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동반성장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의 길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훈 기자>
“한국과 세계 경제회복을 위해 미국의 역할 및 한미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의 경제 상생문제를 다루는‘동반성장위원회’의 유장희 위원장이 구랍 31일 LA를 방문, 한미간 경제 협력과 회복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관급 직책으로 정운찬 초대위원장에 이어 지난해 4월 2대 위원장에 취임한 뒤‘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하고‘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선정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는 유 위원장은“결국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함께 가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미국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다.
중소기업 희생강용 대기업 마인드 개선 시급
미 SBA 과감한 금융지원 등 본 받아야
박근혜 정부 대기업 투자 통한 일자리 창출
-이번 방문 목적은
▲4일부터 6일까지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경제학 총회(ASSA)에서 동반성장위원회를 소개하고 한국과 세계 경제의 장래를 논의할 계획이다. 3일 LA 한인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런천 포럼 강연을 통해 ‘한국경제 현황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과 협력’에 대해서도 한인사회에 설명 드릴 예정이다.
-2013년 한국과 미국 경제 전망은. ▲새해 경제가 어떻게 될지의 열쇠는 유럽 경제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유럽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독일의 역할이 중요한데 소극적이다. 그래서 미국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많지만 미국 자체가 어려운 처지다.
결국은 세계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세계 통화를 쥐고 있는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4차 양적완화(QE) 정책이 얘기되고 있지만 효과를 보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과거 1940년대 유럽 재건 프로젝트인 ‘마셜플랜’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유럽 경제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정책은
▲박 당선인은 기업끼리의 양극화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해서 운영하는 방식을 정책적으로 밀고 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 사이의 양극화는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아닌 일자리 창출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 여력은 대기업에 있다. 따라서 대기업을 향해 공격의 화살을 쏠 일은 없을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현재와 같은 기조가 상당기간 안정적 유지돼 급격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원ㆍ엔 환율이다.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일본이 엔화 약세정책을 취할 수 있다. 여러 분야에서 일본은 엄청난 경쟁자다. 엔화 약세가 현실화되면 국제시장에서 가격 변수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절대로 필요하다.
-동반성장이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대기업은 경쟁력도 있고 흑자도 내는 등 괜찮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죽을 지경이다. 대기업은 잘되지만 중소기업이 죽 쑤는 건 문제가 있다. 대기업의 노하우와 자본력, 기술력을 중소기업과 공유하면서 같이 성장 발전하는 게 동반성장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때 부품의 품질도 좋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서로에게 좋다. 상생의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0년 12월 발족했다.
-미국의 동반성장을 평가한다면
▲미국은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하다보니 양극화의 이슈가 있어 왔지만 중소기업청(SBA)이 과거부터 존재해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인들에 과감한 금융지원을 해주고 있어 엄청난 양극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시장질서가 훼손됐을 때 더욱 과감히 개입하곤 한다.
-동반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대기업의 의식과 마인드를 고치는 게 우선이다. 대기업은 자신들의 실적만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의 사정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희생을 당하는 구조다. 단가 후려치기, 기술 뺏아오기, 전문인력 뺏아오기, 일감 몰아주기 등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희생시키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동반성장지수’란 것을 발표했는데.
▲56개 대기업을 선정해 동반성장에 대한 점수를 매겨 발표하고 있다. ‘우수’ ‘양호’ ‘보통’ ‘개선’ 등 4개 등급으로 발표하는데 해당 대기업들이 처음에는 시큰둥하더니 곧 수긍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개선’이 필요한 등급에 포함된 기업들이 이미지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란.
▲김대중 정부 때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을 차단하는 법이 있었지만 이후 폐지됐다. 이후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이 이어졌다. 이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중소기업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업종 82개를 선정, 발표했다. 여기에는 두부, 김치, 간장, 플라스틱 용기, 주방기구, 냄비 등이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 발표 이후 대기업들 가운데 진입자제, 확장자제, 계획변경, 철수 등 4가지 형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대용 기자>
유장희 위원장 약력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UCLA 경제학 석사
-텍사스 A&M 경제학 박사
-클라크대 경제학과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부총장
-한국경제학회장
-박찬호 장학위원회 이사장
-BBB 코리아(자원봉사단체) 회장(현)
-현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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