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오페라, 푸치니 ‘나비부인’ 내달 공연
LA 오페라가 이번 시즌 세 번째 작품으로 푸치니의‘나비부인’(Madame Butterfly)을 11월17일부터 12월9일까지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공연한다.
‘마담 버터플라이’는‘라 보엠’‘토스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는 푸치니의 명작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며 LA 오페라가 창단 후 두 번째로 올렸던 작품이기도 하다. 동서양의 만남과 풍부한 이국정서가 잘 표현된 탓에 오랫동안 오페라 팬의 사랑을 받아왔다.
흐드러진 벚꽃·화려한 기모노 이국적 세트
주인공에 소프라노 기대주 옥사나 다이카
한인 바리톤 김무성, 야마도리 공 맡아 열연
이번 시즌 무대에 오르는 ‘나비부인’은 LA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유명 감독 론 대니얼스가 연출을 맡은 역작이다. 론 대니얼스는 2년 전 플라시도 도밍고 주연의 ‘일 포스티노’(Il Postino) 초연 프로덕션으로 호평 받았던 감독. 흐드러진 벚꽃 풍경과 매혹적이고 이국적인 세트, 화려한 기모노 의상 등이 특히 아름다운 프로덕션으로 꾸몄다.
지휘는 LA 매스터코랄의 음악감독 그랜트 거숀.
1900년께 일본 나가사키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게이샤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집안이 몰락하여 게이샤가 된 15세의 꽃다운 나비아가씨 초초상은 미 해군장교 핑커튼의 무책임한 불장난을 참사랑으로 믿고,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독교로 개종까지 하면서 그와 결혼한다. 얼마 후 핑커튼은 곧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고향으로 떠나버리고, 초초상은 아들을 낳아 기르며 남편을 손꼽아 기다린다. 핑커튼의 친구인 미국 대사 샤플레스는 나비부인에게 그만 단념하고 야마도리 공과 재혼하라고 설득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아들과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며 거절한다.
3년 후, 초초상은 드디어 핑커튼의 배가 입항한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는 이미 미국 여인 케이트와 다시 결혼한 상태. 초초상은 핑커튼의 새 아내가 자신의 아들을 키우고자 한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모든 것을 단념하고 아버지가 물려준 단도에 새겨진 ‘명예로운 삶을 못살 때에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겠다’는 문구를 읽으며 자결한다.
초초상은 푸치니가 작곡하면서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사랑했던 청순가련형 여인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가냘프고 순정적인 동양의 여인상(요즘 시대에는 전혀 아니지만)을 표현하고 있다. 푸치니는 자기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미미, 토스카, 마농, 투란도트) 중에서 초초상을 가장 사랑했으며 생애 마지막까지 가장 좋아한 작품이 ‘나비부인’이라 고백한 바 있다.
‘나비부인’은 주인공 소프라노가 무대에 등장하여 오페라가 끝날 때까지 거의 쉬지 않고 노래하는 소프라노의 존재감이 매우 큰 ‘프리마돈나 오페라’이며 음악이 대부분 나비부인의 독창곡이나 중창으로 되어 있다. 당연히 귀에 익은 아리아가 많고, 관능적인 사랑의 노래들과 호소력 강한 푸치니 특유의 매력적인 선율이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1막에서 신혼의 단꿈에 젖어 애교를 부리는 사랑스러운 소녀의 목소리, 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며 상봉의 순간을 구구절절 노래하는 성숙한 여인의 목소리, 마지막 장면에서 격정적으로 노래하는 장면 등 기복이 큰 감정표현과 연속되는 고음으로 최고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소프라노 역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우크라이나 출신 소프라노 옥사나 다이카(Oksana Dyka)가 초초상 역을 노래한다. 지난 시즌 차이코프스키의 ‘유진 오네긴’에서 타티아나 역을 맡아 너무나 아름답게 소화했던 소프라노라 기대가 크다.
핑커튼 대위 역의 테너 브랜든 조바노비치(Brandon Jovanovich)는 이 역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극찬 받았다. 하녀 수주키 역은 메조소프라노 밀레나 키틱, 샤플레스 역은 베이스바리톤 에릭 오웬스가 출연하고, 초초상에게 청혼하는 야마도리 공 역은 한인 바리톤 김무섭이 맡는다. 김무섭은 지난 시즌에도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머큐시오 역을, 푸치니의 ‘라보엠’에서는 쇼나르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바 있다.
공연 스케줄은 11월17일부터 12월9일까지 6회 공연. 17일의 오프닝 공연은 클래식 라디오 방송 KUSC(91.5 FM)을 통해 생중계된다.
티켓은 19달러부터 293달러까지. www.laopera.com, (213)972-8001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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