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1월 29일 아침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출발한 대한항공 858기가 북한 김정일 책임 하에 있던 중앙당 대외 조사국 소속 대남 특수공작원 김현희(마유미)와 김승일이 가동시킨 시한폭탄으로 기장 김직한 외 114명 전원이 기체와 더불어 공중 분해됐다. 태국의 방콕 도착 45분전 인도양 안다만 3만5천 피드 상공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북한이 남한의 88서울올림픽 개최를 저지하고 대선정국을 방해하고자 또한 김정일이 주석 김일성에게 자신의 후계자 자리를 확고히 각인시키려는 의도 하에 감행한 만행이었다. 이로인해 미국은 북한을 테러국가로 지정했다. 이후 10여 년간 친북·좌편향 정권의 막대한 자금과 현물지원으로 북한은 핵보유국 및 장거리 유도탄 수출국으로 도약했고 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북 간의 냉전은 더욱 악화됐다. 김현희와 김승일은 전날 바그다드에서 이륙 직전에 의도적으로 막차로 탑승한 후 3시간40여분의 비행 중에 은밀히 선반 안에 시한장치와 2병의 양주병으로 위장된 액체 시한폭탄을 설치했다. 이들은 중간 도착지 아부다비 공항에서 내려 제3국으로 경유해 도피하려고 사전에 예약한 암만 행 요르단 항공기를 타려했으나 이 항공기가 결항됐다. 당황한 이들은 조속히 현지를 탈출해 바레인을 거쳐, 곧 바로 암만으로 도피한 후 부다페스트를 경유해 평양으로 귀국하고자 ‘GULF AIR 013’편 비행기에 탑승했다. 1971년에 KAL에 입사한 필자는 당시 16년차 1만4천 비행시간 경력의 기장으로 사고 3주전에 858기 승무 명령이 났었다. 그런데 출발 48시간 전에 아무런 이유 없이 혼자만 변경돼 857로 비행한 후 바그다드에서 858로 변경되는 김직한, 이규호 기장에게 인계했다. 이후 12시간여 휴식 후 승무계획에 따라 바레인으로 가서 ‘GULF AIR 013’에 송성윤, 송하수 기장들과 탑승했는데 바로 뒷자리에 김현희와 김승일이 앉아있었다.저들은 대한항공 복장인 우리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외면했고 도착 바레인 공항에서 저들은 요르단 항공 카운터에서 환승 탑승수속 했었다. 사고 후 여행 행적에 의심을 품은 수사진은 호텔 투숙중인 이들을 심문했고 가짜 일본여권이 탄로 나자 다음날 공항출국 직전에 연행됐다. 도중에 김승일은 음독자살하고 김현희는 자살미수로 끝나 한국으로 압송됐다. 이후 국가안전기획부에서 보호기간 중에 심경변화로 자수함으로 모든 음모 일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그러나 친북좌경세력이 사회요소 마다 득세함으로써 소위 과거사 바로잡기, 반미 청년회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이 KAL 858사고는 정치적 목적으로 국정원이 조작한 가짜 음모로 국민을 기만한 사기극이라고 광분했다. 또 황당무계한 친북일변도의 추리소설을 전대협이 각색 보강한 ‘의혹 속의 KAL기 폭파’ 책 등이 시중에 배포됐다. 또 조현이 22가지 의혹 인쇄물을 살포함으로써 가짜 김현희 분위기에 편승, TV방송매체들이 경쟁적으로 편향보도 함으로써 급기야 국정원마저 가세한 웃지못할 희극의 극치를 이루었다.소위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국정원의 부실한 자료 처리로 의혹이 확대됨에 따라 다시 김현희를 직접조사 하겠다고 함으로써 김현희는 사법부에 3번, 과거사위원회에 4번, 진실화해위원회에 5번이나 가게 되고 다시 과거사위에서 6번째 조사를 받으면서 세계 사법사상 단일사건 최다 재심을 받았다. 일사부재리 법 원리마저 깔아뭉개는 비 문명적 관례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사고전날 아부다비 공항에서 858기 보잉707C(HL7406)를 김직한, 이규호 기장에게 인계하며 그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웠다. 이순간이 이들과 생사의 이별인지 누군들 알았으리오. 동갑내기인 이규호 기장은 작별의 악수를 하면서 귓속 말로 조용히 속삭였다. “현 형과 같이 가야 하는 건데, 곧장 뒤따라와요!” 그는 힘없이 쓸쓸히 조종실로 사라졌다. 운명을 예견한 것 같은 행동임을 후에 알게 된 것이다.“이규호 기장,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소서, 살아 남은자의 죄책 속에 오늘도 당신을 그리며 명복을 빕니다. 또한 산화하신 김직한, 박명규, 성보경, 황창남 기장 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 글을 삼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