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로컬자본으로 미국 땅에 설립한 최초의 한인은행 인 한미은행이 올해 창립 30 주년을 맞았다. 정원훈 초대행 장과 조지 최 초대이사장이 100명의 일반주주와 이사 8 명으로부터 투자받은 총 544 만2,500달러의 자본금으로 설 립한 한미은행은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한인사회와 희 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벤자민 홍 행장(1988~1994) 의 실질적인 미국식 경영기 법과 한인은행 최초 SBA 융 자, 민수봉 행장(1994~1999)의 글로벌은행 인수 및 한인 커 뮤니티 최대은행 등극, 육증 훈 행장(1999~2003)의 지주회 사 설립 및 나스닥 상장에 이 어 유재환 행장(2003~2004) 의 퍼시픽 유니온 은행(PUB) 인수로 한미는 타 은행이 넘 볼 수 없는 최대 한인은행으 로 위치를 공고히 했다. 한미 이사회는 이에 만족하지 않 고 커뮤니티 뱅크에서 한 단 계 업그레이드된 리저널 뱅크 로 도약을 위해 미 주류사회 에서 경제학자로 유명한 손 성원 박사를 행장으로 영입 (2005~2007)했지만 실적부진 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은행의 위기가 찾 아왔다.
유재승 행장이 취임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보호 신청 등으로 급박하게 이어지는 미 금융위기 후 폭 풍으로 한때 풍전등화 같은 운명에 처했다. 즉 부실대출 급증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누적되면서 자본금 잠식으 로 자본건전성이 급격히 악 화된 데다 인디맥 은행 파산 까지 겹쳐 불안감을 느낀 일 부 고객들이 구좌를 폐쇄하 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2009 년 말 감독국으로부터 1억달 러 증자명령을 받았을 때 증 자에 실패하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다행히 2010년 우리금융 지주로부터 최대 2억4,000만 달러 투자계약을 맺은 것이 결정적으로 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며 한 인 커뮤니티의 지원 속에 1억 2,000만달러의 주식공모를 통 해 증자에 성공하면서 기사회 생했다. 결국 지난해 6월 우리 금융지주의 한미은행 인수무 산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하게 됐다. 한미은행은 그러나 2011 년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 병으로 BBCN 은행이 탄생하 면서 자산기준 한인 커뮤니티 최대 규모의 은행 자리를 13 년만에 내놓게 됐다. 30달러 를 넘기도 했던 한미주식이 한때 주당 1달러도 안 되는 페니스탁으로 전락해 한미은 행에 투자했던 많은 투자자들 이 손실을 입었다. 지난 4년여 간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 주 식병합 등을 거쳐 이젠 주가 가 12달러 대로 진입하는 등 회복국면을 보이고 있다. 한미은행은 그동안 가주외 환은행(CKB)으로 더 잘 알려 진 퍼시픽 유니온 은행(PUB) 에 이어서 한인 금융계의 은 행 사관학교 역할을 해왔다.
벤자민 홍 행장, 민수봉 행장, 육증훈 행장 등이 퇴임 후 윌 셔, 새한은행 등의 행장으로 일했으며 조앤 김 커먼웰스 은행장, 조혜영 태평양은행장, 민 김 오픈은행장 등도 한미 의 지점장을 지냈고 한인 금 융계의 무수한 인재들이 한 미를 거쳐 갔다. 월가에서 한 미은행은 지난 수십년간 한 인은행의 대명사였다. 그만큼 한미은행의 비중이 컸기 때 문에 한미은행이 주춤하면 다른 은행의 주가도 휘청거 릴 정도였다.
한미은행 이사진은 한인경 제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 을 한 은행을 설립하고 성장 시킨 공로도 있지만 경영진 에 대한 간섭, 전문성 부족으 로 은행 발전을 저해한 책임 도 동시에 갖고 있다. 한미의 성장은 충성도 높은 고객, 애 사심 투철한 직원, 한인 커뮤 니티의 관심과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젠 외형에 치우치기보다 는 내실을 기하면서 차근차근 하게 순익을 올리는 것이 중 요하고 한미가 광고모델로 영 입한 추신수 선수처럼 끊임없 는 도전정신과 노력, 또한 지 난 수년간의 역경을 이기고 새로운 내일로 도약하는 자세 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한인사회에 안 주하지 말고 소비자들이 원하 는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 스를 개발하고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지점망을 넓히면서 주류 사회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 리하고 커뮤니티에 이익을 환 원하면서 경쟁력 있는 은행이 되는 것이 한미의 새로운 과 제이다.
peterpak@koreatimes.com
<박흥률 부국장 겸 기획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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