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연장 - 수십년 쓸 돈 더 준비해야
물가 상승 - 생활비·의료비 크게 늘어
증시 요동 - 401(k) 투자 반토막 될 수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은퇴생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은퇴생활에 위협이 되는 요인들을 사전에 리뷰해볼 필요가 있다.
은퇴생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수명의 연장, 물가상승, 증시의 변동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요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은퇴생활이 한결 수월해지거나 반대로 불편해질 수 있다.
걱정만 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차근차근 대책을 수립해서 이에 대처해 나가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외부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 우려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일들을 통계와 사실에 근거해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명의 연장
현재 65세에 은퇴한 부부는 92세까지 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27년 동안 생활비를 어떻게 해서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평균 수명은 1950년에서 2000년 사이에 10년이 늘었는데 이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총 120개월의 추가 월급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부터는 은퇴자들이 자신이 낸 세금보다 더 적은 부분을 베니핏으로 받게 되며 급기야 2037년에는 소셜시큐리티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혹자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조기에 수령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학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 수명이 더욱 연장될 것은 확실하다. 곧 100세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이는 데 60세에 은퇴한다면 40년을 더 산다는 이야기가 된다.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준비가 안 되었을 경우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은퇴연금은 사실상 없어진데다가 의료수가의 상승폭도 인플레이션을 앞지르고 있어 평균 수명의 연장이 그리 달가운 소식만은 아닐 수 있다.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예상 수명을 한 번 생각해 보고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소셜시큐리티 연금 외에 어디서 도출할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용 상승
1. 인플레이션
연방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1인 기준 식품, 개스, 유틸리티 비용이 20년 단위로 2~3배까지 늘었거나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인을 기준으로 한 생활비를 추산하는데 필요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데 통상적인 연 인플레율 3%를 훨씬 상회하는 것은 분명하다.
은퇴비용을 추산할 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우리가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항목들의 인플레율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100만달러가 커 보일지 몰라도 앞으로 20년 후의 100만달러는 지나온 20년을 생각하면 훨씬 더 값어치가 없어질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향후 생활비를 계산할 때도 인플레를 감안한 비용을 따져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2. 세금의 인상
연방 재무부는 지난 9월 마감한 2012회계연도 정부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조89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의 감세혜택 종료와 앞으로 10년간 재정지출 1조2,000억달러 자동 삭감 등 재정절벽 위기에 처해 있어 앞으로 5,000억달러 이상의 세금 인상, 1,000억달러의 자동지출 삭감을 통해 부채 비율을 줄여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즉 세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이다.
3. 의료비용의 폭등
65세 동갑 커플의 경우 은퇴 후 총 24만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6%가 늘어난 수준이다. 의료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은퇴계획을 논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마지막으로 여생을 보낼 주거지의 물가는 물론 개인의 건강상태를 감안한 의료비용을 감안해 자금을 모아둘 필요가 있다.
장기 간호보험(Long Term Care Insurance)의 가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1년간 장기 간병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7만6,000달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흔히 메디케어나 메디칼이 의료비용을 다 커버할 것이라고 오해한다. 노년의 건강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 간호보험의 프리미엄을 알아보고 주변의 사례도 검토해서 가능하면 가입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증시의 변동성
2008년 경제위기를 기억하는 투자가들은 그 당시 본인이 투자한 401(k) 직장 은퇴연금 등이 반 토막 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뮤추얼 펀드의 형식으로 투자된 포트폴리오든 개인 종목이든 당시에 웬만하면 절반 안팎으로 유동자산이 증발했다. 물론 부동산 가격도 폭락했다. 포트폴리오에 놓아둔 자산을 너무 신뢰하면 안 된다. 예전에 월드컴에 자사 주식을 매입해서 401(k)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직원들이 회사가 파산하면서 직장 은퇴연금도 통째로 날아간 적이 있다. 증시에 모든 자금을 넣기보다는 현금, 부동산, 증시, 예금 등으로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
은퇴계획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본인의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직접 짜서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제상황은 돌발변수가 너무 많아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대비해가는 수밖에 없다. 프루덴셜사의 마이클 박 파이낸셜 서비스 매니저는 “수명의 연장, 물가 상승, 증시의 변동성은 미국의 생활 및 경제 환경의 피할 수 없는 요소”라며 “이를 감안해서 은퇴계획을 세울 때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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