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내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차터스쿨 인가에 관한 논의를 가졌다. 차터스쿨은 공립학교이다. 그러나 모든 공립학교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법규정으로부터 부분적으로 자유스러울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규정 적용의 완화나 제외는 주 교육위원회로부터 승인이 있어야 한다.
차터스쿨은 워싱턴디씨 등 큰 도시에서는 제법 있다. 훼어팩스 카운티 같이 학력성취도가 높은곳에서는 상관 없을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훼어팩스 카운티에서 차터스쿨이 거론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약 10년 전에 자폐증 자녀들을 두고 있는 부모들이 교육환경 개선과 새로운 교수법 실시를 요구하며 자폐증 학생들을 위한 차터스쿨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차터스쿨을 인가해주는 대신에 그들의 요구사항들을 기존 학 교에 반영해 자폐증 학생들을 위한 추가 교사를 투입하고 새로운 교수법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또한 얼마전까지 약 2년 전엔 문을 닫은 한 초등학교에 중국어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초등학교 차터스쿨을 열겠다고 신청을 준비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에 논의되었던 차터스쿨은 Fairfax Leadership Academy (FLA)라고 불리는데 중, 고등학교로 한 학년에 75명씩 모두 450명의 작은 규모이다. 일단 중학교 두 학년으로 시작해 매년 한 학년씩 추가할 계획이라 했다. 수업일수도 기존 공립학교의 법정 180일보다 5주 이상 늘리고 수업시간도 매일 한 시간 많은 8시간이다.
대상 학생들은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현재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라고 한다. 모든 학생들의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수업일수와 시간 증가에 필요한 추가 재원은 외부에서 그랜트를 받아 충당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교장, 교감, 도서관 사서, 카운셀러들도 모두 수업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기에 생각만큼 많은 액수의 그랜트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학교는 그래함로드 초등학교가 현재의 위치로 옮기기 전에 있었던 폴스처치에 위치한 옛 건물을 사용하고 싶다 했다. 현재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교욱위원회가 그래함로드 초등학교를 옮기면서 구건물은 지역사회 용도로 쓰겠다고 약속한바 있어 차터스쿨이 인가되더라도 이 건물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지역사회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어 보아야 할 것이다.
FLA 차터스쿨 신청은 약 2년반 전부터 훼어팩스 공립학교에서 현재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 몇 명이 주축으로 추진되어 왔다. 그동안 주교육위원회로부터 검토, 승인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버지니아주에서 차터스쿨 인가에 대한 최종 결정은 각 학군의 교육위원회에 달려있다.
훼어팩스 교육위원회는 신청서가 접수된 이후 교육청 스탭으로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신청내용 검토를 맡겼고 이에 대한 보고를 접수했다. 그리고 공청회도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고, 다음 주 목요일에 열리는 정기회의에서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학교가 계획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그랜트나 기부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만족스러운 구체적인 정보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더우기 초기자금으로 기대했던 연방정부의 그랜트를 이번 해에 받지 못해 원했던 2013년 8월의 개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교를 1년 정도 늦추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일단 연방정부로부터 이번에 그랜트를 받지 못한 이유를 확인해 본 후 내년에 그랜트 신청을 다시 하겠단다. 그리고 그 사이에 교육청 스탭들이 보기에 미흡했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다른 부분들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그래서 교육위원회도 인가 여부에 대한 결정을 굳이 다음 주에 할 필요 없어 적어도 내년 봄 이후로 유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다.
이번에 신청된 FLA차터스쿨 인가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나오든 이번에 신청을 준비한 교육자들의 노력과 진정성은 높이 살만하다. 그들이 대상으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좀 더 개개인에게 맞춤형 학업기회를 제공한다거나 수업일자와 수업시간을 늘이는 방법은 한 번 시도해 볼만 하다. 이 차터스쿨의 성공여부를 통해 교육청에서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학교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스탭들이 지적한 미비한 점을 보완하는 일은 중요하다.
신청서 상에는 모든 것이 핑크빛 같고 순탄하게 잘 될 듯 보이지만 재원, 커리큘럼, 시설들이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고 교육청도 제대로 배워 볼 기회를 가질 수 없다. 그리고 차터스쿨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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