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준비은행위원장인 벤 버냉키가 지난 6일 ‘행복 경제학’(Economics of Happiness)에 관한 연설을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월요일 메사추세츠주 켐브리의 경제학자들과 통계학자들 모임에서 비디 연설을 통해 “우리는 경제행복(Economic Well-Being)에 관한 보다 좋고 좀 더 직접적인 측정방법을 추구해야 합니다”라고 철학자와 같이 경제 행복에 대하여 그 중요성을 피력하였다.
버냉키가 행복 경제학을 주장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고 2010년 5월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 졸업연설에서도 행복 경제학을 역설하여 ‘행복 연구’(Happiness Studies)라고 경제학의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일단 물질적인 필요가 충족이 되면, 더 많은 부는 반드시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 여러분의 부모가 누누이 말하는 바와 같이, 돈으로 행복을 구매하지 못한다. 물론, 한 경제학자는 적어도 그렇지않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연설하면서 버냉키는 행복을 위해서는 물질로 만은 안되고 물질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함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벤 버냉키가 역설하고 있는 ‘행복 경제학’이라고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아니 ‘경제학’이라고 하는 학문이 무엇인지, 잠시 그 참된 의미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래전부터 경제학을 ‘음침한 학문’(Dismal Science)이라고 명명하기도 하고, 경제위기를 당할 때마다 특히 2008년 세계경제 금융위기를 당하였을 때에는 경제의 위기가 아니라 ‘경제학의 위기’라고 경제학을 경멸시하는 풍조가 팽배하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곰곰이, 그리고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인간은 누구나 하루 한시라도 이 땅위에 생존하고 있는 동안 경제의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는 엄연한 진실이다.
버냉키의 ‘행복 경제학’을 논하면서 몇가지 의미를 점검해 본다.
첫째 경제학의 목적에 관한 의미이다. 물론 경제학이란 교과서적인 정의로는 “인간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하여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할당, 분배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서 인간의 필요란 물질적인 필요를 우선적으로 꼽는 것이겠지만 그 것에 그치지 않는 인간의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아브라함 마스로우(Abraham Maslow)가 그의 고전적인 저서 ‘인간 동기론’(A Theory of Human Motivation, 1943)에서 인간의 필요는 물질적인 필요를 중심으로 하는 ‘생리’(Physiological)를 기반으로 하여, ‘안전’(Safety), ‘사랑과 소속’(Love and Belonging), ‘존중’(Esteem), ‘자기실현’ (Self-Actualization)등의 계층적인 필요들 (Hierarchy of Needs)로 구성되어 있음을 제창한 것은 바로 인간 필요의 다양성을 보여 준다.
물론 경제학은 일차적으로 물질적인 생리 필요를 충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겠지만 다른 상위적인 인간 필요를 전적으로 외면하는 학문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벤 버냉키는 지난 6일 연설에서 “경제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물론 인간행복(Well-Being)의 향상을 이해하고 증진하는 것이다”라고 역설한 것이다. 그가 지적하고 있는 인간행복이란 단순히 인간의 물질적인 생리필요를 충족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마스로우가 제시하고 있는 상위의 인간 필요들을 충족한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흥미로운 것은 부탄왕국은 1972년 이후 ‘총 국민생산’(Gross National Product)이라는 경제지표를 대치하여 ‘총 국민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지표를 사용하고 있고, OECD도 국가들 간의 생활품질을 나타내는 ‘생활품질지표’(Better Life Index)를 산출해 내고 있는 현상이 경제학의 궁극적 목적이 물질적인 생리필요의 충족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 준다.
둘째 경제학의 방법과 정책에 대한 의미이다. 경제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넓은 의미의 인간행복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할 것 같으면 경제학은 물질적인 생리필요의 충족만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물질과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나 정책만을 추구해서는 안될 것이다.
즉 경제주체들이 경제행위를 실행하는 방법론, 방향론, 정책론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장의 공급자인 기업은 이익극대화뿐만 아니라 사회 참여화를, 시장의 수요자인 소비자는 소비활성화뿐만 아니라 소비적 정화를, 시장의 보호자인 정부나 공공기관은 시장의 안전과 신뢰와 준비 를 추구, 실현해 나아가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주체들의 방법론, 방향론, 정책론이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총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란 정치, 사회, 문화, 가치등 모든 인간 삶을 뒷바침하고 있는 하부구조이기 때문에 그 하부구조를 다루는 경제학은 인간 삶의 모든 구조를 어우르는 인간행복의 목적과 총체적인 방법을 포괄하는 ‘행복 경제학’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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