은 의미의 사촌격 단어가 사용되었다고도 말했다.
어떻든 숨 막히는 기싸움 결과가 어떻게 될지(되었는지) 글쓰는 이순간은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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