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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calm morning,
the end will come,
when of the dancing horse,
the number of circles will be 9.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종말이 올 것이다.
말춤 숫자의 영(零)이
아홉개가 되는 그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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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2일 토요일 아침,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신문에서 제 글을 읽고 계시다면 …… 다행입니다. 세상은 여전히 그렇게 돌고 있습니다. Life goes on. 삶도 그렇게 지속됩니다. 세상은 늘 그렇게 돌고 도는데 우리네 사람들 살림 또한 그저 여여(如如)롭게 굴러갑니다. 다행입니다.
2012년 12월 21일 마야 달력이 끝나면서 이 세상, 우리가 그렇게 알고 있던 그 세상 또한 마야 캘린더와 더불어 홀연 사라질 거라던 여러가지 종말론들은 과연 어떻게 된 걸까요? 아무튼, 오늘 아침에도 어제처럼 신문이 왔고 지금 제 칼럼을 읽고 계신 창 밖으론 여전히 친근한 햇살이 지구의 흙을 어루만지는 중이라면 그건 진짜 축복입니다. 믿건 말건 어쨌거나 우린 일단 2012년 12월 21일, 그렇게 구체적인 종말 예언을 모두 비껴 생존하고 있기에 말입니다.
불과 몇 주 전이었습니다. 한국남 싸이[PSY]의 요상한 노래 “강남스타일”이 전 지구촌을 말춤 세상으로 한껏 몰고 가던 중이었죠. 급기야 세상에서 가장 힘센 나라의 우두머리가 사는 “하얀 집”에 초대되어 온 세상이 보는 가운데 말춤 세리머니를 보인 싸이의 그 노래, Gangnam Style, 드디어 YouTube 조횟수 10억을 향해 말춤으로 질주하던 중이었습니다. 어느날 돌연, 싸이의 말춤 노래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묘(妙)하게 뒤엉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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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calm morning,
the end will come,
when of the dancing horse,
the number of circles will be 9.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종말이 올 것이다.
말춤 숫자의 영(零)이
아홉개가 되는 그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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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아침, 차분하고 조용한 아침의 그 고요함, 바로 그 아침 고요의 나라로 알려진 한반도에서, 세상의 끝이 도래할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을 여는 말입니다. 한민족의 나라 이름 조선(朝鮮)은 고조선(古朝鮮)에서 나온 말이고, “조선(朝鮮)”의 의미를 말 그대로 영어로 풀면 “morning freshness,” 즉 아침의 신선함이란 뜻입니다.
바로 그런 동방의 고요한 나라에서 어느 날 느닷없이 말춤이 나타납니다. 그리곤, 이 세상 온누리 방방곡곡에 YouTube란 신묘한 기구를 타고 말춤 퍼레이드를 벌입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가던 유튜브 조횟수가 2012년 12월 21일 즈음 어느새 10억을 넘게 됩니다. 10억을 숫자로 써보니 과연1,000,000,000, 영(零)이 9개가 되는군요.
“The number of circles will be 9.” 동그라미의 갯수가
아홉이 되는 그 때가 결국 오고 마는 겁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시작된 말춤 굿판이 온 세상을 떠들석하게 하며, 인터넷이란 가상현실 속에 우뚝 서있는 YouTube란 신기루가 ‘영(零)이 9개가 되는’ 10억이란 숫자놀음을 벌리고 있을 때, 바로 그 순간, 인간들이 그 동안
알고 있던 ‘세상’이란 건 지구 상에서 종적을 감추게 되리라. 그렇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싸이[PSY]의 말춤 잔치가 비벼지는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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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calm morning,
the end will come,
when of the dancing horse,
the number of circles will be 9.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종말이 올 것이다.
말춤 숫자의 영(零)이
아홉개가 되는 그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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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미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에도 별 일 없이 따스한 차 한 잔에 이 글을 계속 읽으시는 중이라면 말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유튜브 조횟수가 1,000,000,000을 넘자마자 그 숫자는 순식간에 1,000,000,001이 됩니다. 그럼? 그렇습니다. 10억 그리고 하나가 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the number of circles’는 그만 8이 되고 맙니다.
종말은 그야말로 눈 깜빡 숨 한 번 쉬는 순식간(瞬息間)에 나타났다가, 눈길 한 번 언뜻 돌릴 사이 별안간(瞥眼間)에 사라지고 말았던 겁니다. 종말이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첨병에 다름 아니더란 거죠. 무시무종(無始無終)이라! 대체 시작과 끝이란 과연 무엇이던가요? 알고 보면, 시작도 끝도 따로 없는 게 바로 실존(實存)의 정체가 아니던가요? 사람들이 지어 말하는 시작과 끝, 본래 실체가 없는 환각일 뿐입니다.
참, 그런데, 지금 여러분들께서 이 글을 신문으로 읽고 계시는 동안, 저는 태평양 상공 위를 나르는 거대한 철물 새 안에 앉아 마틴 루터의 말씀을 기억하는 중일 겁니다. “If I knew the world would perish tomorrow,
I would still plant my apple tre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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