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2일 70억 지구촌을 울고 웃게 했던 런던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런가하면 바로 며칠 전에 장애인 올림픽(Paralympic)이 바로 같은 자리에서 개막되었다.
올림픽 하면 아무래도 선수들의 메달과 국가별 순위에 관심이 간다. 자국 혹은 고국의 선수가 관련된 종목은 때로 밤을 설쳐가며 열광적으로 응원을 하기도 한다. 명백한 오심(誤審)을 보고 분노하기도 했고, 한 순간의 실수로 4년간의 노력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실격하는 선수를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203개국에서 1만2천여명이 참가한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하나라도 딴 국가는 79개 나라밖에 되지 않는다.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간 국가가 메달을 딴 나라 수보다 훨씬 많았다. 이번에 개막된 패럴림픽도 사상 최대인 166개국, 7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고 한다.
올림픽에서 메달 순위나 미국이나 대한민국의 종합 성적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혹시 올림픽 정신을 외면 한 채 자국 선수의 선전(善戰)과 승패 그리고 메달의 수상(受賞) 여부에만 신경을 쓰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려 한다.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인의 우애와 화합, 그리고 평화 증진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Citius, Altius, Fortius)’라는 올림픽 공식 슬로건이 단지 인간의 육체적 기록 향상만을 염두에 둔 표어는 아닐 것이다. 이 슬로건과 올림픽 정신이 지향하는 바는 인간 개개인의 자기 향상, 민족과 국가를 넘어 그리고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인류 전체의 발전과 화합, 그리고 세계 평화의 증진일 것이다.
우리는 올림픽 본래의 정신을 위협하는 모습들을 흔치 않게 보게 된다. 이는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결과 지상주의, 국가 간의 과열 메달 경쟁, 스포츠 상업주의 경향 등으로 나타난다.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인종적 편견(偏見), 도를 넘은 견제(牽制), 약물 복용, 오심(誤審), 국가적 이해(利害) 관계에 따른 편파 판정 등은 올림픽 정신과 거리가 멀다.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에서 가장 큰 인류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신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올림픽은 메달 경쟁을 벌이는 국가의 국력 경쟁의 무대가 아니다. 1등만이 주목 받고 인정받는 1등 지상주의나 메달에만 집착하는 결과지상주의 무대도 아니다.
비장애인 올림픽이나 장애인 올림픽은 1등만이 주목받는 자리가 되서는 안 될 것이다. 애초의 올림픽 이상(理想)인 ‘참가’의 의미와, 가난이나 장애 같은 인생 역경을 스포츠 정신으로 이겨 낸 인간의 의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창조적 노력, 포기하지 않는 위대한 불굴의 도전 정신,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꼴찌의 가치도 함께 존중되고 박수 받는 자리가 진정한 올림픽이다.
올림픽을 통하여 지구촌의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생활화로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가꾸기를 기대한다. 스포츠 정신을 통하여 인생 역경을 이겨내는 ‘인생 올림픽의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반가운 것은 이번 올림픽에 역사상 처음으로, 참가한 모든 나라들이 여성 선수들을 출전시켰다는 점이다.
특별히 이번 장애인 올림픽 개막식에 깜짝 등장하여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한 천체 물리학자 호킹 박사의 메시지는 올림픽과 올림픽 정신의 지향점을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다. 그의 “당신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들을 바라보라,” “우리는 모두 다르고 어떠한 ‘표준’도 없지만 공통적으로 모든 인간은 ‘인간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라는 메시지에 지구촌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 올림픽 정신은 과도한 메달 경쟁이 아니라, 선의와 정직에 기초한 경쟁과 불굴의 노력, 화합, 그리고 협력과 우정을 통하여 ‘인간정신’을 드높이는 일이다.
최선을 다한 1등과 꼴등이 함께 박수 받는 무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위대하고 숭고한 ‘인간정신’을 만들어 가는 무대가 올림픽이다. 올림픽을 통하여 남성과 여성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그리고 서로 다른 나라와 민족들 간에 우애가 더 깊어지고 화합과 평화의 꽃이 만발하기를 기대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