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군림한 애플 회사 때문에 많은 신조어가 생겨났다. I-폰, I-패드, I-팟 등은 물론이고 그와 같은 새 기기들과 기술들을 응용한다는 의미로 application(어플리케이션) 이란 말을 줄여 apps(앱스)라 불리우는 프로그램이 양산되고 있다. 인터넷 세상의 또 다른 현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나 개인들에 대한 평가를 마련하는 웹사이트들이다. 앤지 라는 여인이 시작했다고 해서 엔지스 리스트라 불리는 소비자 평가 내지 추천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개가 캥캥 짖는다 또는 불평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YELP란 것도 있다. 새 도시로 이사 간 사람들이 부근의 의사, 세탁소, 치과, 건설 수리업자 등 중에서 하나 고려 할 때 참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서비스 제공자들로부터 좋은 경험을 해서 최고로 별 다섯 개를 주는 경우도 있지만 정반대로 별 하나도 주기 아까울 뿐 아니라 억울하게 당한 일에 대해 하소연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현재 버지니아주 훼어팩스군 순회법원에 계류 중인 페레즈 대 딧츠 건축회사 사건도 YELP(옐프) 사이트에 게재된 페레즈 여인의 딧츠 회사에 대한 혹평에서 비롯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방송 보도에 의하면 페레즈와 딧츠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라는데 좌우간 페레즈가 작년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하여 페인트 칠, 마루 수선, 전기와 수도 수리 등 자잘구레한 집수리가 필요했을 때 딧츠의 회사를 고용했단다. 그 결과는 실망 정도가 아니라 악몽 그 자체였었던지 페레즈는 YELP 사이트에 딧츠(회사)에 대한 악평을 퍼부어댔다. 집수리를 제대로 하기는커녕 집을 망가트려 예상했던 것보다 몇 천 달러를 더 쓰게 만들었다는 것은 약과이고 일을 안한 것도 한 것처럼 청구서를 보냈으며 딧츠가 열쇠를 가지고 있는 동안 자신의 귀금속이 분실되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다른 소비자들에게 ‘결론을 말하자면 건축업자의 이같은 악몽을 겪지 말라’는 충고마저 곁들여져 있다.
딧츠의 주장은 전혀 딴판이다. 일을 제대로 했을뿐더러 페레즈가 돈을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는데 더해 자기를 도둑으로 모는 등 자기의 명예를 훼손하고 자기의 비즈니스에 손해를 입혔으니까 75만불을 청구하는 고소를 제기한 것이다. 페레즈의 거짓에 입각한 혹평 때문에 30만불의 비즈니스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도 들어 있다. YELP 평가에 있어서 별 하나가 첨가되면 식당의 매상이 5% 내지 9% 증가된다는 연구도 있다니까 비즈니스들이 평가에 신경을 쓰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딧츠는 이번 수요일 가처분 신청에서 부분적으로 승리했다. 담당판사는 페레즈에게 딧츠가 그의 귀금속을 훔쳤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내용과 딧츠가 계약금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는 내용을 YELP나 딴 웹사이트에서 제거해야 하며 다시는 언급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한 것이다. 딧츠가 도둑질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거나 기소된 적이 없기 때문이며 계약금 지불 소송은 판결이 없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페레즈 여인은 불어가는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만 아니라 이번 사건에서 패소될 가능성이 높아서 딧츠와 법정 밖의 타협을 보고자 시도할 것이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어 있는 나라지만 몇 가지는 안되는 게 있다. 그렇다고 사전 검열은 아니고 사후에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가와 정부 전복 등의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이 되는 언론 활동, 외설, 프라이버시 침해와 명예 훼손이다. 명예 훼손 소송에 있어서 진실은 절대적인 방어가 된다. 즉 명예 훼손의 요건은 말이나 글의 내용이 거짓이어야 하며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 즉 짓밟는 것이어야 된다. 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의견이나 견해는 얼마든지 피력할 수 있다. 따라서 페레즈 여인이 딧츠 회사의 건축일이 엉망이라는 혹평은 자기의 주관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집 열쇠를 자기 말고는 딧츠만이 가지고 있을 때 귀금속이 없어졌다는 것은 딧츠를 도둑으로 모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따라서 판사의 삭제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연방법으로 YELP 등 웹사이트는 제삼자가 실은 글의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그 점이 신문이나 잡지와는 다르다. 좌우간 인터넷에서 백가쟁명이 불꽃 튀듯 벌어지는 가운데 명예훼손 사건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란다. 대부분의 사건들은 판사들이나 배심원들이 의견 표현을 보호하는 판결을 내려 피고들이 승소한다지만 거짓으로 명예를 망가트리는 경우는 다르다. 그래서 원고 승소도 드물지 않은 모양이다. 캘리포니아의 어떤 테크놀로지 회사는 그 회사가 동업회사들로부터 돈을 훔쳤다고 주장한 블로거를 고소한 결과 160만불 승소를 했다는 보도이다. 또 플로리다의 어떤 여인은 자기를 ‘도둑’ 그리고 ‘사기꾼’이라고 부른 타주의 여인에게서 1,130만불짜리 승소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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