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물건이 많으면 앉기도 불편하다. 또한 지갑이 무거우면 거동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은행 영수증까지 많다 보면 개인 정보는 더욱 더 쉽게 새어나갈 수 있다. 특히 소셜시큐리티 카드라도 잊어버리면 신분도용 범죄의 직접적인 타겟이 된다.
신분도용범들은 훔친 상대방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이름으로 크레딧 카드 구좌를 개설하기도 하고 비싼 물건들을 매입하기도 한다. 만약에 그들이 정부에서 발행한 사진이 들어간 신분증이 있을 때 은행구좌를 여는 등 더 큰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세금 환불·헬스케어 사기까지 훔친 신분증을 이용해 저질러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갑을 잃어버릴 경우 자칫 잘못하면 신분도용범들의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지갑에는 신상 정보와 관련된 물건들을 넣어두면 안 된다.
이젠 지갑에 넣어둔 정보와 관련된 물건들을 전부 빼고 복사를 해 둘 필요가 있다. 물론 각종 중요 서류의 앞·뒷면을 복사해 두고 집의 안전한 지역이나 세이프티 박스에 넣어 놓는다. 지갑에서 빼두어야 할 물품들을 알아본다.
<박흥률 기자>
메디케어 카드 등 신분도용 타겟
공수표 분실땐 금전적 재앙 우려
여권도 안돼… 카드는 1~2장만
▲소셜시큐리티 카드
소셜시큐리티 카드 번호는 신분도용범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 자신의 이름으로 새로운 크레딧 카드 구좌를 열고 융자를 얻기도 용이하다. 신분도용 전문가들은 소셜시큐리티 카드는 지참해서는 안 될 가장 위험한 품목이라고 단언한다.
일단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지갑에서 뺀 후에도 혹시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포함하고 있는 서류 등이 있는지 찾아본다. 지난 2005년 12월부터 새로 발행되는 주(State) 신분증에는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명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은퇴자들은 특히 메디케어 카드를 빼둬야 한다. 왜냐하면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메디케어 카드의 앞뒤를 복사한 후 소셜시큐리티 번호의 마지막 4자리를 지우고 진짜 카드 대신 복사본을 소지하고 다닌다.
▲패스워드를 적어놓은 종이
평균적으로 미국인들은 최소한 7개 정도의 패스워드를 사용한다. 다행히 이런 패스워드는 문자와 숫자, 심벌의 독특한 조합으로 이뤄져 있고 당신은 이를 정기적으로 바꿔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다 기억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다. 적어둘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ATM 카드의 핀 번호나 패스워드를 적어 놓은 종이를 지갑에 소지하고 다니는 것은 재정적인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에 지갑을 잊어버린다면 신분도용범이 각종 패스워드를 훔쳐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물론 구좌를 임의로 이동시킬 수 있어 위험천만한 일이다. 대신에 패스워드를 적어놓은 종이를 집의 안전한 박스에 넣어두든가 혹은 모빌폰의 암호 앱을 이용해 저장할 수도 있다.
▲스페어 키
지갑을 읽어버렸을 때 운전면허증은 물론이고 스페어 키까지 지갑에 있다면 이는 절도범을 집안으로 초대하는 격이다. 당신의 주택과 가족을 위험한 지경에 놓아둬서는 안 된다. 당신의 집이 절도범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락스미스를 불러서 키를 바꿔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상시를 대비해 여분의 키는 믿을 만한 친지 혹은 친구에게 맡겨둔다.
▲수표
공수표는 매우 위험하다. 절도범이 체킹구좌에서 아주 손쉽게 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액수를 기재하고 잊어버린 수표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라우팅 및 구좌번호로 누구나 구좌에서 돈을 이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표는 반드시 필요할 때만 지참하도록 하고 평상시는 집에 두고 다닌다. 그리고 해당 액수를 적은 수표만 필요한 당일에 지참할 필요가 있다.
▲여권
정부가 발행한 여권은 신분도용범이 여러 용도로 써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제공한다. 왜냐하면 신분도용범은 당신의 이름으로 여행도 하고 은행구좌를 열거나 소셜시큐리티 카드까지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여행하는 동안은 운전면허증만 가지고 다닌다. 해외여행 때는 복사본을 지참하고 원본은 호텔 세이프티 박스에 놓아둔다.
▲여러 장의 크레딧 카드
크레딧 카드가 여러 장 있다면 지갑 분실 때 불편하기 짝이 없다. 크레딧 카드는 가능하면 한 장만 지참하는 것이 좋다. 개스나 그로서리 용으로 여분의 리워드 카드 정도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갑을 분실해 크레딧 카드를 취소해야 할 상황을 대비해 안전한 장소에 크레딧 카드의 번호를 적어놓는다.
▲출생증명서
출생증명서 자체로는 신분도용범들이 크게 장난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출생증명서는 신분도용 범죄의 중요한 단초가 된다. 일단 이것을 소지하게 되면 여권이나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신분도용범죄까지 연결될 수 있다. 출생증명서, 소셜시큐리티 카드 등을 한꺼번에 보여줘야 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집에 가서 가져오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차에 놓아둬서는 안 된다.
▲영수증 뭉치들
2003년 12월부터 크레딧 카드나 데빗 카드의 만료일이나 마지막 5자리 이상을 인쇄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신분도용 전문범들은 이처럼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도 나머지 번호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 날을 정해서 필요하지 않은 영수증을 찢어버린다. 찢을 때도 가능하면 분쇄기를 이용해 조각을 남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꼭 필요한 영수증은 디지털을 이용하는 등 안전하게 보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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