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날로그는 따뜻함.깊이 넘쳐”
▶ 클래식.팝.뉴에이즈 등 모든 장르 음반 10만여 장 넘어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래된 LP 음반들을 보여주는 이기영 LP 수집가.
최근 몇넌전부터 아날로그로 제작된 레코드판 일명 LP 음반 시장이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뜨고 있다. 판을 앞뒤로 뒤집어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듣는 LP판은 그 소리가 CD 보다 따뜻하고 깊이 있고 원음에 가까워 LP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한인 이기영씨는 실내 건축 디자이너이지만 40여년째 LP판을 모으고 있는 LP판 수집가이다. 그가 소장한 레코드판은 팝, 재즈, 블루, 소울, 록, 뉴에이즈, 전자 음악,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총 10만장이 넘는다.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LP 음반들은 3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시중에선 구하기 힘든 추억의 음반들이고 60~70년대 판들이 주를 이루며 고가의 희귀 음반들도 많다. 전설적인 그룹 비틀스, 도어스, 롤링스톤즈, 기타리스트 이자 싱어송 라이터 지미헨드릭스 등 60년대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록 그룹과 가수들의 초창기 음반들과 루이 암스트롱, 마일스 데이비스 등과 같은 재즈 거장들의 오래된 재즈 음반들도 그가 아끼는 LP판들이다.
그가 레코드판을 모으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이다. 팝 음악이 한국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던 60, 70년대 당시 그 역시 팝 음악에 빠져 판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이씨는 "중학교 때인가 턴테이블에서 듣던 팝음악이 너무 좋아 고교시절부터 판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며 "당시에는 시중에서 레코드 원판을 구하기 힘들어 미팔군을 통해 판을 구입했다"고 말한다. 83년 미국으로 건너올 때 자신이 소장한 2000~3,000장에 달하는 판을 가져왔지만 이후에도 미국 전역을 돌며 판을 수집했다.
지금은 이베이나 맨하탄 레코드가게에서 판을 구입하지만 듣고 싶은 귀한 재즈 음반을 구입하기 위해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스까지 날아갈 만큼 재즈 마니아이기도 한 그가 소장한 오래된 재즈 LP판만 4만여장에 이른다. 이밖에 팝 음반이 5만장, 클래식 음반이 2만장이다. 집에서 보관하기 힘들어 자신의 실내 건축사무실과 식당 등 여러 곳에 분산, 보관중이다. 맨하탄 32가에 위치한 그의 건축사무소 R.디자인 사무실로 들어서면 벽면 빼곡하게 들어선 귀한 LP 음반들이 진열되어 있고 한 컨에는 턴테이블이 있다. 이곳에 가면 영국에서 처음 찍어낸 비틀즈의 69년도 앨범과 걸쭉한 목소리의 루이 암스트롱의 50년대 재즈 음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78년 링컨센터 데뷔 독창회 녹음 음반까지 없는 것이 없는 앤틱 음반들을 감상할 수 있다.
70, 80년대 한국의 음악 감상실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LP 음악을 좋아하는 지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다. 이씨는 음악보급 차원에서 앞으로 이곳을 문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LP 음반하면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지지직거리는 추억의 음반’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잘못된 편견”이라며 “보관이 잘된 좋은 LP 음반에서 나오는 소리는 CD보다 소리가 더 깨끗하고 좋은 원음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언젠가 좋아하는 추억의 LP 음반을 들려주는 레스토랑을 차리는 것이 꿈이었다"는 그는 그 목표를 이루어 현재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 ‘맥주와 치킨, DJ가 턴테이블로 들려주는 레코드 음악’이 어우러진 레스토랑 ‘턴테이블 매드 포 치킨’(Turntable Mad for Chicken)의 사장이기도 하다.
이 식당은 맥주와 한국 소주,바삭 바삭한 치킨과 떡볶이, 맛있는 다양한 안주거리와 함께 한국의 70,80년대 음악다방들에서 영감을 얻어 꾸민 DJ 박스 안에서 이씨가 틀어주는 레코드 음악, 60년대 TV 수상기와 LP 판들로 장식한 복고풍의 실내장식으로 LP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 이 식당(314 5th Avenue 2nd floor)은 손님 대부분이 미국 젊은이들로 뉴욕 매거진은 간판이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좁은 계단을 오르면 멋진 실내장식의 치킨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LP 음반을 좋아하다 보니 노래방과 제과점 등 뉴욕의 유명 업소들의 실내장식에 LP 음반 재킷이나 사진들을 이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했다.
피아노 건반 바를 만든 맨하탄 4가의 모노모노 레스토랑 뿐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바로 알려진 이태원의 올댓재즈의 실내디자인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가 운영하는 LP 뉴욕 닷컴 사이트(www.lpnewyork.com)는 방대한 양의 LP 음반들을 소개, 미국의 LP 마니아들 사이에 꽤 알려져 있다.
■ LP 마니아들이 찾는 뉴욕시 레코드 가게
⊙Academy Records & CDs 12 W 18th St,. NYC, 212-242-3000
⊙Gimme Gimme Records 325 E 5th St. NYC, 212-475-2955
⊙Bleecker Street Records 239 Bleecker St. NYC, 212-255-7899
⊙Colony Records 1619 Broadway, NYC, 212-265-2050
⊙Permanent Records 181 Franklin St. Brooklyn, 718-383-4083
⊙Colony Records 1619 Broadway, NYC, 212- 265-2050
⊙Reviews & More Info 580 Myrtle Ave, Brooklyn 718-622-7977
⊙Stray Vintage & More, 4809 Skillman Ave., Sunnyside, 718-779-7795
⊙Brooklyn Downtown Music Gallery 13 Monroe St. NYC 212-473-0043
⊙Other Music 15 E 4th St. NYC 212-477-8150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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