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에게는 풀리지 않는 몇개의 미스테리가 있다. 하나는 무덤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작곡가의 한 명이 공공묘지에 쓸쓸히 묻혔다는 것도 미스테리한 일이지만 비석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하나로 남아있다.
다른 하나는 독살설이다. 즉 그의 재능을 시기했던 샬리에르에 의한 의도적 독살설이 있는데,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영화‘아마데우스’에서는 샬리에르가‘레퀴엠’청탁을 가장하여 모차르트에 심리적인 청부살인을 가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작곡가 모차르트는 천재였지만 어쩐일인지‘레퀴엠’(진혼곡)만큼은 완성하지 못했다. 위대한 교향곡 41번(쥬피터)을 2주만에, 오페라‘요술피리’를 석달만에 완성했던 모차르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길어야 3주… 혹은 한 달이면 끝낼 수 있는 작품을 왜 모차르트는 질질 끌다가 끝내는 완성치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된 것일까?
영화‘아마데우스’에서는 모차르트가 와병 중에‘레퀴엠’을 작곡하다가 죽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모차르트는 왜‘레퀴엠’을 그처럼 미루었고 또 죽음이 다가와서야 그처럼 작곡을 서두르게 된 것일까? 영화에서 처럼 심리적인 압박… 즉‘레퀴엠’이 죽음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죽는다는 것은 보편적인 사건이다. 즉 천재건 범인이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두렵고 떨리는 공포이다.
천재라고 해서 죽음이 더 많이 아파야할 이유도, 또 덜 아파야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다만 직업적으로 음악가가 짊어져야 할 짐중에서 죽음의 요소는 다소 버거울 수는 있다.
즉 음악가란 죽음 앞에서 조차도 기쁨을 창출해야하는 사명을 가진 자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음악가가 아픔을 승화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음악가도, 아무 것도 아닐 터이기 때문이다.
다만 천재라고해서 손쉽게 쓰다듬을 수 있을만큼, 죽음에 대해 넉넉한 영혼을 가진 자가 없다는 것이 딜레마라면 딜레마일 것이다. 그러므로‘레퀴엠’이야말로 어쩌면 작곡가로서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최후의 도전일 수 있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레퀴엠은 라틴어로‘안식’이라는 뜻이다. 장중하면서도 내면의 극기, 즉 슬픔과 그 승화를 노래하는 작품이다. 코믹 작곡가였던 모차르트는 어쩌면 성격상‘레퀴엠’을 작곡할 자격이 없는 자였는지도 모른다.
비록 영화 속에서 였지만 모차르트는 죽음이 다가와서야 비로서 영감을 얻고 미친 듯이 음표를 오선지에 그려넣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또 죽음을 넘어서 비쳐오는 선율은 미완성으로 남을 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의 하나로 흔히 모차르트의‘레퀴엠’을 꼽곤한다. 그것은 모차르트의‘레퀴엠’이 가장 극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후의 작품(유작)이자, 미완성… 단 한개의 비석, 무덤도 남기지 않은 채 다만 음악으로만 인류 곁에 찾아왔던 한 위대한 음악가가 남긴 최후의 곡은 죽음과 그 슬픔을 노래한 레퀴엠이었다.
물론 이 작품은 제 8곡 Lacrimosa(눈물의 날) 이후 후반부는 제자 쥐즈 마이어에 의해 완성된 것이었다. 그러나 전체의 스케치는 모차르트가 그렸고 악상 역시 어디까지나 모차르트의 것이었다.
수많은 명곡을 남겼지만, 한 천재의 최후는 그렇게 달콤한 것도 또 장엄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생활고와 빚에 찌든… 비참한 일개 필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간이란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위대한 것을 볼 수 있는 아이러니의 존재이다.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순간… 그 최후의 한 점은 적어도 재능이 아닌… 오로지 영혼으로만이 가능했던 레퀴엠이란 작품을 남기는 것이었다.
과연 죽음 보지않고도 죽음을 그릴 수 있을까… 천재에게 조차 최후의 고통은 이별과 슬픔…그리고 진실로 아름다운 것이란 변화하는 것… 즉 죽음 속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서양음악은 바로 이 (모차르트의) 레퀴엠부터 진정한 낭만주의, 그 분수령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