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기막힌 일이 한 둘이 아닌 세상이긴 하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소위 동성결혼에 관한 두 가지 사건을 심리하여 6월까지는 결정을 발표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정말로 기가 찰 노릇이다. 어째서 세상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역사적으로나 도덕 윤리적으로나 결혼이란 남녀의 결합으로 새 가정을 이루는 초석이었음은 상식중의 상식이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경전인 신구약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인류의 첫 조상인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시고 둘의 결혼을 마련하심으로 인간들의 생육 번성을 가능케 하신 것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다른 종교들도 결혼을 이성간의 결합으로 보지 동성간의 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한다. 물론 과거에도 남창이 있었다든지 동성간의 성행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행위들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변태나 성도착 행위로 간주되었기에 처벌의 대상이 되었거나 치료의 대상이 되었었다.
결혼의 목적이 자녀들을 축생시켜 가문의 혈통을 이어가면서 지역과 국가의 성원들을 공급하는 것이었다는 것만 생각해 보아도 동성의 결합이 자연의 섭리를 어긴다는 게 분명해진다. 따라서 동성애자들은 비정상적인 사람들로 취급되어왔었다. 그리고 그들은 일반사회의 기피 대상이 되어왔었다. 그러면 어째서 동성애자들이 소위 골방에서 나와 소위 게이 프라이드라고 떳떳하게 내세우는 현상이 벌어졌는가?
매스 미디어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특히 배우들은 갖가지 역을 하게 되는 탓인지 성도덕의 금기를 깨트리는데 앞장을 서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미모의 여배우가 공식 결혼만 열 번인가 했고 기타 남자들과의 염문은 수를 세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는 것은 그의 전기 영화 등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자 코미디언이 “내 아내가...” 운운한다든지 남자 영화배우가 “나의 남편은...”이라고 말을 하는 현상조차 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꼭 맞는 말이다. 영화나 인터넷에서 동성간의 성관계의 적나라한 묘사를 보고 나면 그것을 흉내 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기거나 늘게 마련이다.
그리고 신문 잡지들의 의제 설정 기능도 소위 게이(gay)들이 늘어가고 게이들의 결혼이 사회 주요 과제로 등장하게 된 배경일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어떤 정치인이 대학생 시절에 동성 관계만 있었어도 낙마하곤 했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이 골방에서 나왔을 뿐 아니라 게이 퍼레이드라고 대도시 가로를 행진하는 등 숫자가 크게 증가되었다. 또 동성애자들은 정치 세력화되어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할 때마다 미국 국민들의 다양성을 언급하면서 “게이 또는 스트레이트(gay or straight)"라는 말을 꼭 집어넣을 정도로 세상이 달라졌다.
판검사 임용에도 어떤 자리는 여성 동성애자 몫이라는 말조차 있다. 어느 날 워싱턴 포스트에는 연방 의원으로서는 역사상 최초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했다가 얼마 전 은퇴한 사람에 대한 제1면 기사, 대법원의 심리에 대한 기사 그리고 두 명의 여자들의 사진 등 도합 세 건의 동성애 관련 뉴스가 실렸다. 학교 교과 과정에도 동성애는 정상적인 것처럼 가르치고 선생이 동성애자라고 학교에서 축출되던 것은 옛 얘기가 되어 버렸다. 동성애자들은 동성끼리의 결혼을 금하는 법이나 사회 관습을 인종 차별과 다름이 없는 차별이라는 주장을 펴오면서 법의 평등 보호가 그네들도 포함시켜야 된다고 강변한다. 얼마 전까지도 동성애 부부가 어린 아이들을 입양할 수 없었던 장벽이 무너진 것도 그들의 평등 대우 주장이 먹혀 들어간 탓이다.
대법원이 심리할 한 사건은 1996년에 제정된 결혼 보호법이란 연방법에 관한 것이다. 그 법은 결혼을 남녀의 결합이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었다. 소위 동성의 결혼을 한 부부 중 하나가 죽었는데 연방 정부가 정상적 결혼 배우자의 생존자에게 지급하는 혜택을 동성 생존자에게는 지불하지 않은 것이 차별이라는 사건이다.
또 하나의 사건은 캘리포니아의 투표자 발의 제8항에 대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법원들이 게이들이 결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선고해서 1만쌍 이상이 결혼을 한데 대한 시민들의 반발로 동성결혼을 불법화시킨 것이 제8항인데 그것이 연방 헌법의 평등 보호 조항을 위배한 것이라는 사건이다.
대법원의 결정은 세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결혼은 남녀 간의 결합이니까 동성들이 결혼할 수 없다는 결정이 보수 진영의 바램이다. 동성애자들은 동성끼리 결혼이 합헌이라는 혁명적 결과를 기대할 것이다. 셋째 가능성은 동성애 결혼을 주법으로 허락하는 곳에서는 동성애 배우자들의 혜택이 정상 결혼 배우자들의 혜택과 꼭 같아야 하지만 동성 결혼을 금하는 주들의 법 자체가 위헌은 아니라는 중간선일 것이다.
정말 이 세상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이러다가는 짐승과 결혼할 권리를 달라고 나올 자들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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