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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gnam Style (n.)
a manner associated with lavish lifestyles in Seoul’s Gangnam district
강남스타일 (명사)
서울 강남 지역의 호사스러운 생활 스타일을 나타내는 일종의 매너

2012년 9월 12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Gangnam Style’을 오늘의 단어 중 하나로 올립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가수 싸이, 그러나 왠지 인류에 대한 자비심이 물씬 느껴지는 가수 싸이. 바로 그 분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YouTube 조회수 1억을 훨씬 넘긴 어느 날의 사건[?]입니다.

위키피디어의 ‘도시사전’ 정의를 읽어봅니다.

"Urban Dictionary is a Web-based dictionary of slang words and phrases, which contains 6,743,306 definitions as of 6 September 2012. 우리말 위키백과는 이렇게 풀고 있습니다.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 도시사전)는 사전 사이트이다.

주로 은어, 속어, 인터넷 유행어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가상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용어들이나 하위문화적인 표현도 담고 있다."

’Urban Dictionary’ 사이트를 방문해 ‘Gangnam Style’을 검색하니, "September 12, 2012 Urban Word of the Day’로 나옵니다. 2012년 9월 12일 어번 오늘의 단어로 ‘강남스타일’이 뜹니다. 뜻은 바로 타임 인터넷판이 소개한 그대로입니다.

Gangnam Style (n.)
a manner associated with lavish lifestyles in Seoul’s Gangnam district
강남스타일 (명사)
서울 강남 지역의 호사스러운 생활 스타일을 나타내는 일종의 매너

’lavish lifesyle’ [래~비쉬 라이프스타일]이란 사치스럽고 호사스럽고 아낌없이 돈쓰고 낭비하며 보란듯 ‘있는 행세하는 꼬라지’를 말합니다.

싸이가 미국 방송 출연하며 설명하는 표현 중엔 ‘classy’란 말도 살짝 내포되어 있죠. 멋지고 고급스러우며 매우 세련된 모습이 바로 ‘클래~씨’가 아니던가요?

거기에 싸구려란 뜻의 ‘cheesy’[취~지]를 버무려 "dress classy and dance cheesy"라 멋지게 뮤비를 설명하는겁니다. ‘옷은 잘 차려입고 춤은 망가지게 춘다?"

어쨌든, 질풍노도의 세계적 열풍을 몰고온 Psy의 ‘Gangnam Style’, 도대체 이 뮤직비디오의 그 어느 구석이 전 세계인에게 그토록 흥미로운 걸까요?

비교적 단순한 비트지만 나름대로 음악성이 있는 노래인 건 맞습니다. 오직 대한민국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노랫말, 그건 별로 문제가 아닌 듯 싶습니다.

가사 내용이 영어로 번역되기 훨씬 이전부터 싸이의 ‘cheesy’한 말춤과 ‘classy’한 의상은 이미 전 세계 젊은이들을 한껏 매료시켰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진짜 전 지구촌이 "옾! 옾~ 옾!"하면서 이 노래를 즐겨 들은 이유는 바로 ‘패러디’[parody]가 그 답이 아닐까요? 서양식 유머[humor]엔 이른바 ‘자기비하 유머’란 게 있죠.

자기 스스로를 조롱하며 남을 웃기는 겁니다. 자기는 일부러 망가지는데 이를 보고 듣는 이들은 박장대소하는 겁니다.

이름하여, ‘a self-deprecating humor’[쎌프-데프러케이팅 휴머], 고도로 계산된 웃음도출 기술인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바로 그 웃음코드를 진하게 진동시킨다고 보는 겁니다.

Gangnam Style (n.)
a manner associated with lavish lifestyles in Seoul’s Gangnam district
강남스타일 (명사)
서울 강남 지역의 호사스러운 생활 스타일을 나타내는 일종의 매너

심형래의 포복절도(抱腹絶倒)/요절복통(腰折腹痛) 슬랩스틱 코미디, 되게 웃깁니다. 인간 심형래의 ‘에고’가 완전히 망가진 채 배우 심형래의 쓰러지고 맞고 넘어지는 자기비하의 ‘slapstick’, 진짜 웃기죠.

대략 난감해질 정도라고 할까요? 그래도 쓴 웃음이라도 나오는 건 망가지는 사람의 모습이 마냥 우습기 때문입니다. 비상식, 부조화, 등등과 더불어 사람의 웃음코드를 건드리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애써 일부러 망가지는 ‘자기조롱의 유머’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잘 들여다 보면 구석구석 자기비하와 자기조롱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싸이 말대로 ‘dress classy but dance cheesy’인 겁니다.

겉은 강남스타일/비벌리 힐스 스타일처럼 보이는데 하는 짓은 전혀 비(非)강남스타일? 상식이 망가진 부조화의 갭 속에서 말춤추는 싸이, 특이 그의‘진지하게’ 망가지는 모습이 꽤 유쾌하다는 겁니다.

나보다 분명히 멋져보이는 사람은 왠지 거리감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부담스럽죠. 그런데, 옷치장은 강남스타일로 나왔는데 하는 짓이 ‘뭐 별거 아니네’란 느낌을 주면 그래도 한 번 다다가 볼 틈새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잘난 사람보단 부담없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건 인지상정이니까요.

Urban Dictionary에 ‘2012년 9월 12일 오늘의 단어’로 당당히 자기매김한 Gangnam Style. 그리고 그런 사건[?]을 가능케 하신 분 Psy. 대단한 나라의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 진짜 대단한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잔뜩 꾸며진 한류에 조금씩 식상해가던 지구촌에 작지만 유쾌한 반란군으로 등장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옾!옾~옾!"

깊은 심성(心性)을 간직한 사람으로 보이는 Psy, 앞으로도 유쾌한 반란을 계속 일으켜 내시길 축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