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재 미 국영 MBN-TV 에디터 훼어팩스, VA
1994년, 이동우(초대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회장), 함두찬(전 언론인)씨 부부는 고국으로 돌아온 할머니들을 만나기 위해 떠난다.
그곳에서 50년 동안 한번도 차마 입밖으로 말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수치스런 슬픈 과거를 눈물을 흘리며 생애 처음으로 털어놓는 장면을 비디오로 담아오게 된다. 그리고 1995년 3월 이들 부부와 최상미 씨가 필자의 스튜디오를 찾아왔다. 필자도 이 인터뷰 비디오를 보는 순간, 너무나 가슴이 아려왔다.
우리는 인터뷰 비디오를 작품화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미 국회도서관에서 영화필름(Footage)을 찾아내고 각종 2차 대전 다큐멘타리에서 관련된 영상을 발굴했다. 그리고 초창기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이하 정대위) 회원들도 각종 기록사진을 발굴했고 지금 병상에 있는 최상미 씨는 영문으로 원고를 쓰게 된다. 드디어 필자의 스튜디오에서 최초 영문판 다큐멘타리 “Comfort Women”이 탄생되었다. 정대위 그리고 Comfort Women. 이 모든 것이 워싱턴 한인이 만들어 낸 워싱턴 산(産)인 셈이다. 당시 필자도 이 작품을 만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1995년 4월, 미 국회의사당과 대법원 옆에 있는 미 연합감리교 회관에서 “정신대 문제 전시회”가 열렸다. 미국의 국회의원, 행정부 공무원, 신문, 방송기자들로 초만원을 이루었다. 워싱턴 한인들이 최초로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정신대를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초창기 회원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후 그 자리에서 한달동안 정대위 회원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면서 시간을 내어 사진전시와 비디오 상영을 하게 된다.
그리고 1995년 그해 가을, 함두찬, 이동우씨 부부는 중국 베이징에서 제 4차 세계여성대회에 전시할 작품, 대형가방 2개를 싣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현 회장 김광자 씨도 중국에서 합류해 사진을 전시하고 영화관에서는 “Comfort Women”비디오를 상영하여 세계 여성들에게 일본의 만행을 알리게 된다. 이곳에서의 전시회도 대성황이었다. 어느 젊은 일본여성은 이런 우리의 수치스런 역사가 있었냐고, 어떻게 하면 이 죄 값을 갚겠냐며 흐느끼기도 했단다.
그리고 이들은 워싱턴의 일본대사관과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한편으로는 연방 국회의원, 그리고 미 정부 고위공무원들을 찾아가 인터뷰 요청을 하여 그들에게 일본의 만행을 전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초창기 정대위 회원들과 이들의 노고와 희생이 없었다면 돌아온 희생자 할머니들이 입 밖에 내기도 싫은 슬픈 과거의 이야기를 미국과 전 세계에 어떻게 알렸겠나? 워싱턴에서의 이 작은 불씨는 결국 고국으로도 번지게 되고 전 세계 한인들도 합류하게 된다. 끝내 이동우 씨는 피로에 지쳐 병상에 눕게 되고 두 내외는 플로리다로 휴양차 내려가 그곳에서 요양 중이다. 현재 많이 완쾌가 되었단다.
정대위 회원들은 자신들이 사는 이 워싱턴에서 정신대 문제에 대해 전 세계로 불씨를 지폈다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이 오피니언 란에 이영묵 씨가 “쪽팔린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글 몇줄로 그들의 노고를 묵살해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독자 한분이 반박의 글을 기고하고 워싱턴정대위 공동이사장인 이문형 씨의 반박의 글도 실리게 되었다. 두 분 모두 정확한 지적이었다. 필자도이영묵씨의 글을 읽는 동안 몹시 불쾌하였으니까. 하지만 어쩌랴. 이 오피니언 란은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열린 지면이 아닌가?
그러나 마지막 글에 이영묵 씨는 상품하나를 만들어 그 수익으로 돌아온 희생자 할머니들을 도와주자는 의견이었다. 좋은 의견이었다. 정대위가 충분한 로비자금이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더 유리한 결과를 얻었으리라. 며칠전 한국일보에서 읽은 기사중 구글의 지도에서 독도의 한국어 명칭이 지워졌단다.
전 국민이 밀어주는 상품의 수익금으로 충분한 자금을 갖고 로비활동을 하면 아마도 김장훈 가수가 자기의 수익으로 뛰어다니는 효과보다는 더 나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상품이 이곳 식품점에서 팔린다면 필자는 그 상품을 애용할 것 같다.
어느 능력있는 분이 모국에 건의하여 이 의견을 실행 했으면 한다.
그리고 다시한번 정신대 문제의 불씨를 지핀 초창기 정대위 회원들에게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자! 선배님들 이제 그만 화를 푸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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