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티샷을 준비할 때 티를 어느 정도의 높이로 꽂아야 할지 모르겠다. 또한 어드레스 했을 때 볼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적당한 위치가 궁금하다. 과연 볼의 높이와 위치에 따라 볼은 어떻게 날아갈까? 내가 원하는 샷을 언제나 일정하게 마음껏 날려 보내고 싶다.

■해결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티의 높이와 위치를 어디로 해야 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티샷을 위해 어드레스 했을 때 티의 높이와 위치에 따라 볼이 날아가는 방향과 높이는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티의 높이와 위치는 자신의 구질을 바꿀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볼의 탄도와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자신이 훅 또는 슬라이스형 골퍼라면 볼의 위치를 조정해 구질을 변화시킬 수 있고, 볼을 높게 띄우거나 낮게 보내야 한다면 티의 높이로 조절이 가능하다. 물론 골퍼가 가지고 있는 스윙에는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홀의 모양과 공략법, 날씨 등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볼의 변화는 홀 공략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금부터 티의 높이와 볼의 위치만으로 볼의 탄도와 구질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드로 구질을 만들고 싶다면 티를 높여라
아마추어 골퍼들이 티샷을 할 때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티의 높이다. 티의 높이는 단순히 볼을 잘 맞히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볼의 탄도와 구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먼저 티를 높이면 볼은 탄도가 높아지게 된다. 즉 어퍼블로로 볼을 맞히면서 볼의 탄도를 높게 만들고 이는 샷거리에 대한 욕심을 낼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티를 높였을 때 발생하는 현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바로 구질이다.

티를 높게 꽂으면 스윙의 변화 없이 슬라이스 구질을 드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즉 클럽이 어퍼블로로 볼을 맞히는 과정에서 헤드가 자연스럽게 닫히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팔은 클럽을 자연스럽게 몸의 안쪽으로 당기게 되므로 볼의
구질은 당연히 좌측으로 휘는 드로가 된다. 이러한 방법은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초보 골퍼라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이다. 스윙이나 볼의 변화없이 구질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선수들도 오른쪽에 워터해저드가 있거나 홀의 길이가 긴 경우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바람이 불 때는 티를 낮춰라
반대로 티의 높이를 낮게 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티를 높였을 때의 반대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티를 낮추려면 더욱 정교한 스윙이 필요하다. 뒤땅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스윙의 변화를 주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정확히 볼을 맞혀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 티를 낮게 할 때는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맞바람에 맞서 티샷을 해야 할 때다. 바람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만들어 볼을 목표 지점으로 정확히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샷거리보다는 방향성을 높일 때에도 사용되는 방법이다. 티를 낮게 하면 볼이 헤드에 맞을 때 살짝 열려 맞아 정확성을 요구하는 페이드 구질이 된다. 이는 주로 페어웨이가 좁은 홀을 공략하는 루틴 중 하나다.

■슬라이스 골퍼라면 볼을 왼쪽으로 옮겨라
티의 높이뿐만이 아니다. 볼의 위치를 조정해 탄도와 구질을 바꿀 수 있다. 보통의 경우 드라이버샷을 할 때 몸의 왼발뒤꿈치에 앞쪽에 볼을 두게 된다. 그러나 반드시 이 위치에 볼을 둘 필요는 없다.

안정된 드라이버샷을 위해서는 자신의 구질에 따라 볼의 위치를 옮길 필요가 있다. 만약 슬라이스 골퍼라면 볼을 좀 더 왼쪽으로 옮겨보도록 한다.

왼발의 앞 혹은 왼발바깥쪽에 두어도 좋다. 이렇게 볼의 위치를 왼쪽으로 이동시키면 티의 높이를 높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퍼블로로 볼을 맞히게 된다. 드로 구질을 유도하는 방법 중 하나다.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들의 공통점은 헤드를 휘두르는 상체의 회전보다 하체의 회전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볼을 왼쪽으로 옮겨 느린 상체의 움직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탄도를 낮추고 싶다면 볼을 오른쪽으로 옮겨라
어드레스 때 평소보다 볼을 왼쪽에 둬 어퍼블로로 맞혔다면 탄도는 분명 높아질 것이다. 반대로 볼을 오른쪽으로 옮기고 스윙의 변화 없이 클럽을 휘두르면 볼은 낮게 날아간다. 볼을 오른쪽에 두게 되면 클럽이 스윙의 최저점에 다다르기 전에 헤드가 볼을 맞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드로 구질로 고생하는 골퍼에게 유용하다.
드로 구질의 골퍼는 하체의 회전보다 클럽을 휘두르는 상체가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헤드가 닫혀 맞거나 임팩트 시 볼을 당기는 동작을 취하게 된다. 따라서 볼을 오른쪽으로 옮기게 되면 느린 하체의 움직임을 보완하게 돼 빠른 상체 회전과 일정한 속도로 볼을 맞힐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러한 교정 방법은 스윙의 변화 없이 드로구질을 페이드로 바꿀 수 있다.

홍순상은 "볼의 위치와 높이를 변경하면 골퍼의 구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 외에도 홀의 모양과 장애물, 그리고 날씨의 변수에도 홀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며 "이러한 즉석 대처법을 알고 있다면 훨씬 수월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