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도덕경, 42장’에서 위도일손(爲道日損), 참된 도의 길은 날마다 버리고 비우는 것이라 역설한다. 비우라 그래야 채울 수 있다. 비우지 않으면 채울 방법이 없다는 노자의 역발상이다. 노자는 비움과 버림의 철학은 당시 춘추전국시대(기원전770-221)가 추구했던 채움의 경쟁시대, 정복 전쟁과 영토 확장, 힘과 권력이 최우선으로 여겨졌던 그 시대에 오히려 “비우는 것에 참된 삶의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춘추시대(기원전 770-403) 초 140여개의 도시국가들이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221)에 이르러 7대 강국(전국 칠웅: 연(燕) 위(魏) 제(齊) 조(趙) 진(秦) 초(楚) 한(韓))에 편입되었으니, 얼마나 영토 확장을 위한 정복 전쟁이 극심했겠는가! 그 시대 최고의 가치는 힘과 권력을 가지고 채우고 소유하는 것이 최고의 도(道)였다. 그러한 사회 질서에 오히려 버려야 산다! 비워야 참된 가치를 누린다! 했으니 가히 혁명적이고 개혁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사실 실력을 쌓고 부와 명예를 갖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더 어려운 것은 힘들게 소유한 것과 최선을 다해서 얻은 최고의 것을 비우고 버린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노자는 버리라! 비우라! 그리고 또 날마다 비우라! 말한다. 노자의 위도일손의 가치 철학, 비움과 버림의 철학이 이 시대에도 필요한 가치의 혁명이 아닐까?
성경은 이미 비움과 버림으로 최고의 능력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했길래 이 마음을 품으라 하셨을까? 예수님의 마음은 철저한 자기 비움과 버림의 마음을 가지고 계셨던 것이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의 죽으심이라(빌2:5-8)”
먼저, 자기를 비우려면 모든 권위와 명예와 자격들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등됨의 모든 것을 비우셨다. 그리고 두 번째는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종으로 기꺼이 내려가셨다. 세 번째 비움의 단계는 자신을 죽여야 한다. 예수님은 죽으셨다.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다. 비움의 최고 경지는 십자가에 죽음이다.
그리스도께서 십가가에 죽으심은 멋있게 보이고 영웅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죽으신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가치와 참된 진리의 길을 가르치시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갈라디아 l5장 24절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요구하신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정욕과 욕심과 모든 것을 십자가에 못 박아버린 사람들이다. 이 말씀은 모든 것을 십자가에 못박아 비우고 죽지 않으면 참된 진리(眞理, 道)의 사람들이 될 수 없으며 사람들을 진리로 이끌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그럼에도 이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비우기는커녕 쌓고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사람 많이 채워진 곳이 좋은 곳이라 착각하고 산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 사치와 허영으로 온통 채우기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예배당은 온통 쇼와 이벤트로 채워져 버렸다. 세상의 것들이 차고 넘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강도의 굴혈이 되어 버린 성전을 보시며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고 크게 책망하시면서 완전히 비워 청소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비우지 않으면 주님이 비워버리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시대의 성전이나 이 시대의 교회 공동체의 타락의 정도가 별반 다르지 않지 않은가! 만약 그곳이 진리로 채워지고 있지 않다면 그곳은 강도의 소굴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온갖 세상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들과 마귀적인 것들을 비우고 버릴 때 그것이 더 큰 채워짐의 은혜와 소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