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장으로 있는 버지니아주 훼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회가 드디어 잭 데일 현 교육감의 뒤를 이을 후임 교육감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미국 대부분의 학군들은 교육위원회가 교육감을 고용한다. 교육위원회는 일반적으로 주민선거를 통해 선출되는데 버지니아주에서는 주 헌법에 각 지역학군의 공교육은 해당 학군의 교육위원회가 그 책임을 맡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교육위원들은 교육정책이나 예산수립 등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에 대한 집행은 교육감을 통해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감 선정 이상 중요한 일도 없다.
잭 데일 교육감은 내년 6월말로 은퇴한다. 지난 9년간 훼어팩스카운티에서 교육감으로 봉직하고 은퇴하는 것이다. 훼어팩스로 옮겨 오기전에 메릴랜드주의 후레드릭카운티에서도 8년동안 교육감으로 일을 했었으니 교육감직에 총 17년을 있게되는 셈이다. 이미 1년 전에 내년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훼어팩스카운티교육위원회는 사실 그동안 시간적 여유를 갖고 후임자 선정과정에 임할 수 있었다. 물론 작년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교육위원이 된 6명의 교육위원들이 그동안 업무파악에 바빠 사실 후임 교육감 선정작업에 바로 들어갈 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새로 교육감을 물색할 때 보통 이러한 작업을 도와줄 전문 컨설팅회사의 도움을 받는다. 그래서 그 동안 훼어팩스카운티 교육위원회는 그 작업을 도와줄 컨설팅회사 선정작업부터 진행해 지난 11월 첫째 정기회의에서 잭 데일 현 교육감 고용 시 도움을 주었던 같은 컨설팅회사에게 이번에도 자문을 받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러한 컨설팅회사 선정도 공개입찰과 철저한 심사를 거쳐 이루어졌다.
컨설팅회사 선정 후 교육위원회는 바로 이 회사의 담당자와 만나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일단,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훼어팩스카운티의 주민들과 여러 단체들로부터 후임교육감이 갖추어야 할 자질에 관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여러시간 토의를 했다. 그 결과 우선 오는 11월 26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설문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훼어팩스 주민은 누구든지 교육청 웹사이트(www.fcps.edu)에 가면 설문에 응할 수 있도록 링크를 준비해 놓을 예정이다. 그리고 설문조사는 영어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포함해 7개국어로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이 조사는 내년 1월 중순까지 계속될 예정이지만 일단 첫 단계 준비작업을 위한 통계를 12월 중순 쯤 정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참여하실 분들은 가능한 빨리 설문조사에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문조사와 더불어 진행될 것은 컨설팅회사 담당자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과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12월 3일부터 한 주에 걸쳐 있을 이 모임에는 지역사회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위시해 총 100개정도의 단체나 그룹을 따로 초청해 60회 이상의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한인사회 대표로 워싱턴한인회연합회와 버지니아한인회에게도 정식 초청장이 발송될 것이다. 지역사회 구성원이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이러한 모임은 12월 3일 싸우스카운티, 4일 랭리, 5일에는 로빈슨과 섄틸리, 그리고 6일에는 애난데일 고등학교에서 각각 저녁 7시에 있을 예정이다. 저녁시간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해서 6일 오전 10시와 7일 오후 1시에 훨스처치에 위치한 교육청에서도 모임을 가진다.
컨설팅회사는 일단 이렇게 설문조사와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모임을 통해 얻어진 자료들을 정리해 12월 20일의 교육위원회 정기회의 때 보고할 예정이다. 그 후 교육위원회의 토의를 통해 조정을 거쳐 1월초에 주민들에게 후임 교육감이 갖춰야할 자격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주민들로부터 다시 최종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리고 1월말까지는 이를 확정해 교육감직에 지원할 후보들도 참고하고 교육위원들이 가이드라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해 놓을 계획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교육감 선정처럼 중요한 일도 없다. 교육감은 궁극적으로 훼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교육을 매일 직접 챙기는 일을 맡아서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 어떠한 교육감이 우리에게 적절한가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는 설문조사와 컨설팅회사 담당자와의 만남에 적극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한인들의 높은 교육열은 이미 자타가 모두 공인하는 바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녀들의 학교 성적이나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곳 지역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이 되고 그렇게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이번의 교육감 선정처럼 중요한 지역 현안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아니,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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