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시작되면서 12학년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 달 말이면 조기전형 지원을, 내달 말에는 UC, 12월 말에는 사립대 정시전형 지원을 마쳐야 하니 숨 막히는 과정들이 3개월간 계속되는 셈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행에 옮기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다. 그 중 하나가 추천서를 받는 것이다. 자신과 친한 교사와 카운슬러가 있으니 적당한 때 부탁하면 곧바로 잘 써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특히 명문대 지원을 준비 중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대입 컨설팅 기관인 어드미션 매스터스 제이 박 디렉터를 통해 추천서에 대해 알아봤다.
나를 잘 아는 교사라야 알찬 내용 담아
학생의 상세한 레주메 함께 주면 큰 도움
경쟁 심한 명문대일수록 당락에도 영향
■ 추천서의 의미
추천서를 대학에서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지원자에 대한 칭찬 일색이라면 오히려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추천서는 교사와 카운슬러를 통해 지원자에 대한 제3자의 시각을 보는 것이다. 교실과 교실 밖에서의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대학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세계관이 분명한 학생, 자신의 환경이나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려도 도전하는 학생들을 원한다.
또 단지 학교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보다는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를 찾아 좀 더 열정적으로 진지하게 학문을 닦는 학생들을 찾는다. 이런 점들을 간파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추천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점 때문에 항상 추천서를 부탁할 교사와 카운슬러를 택할 때 신중을 기하라는 주문이 뒤따르게 된다. 정말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쓴 것과, 학생이 부탁을 해왔기 때문에 써주는 것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추천서 과소평가 말라
간혹 일부에서는 추천서가 당락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업과 과외활동, 에세이가 삼박자를 잘 이루면 그것으로 완벽한 지원서 패키지가 되고,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계산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자신이 또는 자녀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가 매우 우수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고, 이 학교에서 명문대 진학을 준비 중인 친구들은 아카데믹 부분이나 과외활동 등 스펙이 대단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학생들은 거의 지원하는 대학이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유명 대학들은 이들을 모두 합격시킬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절대 아니다. 한 학교가 이런데, 전국 단위로 생각해 보면 절로 합격 문은 까마득해진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쟁자들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추천서는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추천서 부탁 서둘러라
수험생들에게 하루하루가 중요하고 중요하다. 아직 추천서를 부탁하지 않았다면 서둘러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데드라인이 임박해 작성한 것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각해 작성한 추천서는 질적으로 다르고, 입학사정관들은 이를 쉽게 구분해 낸다.
1. 대학이 요구하는 것을 확인하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몇 개의 추천서를 요구하는지 분명히 알아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 홈페이지 어드미션에 들어가 직접 확인하도록 한다. 특히 대학에 따라 보다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MIT의 경우 한 명의 과학 또는 수학, 영어 또는 역사 교사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이는 자신이 누구에게 추천서를 부탁할 것인지와 연결된다. 최소 두 명의 과목 교사(체육과 아트는 제외)와 카운슬러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2. 관계를 생각해라
자신을 잘 알고 있어야 깊이 있는 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과 노력,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간 추천서를 받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A학점을 받은 교사라고 해서 무조건 그 선생님이 좋은 추천서를 써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만의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
3. 요청은 이렇게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 있는 교사와 카운슬러를 결정했다면 자신에 대해 상세히 기록된 레주메를 함께 전달해야 한다.
학교 또는 교사에 따라 추천서를 써주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정한 포맷에 따라 기재해 오면 이를 바탕으로 써주기도 하고, 기본 골격을 학생이 먼저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방식이던 그에 맞춰 신속히 학생의 몫을 처리해 주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다.
그리고 반드시 커버레터에 지원할 학교의 리스트와 마감일을 기록해야 한다. 만약 교사가 추천서를 일반 우편으로 보내기를 희망한다면 지원할 대학의 주소를 쓴 봉투에 우표를 붙여 드리는 게 좋다.
‘추천서 내용 보지 않겠다’항목에
‘yes’라고 표시, 서명하는 게 유리
■ 제이 박 디렉터의 조언
“추천서 항목을 보면 ‘I waive my right to access to this information’(나는 이 정보에 관련된 권리를 포기한다)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예’(yes)라고 표시하고 서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이 박(사진) 어드미션 매스터스 디렉터는 이렇게 해야 추천서에 기재한 내용을 읽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솔직한 내용을 추천서에 담을 수 있어 추천인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추천서의 내용에 관해 그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으며 추천서의 내용이 매우 호의적일 것이라고 지원자 스스로가 확신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디렉터는 또 잘 된 추천서를 보면 학생을 표현하는 단어 하나하나도 상당한 신경을 기울여 선택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며, 이런 추천서는 대학이 지원자의 됨됨이를 다각도로 이해하고 구분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추천서를 추가하려는 것과 관련, 이런 경우에는 과외활동이나 아르바이트 등과 연관된 추천서를 받을 것을 조언했다.
<황성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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