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푸르스름해지거나 녹색의 소변을 본다면? 우리 몸의 건강 컬러는 무슨 색일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색깔 변화는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 될 수 있다. 최신식 장비로 병을 진단하는 현대에도 피부색깔 변화나 소변, 대변의 색 변화 역시 질병 진단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건강잡지‘헬스’(Health)에서는 눈, 혀, 피부, 손톱과 손, 소변과 대변 등 부위의 컬러 변화로 추측할 수 있는 건강상태에 대해 다뤘다. 잡지에 실린 내용을 소개한다.
손가락이 청색→붉은색
레이노증후군일 수도
#손톱과 손가락 건강한 손가락은 몸 피부색과 동일하며, 건강한 손톱은 투명한 빛을 낸다.
▶손톱에 갈색 혹은 검은 색 줄이 나타날 때= 그냥 반점이나 얼룩 형태라면 멍이 든 경우다. 하지만 손톱 큐티클(각피)에서부터 시작해 손톱 길이 끝까지 검거나 갈색 줄이 그어진 경우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피부과 의사에게 보여 검사를 받도록 한다. 피부가 흰 경우 손톱 밑에 흑색종이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피부가 검은 경우 약 40%가 손톱에서 암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푸르스름한 흰색 손가락=특히 나중에 붉은색으로 변하면 레이노증후군(Raynaud’s disease)일 수 있다. 레이노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에 의해 손가락이나 발가락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돼 손가락이나 발끝이 파랗게 변하며, 다시 혈관이 이완되면 혈액 흐름에 의해 분홍빛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
원인은 일시적으로 손이나 발 끝에 혈액이 가지 못하는 허혈 발작증세로 보통 추위에 노출되거나 손이나 발가락 끝 혈관 신경이 과민 반응해 생긴다. 레이노증후군은 종종 부상 후 나타나기도 하며, 피부경화증이나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 증상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눈동자가 노란색이면
황달·급성 간염 의심
#눈
건강한 정상인의 눈은 피부색이 흰 경우는 밝은 흰색. 피부색이 어둡거나 검은 경우는 눈의 컬러가 오프 화이트(off-white), 즉 회색 또는 황색을 띤 흰색이다.
▶노란색인 경우=황달을 의심할 수 있다. 황달은 빌리루빈(담즙색소)이 체내에서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생기거나 빌리루빈이 제대로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생긴다. 간에서는 오래된 적혈구가 깨져 빌리루빈이란 물질이 생성되는데, 빌리루빈이 정상적으로 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상승하게 되면 피부나 눈동자가 노랗게 보인다.
간에서 담즙의 과다 생성으로 인해 배출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이 체내에 남아 있는 경우, 간염 같은 간질환으로 인해 간세포가 혈중 담즙색소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할 경우, 담석이나 다른 이유로 인한 담즙관의 폐쇄로 생길 수 있다.
황달이 나타나면서 전신피로, 구역질, 식욕부진 등 증상이 나타나면 급성 간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황달이 복통이나 열과 함께 나타나면 담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정상적으로 태어난 신생아에게 황달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생리적 황달은 생후 2~3일째 나타났다가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생후 1~2주에 사라진다. 모유 황달은 생후 1주 정도에 시작됐다가 3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황달이 나타나면 즉시 주치의를 만나 검사를 받도록 한다.
▶밝은 붉은색=한쪽 눈이 밝은 붉은색을 띨 때 아프지 않고 시력에도 이상 없다면 눈 주변 혈관이 터진 것일 수 있는데, 하루 정도 지나면 없어진다. 하지만 없어지지 않고 통증도 있다면 감염일 수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또 드물지만 녹내장의 가능성도 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시야 점점 좁아지는 문제가 나타난다.
목·무릎 등에 검은 얼룩
흑색극세포증·당뇨 가능
#피부
▶노란색에서 주황색일 때=피부도 노란색을 띠고 눈동자까지 노랗다면 황달이다. 그렇지 않다면 카로틴혈증(carotenemia)일 수도 있는데 다른 이름으로 황변증, 인공 황달로도 불린다. 당근이나 고구마, 오렌지 같은 베타-카로틴 색소가 많은 음식을 너무 과식하면 혈액에 베타-카로틴이 너무 많아져 피부가 노랗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베타-카로틴은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으로 항산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셀프 태닝을 제대로 못해도 피부가 노랗게 변색될 수 있다.
▶검은 얼룩=목이나 무릎, 겨드랑이, 손가락, 발가락에 검은 얼룩이 때처럼 거뭇거뭇하게 보이는 데다가 피부도 거칠다면 혈당을 체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같은 피부 변색은 흑색 극세포증(acanthosis nigricans, 흑색 가시세포증이라고도 함)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흑색 극세포증은 피임약 복용 중이나 혹은 호르몬 대체요법 중에 해가 없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당뇨병 전 단계를 나타내는 증상일 수 있으므로 검사를 받도록 한다.
▶갈색 반점이나 얼룩=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갈색 점은 기미일 수 있는데 주로 얼굴에 나타난다. 직사광선에 의한 노출, 에스트로겐 과다로 인해 피부색소를 만들어내는 멜라닌 세포가 침착돼 나타난다. 기미는 임신 중이거나 에스트로겐이 주성분인 피임약 복용할 때 나타나거나 더욱 악화된다. 피부가 흰 사람보다는 검거나 어두운 사람이 더 잘 생기는데, 그 이유는 색소를 만들어내는 피부 세포가 빛에 더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기미를 없애기 위해서는 에스트로겐이 함유되지 않은 피임약으로 바꾸거나 산화아연(zinc oxide)이나 이산화티탄(titanium oxide)이 들어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산화아연, 이산화티탄이 들어 있는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과 가시광선 차단효과가 높고, 기미가 더 착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기미 치료는 쉽지 않다. 라이트닝 크림, 화학적 박피술, 미세 연마술, 레이저 치료 등이 이미 생긴 기미완화 치료에 다양하게 쓰인다.
▶흰 반점=상처가 나서 회복 중에 새 흰 살이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피부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에 의한 백반증(vitiligo)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피지선에 분포한 곰팡이균이 과다 생성해 생기는 어루러기(tinea versicolor)라는 피부질환일 수도 있다.
▶분홍빛 레드=코나 이마, 볼, 턱에 생기는 일명 ‘딸기코’로 불리는 주사(rosacea)일 수 있다. 혈관이 확장돼 피가 얼굴로 몰려 증상이 나타나는데 얼굴이 흰 피부인 경우 더 영향을 받기 쉽다. 레이저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으며 자극요인인 자외선 차단은 필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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