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갑자기 “나 갑상선이야”하는 한인 여성들을 많아졌다. 흔히 말하는 갑상선 문제는 바로 갑상선 기능저하증(hypothyroidism)과 갑상선 기능항진증(hyperthyroidism)이다. 세리토스 메디칼 센터의 김신근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갑상선은 재미있는 기관”이라며 “갑상선 문제는 남자보다는 여성에게 많다”고 지적했다.
호르몬 조절 안돼 `기능저하증’ 또는 `기능항진증’
뇌 기능에도 영향, 호흡 · 심장 · 신경계 등 이상 초래
여성에 더 많아… 체중과 생리주기 변화 초래도
■갑상선 기능저하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은 목 주변에 자리한 나비, 혹은 도넛 모양의 내분비선(내분비샘)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뇌 속에 있는 뇌하수체에서는 시상하부의 신호를 받아 갑상선 자극 호르몬(thyroid-stimulating hormone)을 분비하며 갑상선에 작용해 갑상선 호르몬 T3, T4를 분비하게 한다. 이렇듯 뇌의 신호체계로 분비된 갑상선 호르몬은 신진대사 조절을 돕는다.
김 전문의는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각종 신진대사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뇌 발달에도 영향을 주며 호흡, 심장과 신경계 기능, 인체 온도, 근육의 힘, 피부건조, 여성의 생리주기, 체중, 콜레스테롤 레벨 등 다양하게 영향을 끼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쉽게 말해 갑상선 호르몬이 인체에서 필요한 만큼 충분하게 생성되지 못해 생기는 여러 증상을 말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생기면 몸의 전반적인 기능들이 느려진다. 체중이 쉽게 늘어날 수도 있고, 항상 피곤하고 쉽게 지치며, 추위를 매우 심하게 탄다.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기도 하며, 탈모, 피부건조, 목이 쉬고 얼굴이 붓고, 변비, 우울증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손톱이나 머리카락이 잘 부러진다.
반면 갑상선이 너무 많이 호르몬을 분비해 내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다. 갑작스럽게 체중이 줄어들 수 있으며, 심장박동 수는 빨라지고, 불안증과 신경과민이 나타나며, 더위에 매우 민감해진다. 또 식욕이 증가하며, 손이나 손가락을 떨기도 하며, 땀이 잘 나고, 생리주기가 바뀌며, 빈번하게 대변을 보기도 한다. 눈에 띄게 갑상선이 비대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잠을 잘 못 잔다.
미국에서는 12세 이상 인구에서 4.6%가 갑상선 기능저하증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항진증은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더 많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원인은
원인은 다양하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원인은 자가면역 장애문제,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치료 후 나타나기도 하며 염증문제, 방사선의 암(머리나 목 주변에 생긴 암) 치료 후 나타나는 경우, 갑상선 수술을 받은 경우,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 뇌하수체 이상, 요오드 결핍,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키는 특정 약물복용 등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주요 원인으로 하시모토병(Hashimoto’s Disease)이 지목되는데, 자가면역 장애문제로 일종의 만성 림프구 갑상선염이다. 자가면역 장애로 호르몬이 부족하게 생성된다.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처음에는 갑상선 호르몬이 혈류로 누출돼 갑상선 호르몬이 증가하며 1~2개월 후에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먼저 생긴다.
`갑상선 기능저하’ 늘 피곤 쉽게 지쳐
`갑상선 기능항진’ 불안증 · 식욕 늘어
이후 갑상선이 치료된 후에도 대개 후유증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나타난다. 선천적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태어나면서 신생아 때 갑상선이 제대로 발달되지 못했거나 갑상선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다. 미국에서는 3,000명의 신생아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잘못하면 난쟁이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태어나자마자 갑상선 기능을 검사. 선천적 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되면 성장발육을 돕기 위해 치료를 바로 시작한다.
50~60세 환자 많은편
면역 · 갑상선 염증 등 원인
임신초기 저하증 오거나
폐경기 우울증 심해지기도
■누구에게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생기나?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다. 김 전문의는 “한인 여성들도 많은 편”이라 지적했다. 대개 50~60세 이후 환자가 많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어도 증상을 바로 알지 못해 그냥 두는 경우도 많다.
갑상선종이 생겼던 경우나 갑상선 수술을 받은 경우, 가족 병력, 여성으로 50~60세 이후 등이 위험군이다. 쇼그렌 증후군, 악성 빈혈, 제1형 당뇨병, 류마티스성 관절염, 루푸스 등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터너증후군 같은 유전적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도 규칙적인 갑상선 검사가 추천된다. 임신도 영향 있다. 임신 후에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으며 출산 후 6개월 뒤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목, 가슴에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경우도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생길 위험성이 있으므로 갑상선 검사를 정기적으로 할 것을 권한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원인은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이 대표적이다. 하시모토병처럼 우리 몸의 면역체계 이상이 생겨 항체가 외부 항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자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자가면역 질환이다. 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비정상적으로 갑상선 호르몬 T4를 과다하게 분비한다.
갑상선 결절(혹)도 원인이다. 갑상선 결절은 갑상선 세포가 너무 많이 증식돼 조직 한 부분이 커져 혹이 생기는 경우다. 또한 결절은 열결절(hot nodule)과 냉결절(cold nodule)로 나뉜다. 열결절은 자가면역 장애 혹은 염증으로 인해 생기는데 양성 종양으로 암은 아니다. 냉결절에는 암이 많다.
또한 뇌하수체에 암이 생겨 갑상선으로의 신호체계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갑상선염이 생겨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임신과는 어떤 관계?
이전에 갑상선 문제가 없었더라도 임신 초기에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나타나는 여성도 있으며 출산 후 나타나기도 한다. 임신 중이라도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단 아래 갑상선 호르몬 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 폐경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이 떨어지면서 갑상선 기능저하증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며 우울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갑상선 항진증이었는데, 저하증이 됐다면?
갑상선 문제는 갑상선 호르몬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 김 전문의는 “환자 중에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인데 왜 호르몬을 보충하는 약을 쓰느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며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성냥이 타듯 확 올랐다가 갑자기 뚝 떨어지면 호르몬 보충을 위한 약을 먹어야 한다. 또 어떤 경우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못 느끼고 바로 저하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도 방사선 요오드 치료 후 뚝 떨어진 호르몬 보충을 위해 갑상선 호르몬 보충 약이 처방된다.
치료는 호르몬 조절 약.으로… 기능항진증엔 수술할 수도
■치료
갑상선 기능저하증, 항진증은 보통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으로 치료한다. 쉽게 말하면 호르몬이 부족하면 호르몬이 많이 생기도록 하고, 호르몬이 과하면 생성을 줄여주는 것이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에는 호르몬제인 레보다이록신(levothyroxine, 브랜드명 Levothroid, Synthroid 등)이 쓰인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에는 요오드를 주입하는 방사성 요오드 약물치료, 호르몬 과다분비를 줄여주는 메티메졸(methimazole, 브랜드명 Tapazole)을 처방한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수술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갑상선 수술은 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될 때, 갑상선종(갑상선이 지나치게 비대하거나 혹이 생긴 경우)으로 숨쉬기나 음식물을 삼키기가 방해될 때, 갑상선 결절(혹)이 생겼을 때, 갑상선암 등에 치료 목적으로 쓰인다.
갑상선 결절의 경우 부분적으로 떼어내는 수술을 해서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게 한다. 수술 후에도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도움말=세리토스 메디칼 센터 김신근 가정의학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2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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