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
오바마 정부는 2011년 후반기부터 대외전략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전격 이동했다. 아시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역안정을 도모하는 전략이지만 내용적으론 중동에서의 후퇴다. 이스라엘을 위한 중동의 평화(안정)에 미국의 역할이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며, 더구나 아랍권의 민주화는 중동에서의 미국의 입지를 계속해서 축소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가 아시아에 주목한 실제적인 배경은 예상을 뛰어 넘는 중국의 급부상이 그 주된 원인이다.
게다가 조지 부시 대통령 재임 8년 동안의 반중친일의 노골적인 중국 물 먹이기 전략의 후과도 경기침체에서 허덕이는 미국에겐 위협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시아에 눈을 돌린 미국의 은근행보는 중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이라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지만 남중국해를 관통하는 대중국 봉쇄전략은 아시아지역에 새로운 긴장을 고조시켰다, 2012년에 들어서 미국은 동북아와 동남아는 물론이고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포괄하는 군사동맹벨트를 구축했다. 누가 봐도 대중국봉쇄의 동맹벨트다.
일본의 노다 정부는 19% 아래로 추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 민족주의를 무기로 꺼내 들었다. 민족주의는 정치 지도자들이 대중의 지지를 획득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자민당도 아닌)민주당 정부가 일본나라를 우경화로 이끄는 원인이다. 중국을 향해서는 ‘조어도(중국에선 댜오위다오, 일본에선 센카쿠)’를 한국에게는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국가간 분쟁을 일으키고 국민들을 부추켜서 갈등을 격화시켰다. 한.중.일 3개국이 영토분쟁에 휩싸였다.
사실, 일본이 시도 때도 없이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나라는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사할린주 쿠릴열도를 갖고는 러시아와 분쟁이다.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조어도’는 한국의 독도나 러시아의 쿠릴열도와는 그 내용이 일본에겐 좀 다르다. 독도(한국실효지배)나 사할린(러시아실효지배)은 남의 손에 있지만 ‘조어도’는 제 수중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어도’문제에 있어서 일본은 좀 더 결사적이다.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할 때보다도 자기 수중에 있는 것을 지키려 할 때에 좀도 전투적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분쟁인 ‘조어도’는 원래는 중국의 것이었고 중국을 침략(1894년 청일전쟁)한 일본이 빼앗았다.
1945년 동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이후에 모든 영토가 제 자리로 회복이 되었다. (독도가 원래의 주인인 한국의 땅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의 영향을 받지 못한 곳이 ‘조어도’다. ‘조어도’는 일본의 패망과 함께 미국의 점령지가 되었다. 1971년 6월 미국은 오키나와 함께 ‘조어도’를 일본에게 넘겨주었다. (미국의 닉슨대통령은 동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일본으로부터 충성서약을 받으면서 오키나와 반환협정에서 조어도까지 일본에게 넘겨주었다 ). 그래서 ‘조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지배는 전적으로 미국의 힘에 의해서였기 때문에 영토분쟁에서 일본에게 미국은 절대적인 셈이다.
일본 노다 총리의 유엔연설이 중국과 한국을 화나게 만들었다. 자국내 정치역학의 논리에 국제분쟁을 부추켜 이용하려는 꼼수다. 노다 총리의 행태(한.일간 영토분쟁)가 미국을 난처한 입장에 빠뜨렸다. 미국에게 ‘두 우방국 사이에서 한쪽만을 편들기 어렵다’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구상에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아시아에서 중국봉쇄체제의 핵심축으로 한.,미.일 군사협력체제에 공을 들였다. 지난 6월 한.미외교국방장관회의(2+2)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3각 군사협력을 노골적으로 표면화 시켰다.
한.일군사비밀보호협정의 체결(한국정부는 이 협정을 밀실처리하려다가 실패했다)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의 대아시아전략상 가장 환상적인 체제는 3국(한.미.일)간 군사협력체제다. 3각 체제의 구축을 위해서 한국의 권력으론 MB정부 이상의 좋은 환경이 없다고 여겼던 미국이 크게 당황했다. MB의 독도방문과 일왕에 대한 사과요구로 인하여 한.일 관계가 험악해졌기 때문이다.(여하튼 친미.친일 노선의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사과 발언은 아직까지 미스테리다). 게다가 이번 사태는 영토분쟁에 있어서 미국의 이중 잣대가 전면에 드러났다.
센카쿠열도에 관해서는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독도문제에 있어서는 중립을 고수한다. 영토분쟁에 있어서 철저한 불개입 원칙을 고수한다면서 미일동맹을 내 세워서 일본의 손을 들어 주었다. 미국에게 일본이냐 한국이냐의 선택을 요구하는 상황이 절대로 유리하지 않다. 그래서 독도를 지킬(미국이 한국의 손을 들도록 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실효지배 공고화다.
‘독도’도 그렇고 중국과의 ‘이어도’도 그렇다. 실리 위주로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으면 되는 곳에 왜, 깃발을 날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전쟁이 아니고는 실효지배는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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