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일척의 한판 승부였다. 보수도 ‘진보’도 가진 것을 모두 걸었다. 결과는 ‘진보’의 완패였다. 이런 결과를 지켜보게 된 야권 지도부는 멘붕(‘멘털 붕괴’의 약자로 정신이 붕 떠 있는 상태)과 공황 상태다. 이들은 일본군 장교를 지내고 한 때 공산주의자였다 쿠데타를 주도하는가 하면 유신과 장기 독재로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인 박정희의 딸이 민주화 세력을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결정한 것은 50대의 표심이다. 인구 788만으로 지난번 대선보다 200만이 늘어난 이들은 이번에 89.9%라는 경이적인 투표율을 보였다. 환자나 해외 체류자를 제외한 거의 전원이 표를 던졌다는 이야기다. 공산국가를 제외하고 한 집단이 이처럼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들의 2/3 가까이가 박근혜에게 몰표를 줬다.
50대 이상은 한국을 6.25의 잿더미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끌어올린 기적의 주체들이다. 세상 물정에 대한 이해나 한국 발전에 대한 기여도란 측면에서 볼 때 20~30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20~30대를 주 지지기반으로 하는 야권으로부터 ‘수구 꼴통’이니 ‘구시대 인물’이니 ‘흘러간 세대’니 하며 계속 비하 당했다.
이들은 또 박정희와 유신시대를 직접 체험한 세대다. 이들은 박정희의 인권 탄압도 알지만 그가 나타나기 이전 한국이 얼마나 가난했으며 지금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이 그의 집권 기간 탄생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 사이의 한국의 걱정거리는 기아에서 소아비만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민주화의 적통을 이어받았다는 야권은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박정희의 경제 개발 계획은 그 전 민주당 때 세워놓은 것이며 그가 아니더라도 경제는 발전했을 것이란 이야기를 고장난 레코드판처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을 세우는 것과 이를 실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노무현 집권 시절 천성산 KTX 터널 공사가 여자 중 하나가 이 산에 살고 있는 도롱뇽을 보호하겠다며 단식에, 현장 점거에, 가처분 소송까지 하는 바람에 몇 년씩 지연되고 수백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문재인이 달려가 이 여승 앞에서 무릎 꿇고 빌어 간신히 단식을 중단시킨 일도 있다. 이런 정도의 추진력이라면 대한민국은 아직도 경부 고속도로를 놓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천성산의 도롱뇽은 터널이 완성돼 KTX 열차가 하루에도 몇 번 쌩쌩 달리고 있는 지금도 건재하다.
문재인의 뒤에 있는 것은 이런 엉터리 환경보호주의자만이 아니다. 4년전 ‘한국인은 광우병에 잘 걸린다’는 괴담을 퍼트리며 대대적인 촛불시위로 한국을 마비시키고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한 광우병 선동 세력, 한미 FTA를 ‘망국적 매국 조약’이라며 미 대사관 앞으로 달려가 폐기를 외치던 세력이 숨어 있다. 이 두 가지는 이번에 이슈조차 되지 못했다. 그 허구성을 국민 대다수가 알아버린 것이다. 한 때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던 세력이 광우병 선동과 한미 FTA 폐기 세력으로 추락한 것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문재인의 뒤에는 또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연평 해전 유가족들을 박대해 그 미망인을 이민 가게 만든 세력, 북한 김씨 왕조에는 무한히 관대하면서 같은 대한민국 국민 절반을 원수로 아는 세력이 숨을 죽이고 있다. ‘한강의 기적’ 주역인 50대 이상은 이런 세력에게 다시 국정을 맡길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의 민주당은 미국의 공화당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10개의 여론 조사 가운데 한두 개에서 앞섰다는 이유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점점 늘어나는 표밭을 버리고 점점 줄어드는 표밭에 목을 맨 것도 같다. 공화당이 라티노를 버리고 백인 유권자에 매달리고 있다면 한국의 민주당은 50~60대를 버리고 20~30대만 바라보고 있다.
5년 후면 50대 이상 인구는 다시 240만이 늘어난다. 이번 선거의 패인과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성찰하지 않는 한 한국의 야권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들판을 방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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