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중 가장 많이 방문하게 되는 게티 뮤지엄은 문화, 예술, 건축, 자연이 어우러진 미서부지역 최대의 미술관으로, 자녀들과의 나들이 장소로는 더 이상 좋은 곳을 찾기 힘든 남가주의 명소다. 샌타모니카 산 정상에 자리 잡은 게티 센터(Getty Center)와 말리부 해변 산속에 지어진 게티 빌라(Getty Villa) 모두 한국이나 타주에서 방문하는 친지들 때문에라도 여름이면 한두 번쯤 다녀오게 되는 곳, 사실 여름뿐 아니라 연중 어느 때 찾아가도 아름다운 종합 문화공간이다.
게티 센터는 4개 파빌리온의 10여개 전시장에서 언제나 좋은 전시를 선보이고 있고 게티 빌라 역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물들을 시대별 혹은 주제별로 전시하고 있는데, 전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잘 조경된 정원과 세계적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들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입장료 없이 주차료만 내면 다녀올 수 있는 게티 센터의 올 여름 주요 전시를 소개한다. 아울러 게티 빌라에서 9월에 공연되는 고대비극‘헬렌’을 소개한다.
전설의 작가들 예술혼 한눈에
■ 게티센터 여름전시
▲클림트 드로잉 전(Gustav Klimt: The Magic of Line):‘ 키스’로 유명한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1862~1918)의 탄생 150주년 기획전으로 비엔나의 알베르티나 뮤지엄에서 대여해온 작품들로 꾸며졌다. 선의 귀재로 알려진 클림트가 관능적이고 환상적인 여체를 그리기까지 수없이 습작으로 남긴 드로잉들을 볼 수 있다. 오는 9월23일까지 계속된다.
▲허브 리츠 사진전(Herb Ritts: L.A. Style):10년 전 50세로 타계한 LA 사진작가 허브 리츠는 팝아트가 부상하던 60~70년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모델과 팝 아이콘들의 모습을 독창적인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아 상업성과 예술성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시에서는 육체의 아름다움이 패션과 결합해 예술로 승화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명사들의 초상(Portraits of Renown:Photography and the Cult of Celebrity): 허브리츠 전과 연계해서 같은 기간(4월3일부터 8월26일까지) 열리는 사진전. 1830년대 처음 사진기가 발명된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셀러브리티들은 언제나 카메라의 중요한 초점이었다. 19세기의 유럽 지식인, 정치가들로부터 앤디 워홀, 조세핀 베이커, 캐롤라인 공주 등의 특별한 사진이 전시된다.
▲인 포커스 풍경사진전(In Focus: Picturing Landscape): 어느 뮤지엄보다 사진 컬렉션이 강한 게티가 소장품 중 예술성과 기술적인 탐구가 함께 돋보이는 풍경사진 20점을 보여준다. 존 비즐리 그린, 이모진 커닝햄, 해리 캘러한, 윌리엄 가넷 등 유명한 작가들이 세계 여러곳의 자연을 담은 작품들이다. 10월 7일까지.
▲메세르슈미트와 모더니티(Messerschmidt and Modernity): 게티가 2008년 구입한 18세기 합스부르크 왕정의 유명한 조각가 프란츠 메세르슈미트의 작품들을 비롯해 영국, 미국, 오스트리아의 현대 작가들이 표현한 다양한 두상, 얼굴을 보여주는 특이한 기획전. 토니 크랙, 브루스 나우만, 신디 셔먼의 작품도 있다. 7월24일부터 10월14일까지.
고대 비극‘헬렌’9월 무대에
■ 게티빌라 야외극장
그리스 로마 문화의 재현장인 게티 빌라는 매년 가을 고대 야외극장의 원형을 따라 지어진 ‘바바라 로렌스 플레슈만 디어터’ (Barbara and Lawrence Fleischman Theater)에서 그리스 고전비극이나 희극을 공연한다.
2006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한 게티 빌라가 매년 9월 마련해온 이 무대에서는 그동안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 , 아리스토파네스의 ‘평화’ ,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토스’와‘ 트로이의 여인들’이 공연됐다.
고전 비극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갈수록 인기와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티 빌라 야외극장 프로덕션의 올해 상연작품은 에우리피데스의 ‘헬렌’ (Helen)으로, 9월6일부터 29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오후 8시 공연된다.
‘헬렌’은 지난해 공연된‘ 트로이의 여인들’의 후속작이라고 해도 좋은 작품으로,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여인들’의 3년 후에 썼으며 그의 비극들 중 거의 무대에 올려지지 않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연은 LA의 극단 ‘플레이라이츠 아레나’ (Playwrights’ Arena)가 존 로렌스 리베라의 연출로 극작가 닉 살라모네의 각색본을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에서 헬렌은 트로이전쟁의 씨앗이 된 미녀 요부가 아니라 올림피아 신들의 놀이에 희생된 피해자요, 충실한 아내로 묘사된다.
에우리피데스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시인 중 하나로 ‘트로이의 여인들’ ‘안드로마케’ ‘엘렉트라’ ‘헤라클레스’ ‘메데아’ ‘이피게니아’ 등 트로이 전쟁의 후일담을 다룬 비극들을 많이 썼으며 총 18편의 작품이 전해지고 있다.
티켓은 38~42달러. 온라인(www.getty.edu) 예약이나 전화 (310)440-7300로 구입할 수 있으며 티켓 구입자는 주차 예약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게티 센터 1200 Getty Center Drive LA, CA 90049
게티 빌라 17985 Pacific Coast Hwy. Pacific Palisades, CA 90272
문의 (310)440-730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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