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주 한인교회 실태조사 신학연구소 ‘전략테이블’
‘내서널 서베이 전략테이블’ 마지막날인 지난달 27일 정대성(오른쪽부터), 조용중, 진유철 목사 등이 각 테이블별 토론의 주요 내용과 결론을 발표하고 있다.
이민신학연구소(소장 오상철 목사)와 내셔널서베이위원회(위원장 박희민 목사)는 지난 25~27일 LAX 인근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내서널 서베이 전략테이블’을 개최, 서베이 성과를 논의하고 이민목회의 나아갈 바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30여명의 회의 참석자들은 올 3월까지 15개월간 1세 목회자, 1세 평신도, 2세 목회자 및 평신도, 타민족 등 총 4,109명을 대상으로 실시, 최근 결과가 발표된‘2011-2012 북미주 전국 한인교회 실태조사’가 일부 문제점에도 불구, 이민 교회사에 남을 만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각 테이블별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2세 비전 부족’ 인식 드러나
차이점 인정… 해소노력 필요
■EM 파트 (정민용, 정대성, 박영배, 노승환)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이민교회의 자화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이민신학연구소가 서베이를 실시한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 사역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다만 이민교회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려면 좀 정확한 통계, 세밀한 통계 유형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베이에서 드러난 주요 이슈 중 1세는 2세들이 소명의식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데 소명에 대한 분명한 정의가 불분명하다. 2세들은 가정도 사역에 포함시키지만 1세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2세간 대화가 절실하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세들은 2세들이 대체로 비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2세 목회자들을 주류 신학교에서 백인 교수들로부터 배우기 때문에 1세들의 비전을 배울 기회가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주류 신학교 내 문화적 민감성 세미나 개최, 1·2세를 연결할 수 있는 문서 발행, 2~3일간 복수의 강사들과 함께하는 30~40명 규모 멘토링 컨퍼런스 개최 등의 방안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심각한 문제인 2세들의 ‘조용한 한인교회 이탈’과 관련해서는 모든 이민사회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들이 어린이 신앙교육을 강화하고 커리큘럼을 심화시키는 한편 대학 캠퍼스 교회를 설립하거나 캠퍼스 사역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2세 교회의 형태와 관련해서는 아시안 대상 교회, 다인종 교회, 캠퍼스 교회, 메가처치 내 한인 공동체 등 여러 가지 모델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 신학성향 1세 목회자
멘토링 등 통해 자질 높여야
■1세 목회자 파트
(정인수, 민종기, 진유철, 박세헌)
1세 목회자들은 선임자가 되면서 확실한 민족 정체성을 가지고 목회에 임하고 있음을 이번에 확인했다. 2세의 경우도 76%가 자신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볼 때 앞으로 모국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민족적 정체성을 잃지 않는 목회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1세 목회자들은 문화 또한 한국적이어서 목회에 있어 고립을 면치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개인의 권위주의나 비전의 결여라는 단점과 만나면 교회 발전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1세 목회자들은 대부분 고학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질 부족의 약점을 안고 있다.
영성 부족, 인격 미숙, 리더십 결여, 목회적 훈련 취약 등이 원인이다. 1세 목회자들에게는 멘토링을 통한 문제해결, 재교육 프로그램, 심리적 치유 등이 필요하다.
이들은 신학 면에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사회에 대한 관심 부족과 다민족 사역에 대한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 먼 곳으로 선교를 가지만, 직장과 가정과 교회 속에서 선교적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소홀히 여길 수 있다.
1세 목회자들은 다음의 내용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회 중심의 신학에서 직장과 가정을 포함한 하나님 나라 중심의 신학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둘째, 신앙의 이원론을 척결해 개인윤리와 사회윤리를 통합하고 이민교회 사역의 외연을 한국학교, 커뮤니티 봉사, 전방위 선교, 노인학교 등으로 넓혀 나가야 한다. 셋째, 1세 목회자들 중 30% 이상이 멘토가 없는데 신학교와 교회 간, 교회와 교회 간 유기적 공동체로서 네트웍을 구축해야 한다.
배타적 신앙공동체 안주경향
학습·상담 프로그램 마련돼야
■1세 평신도
(박상원, 최남수, 서준석, 빈센트 김, 김경숙, 이일)
미주 한인들은 미국생활에 충실하고 미국인으로 살아가야 할 운명이지만, 여전히 한국의 영향을 받으며 산다. 그러므로 한인교회의 미래는 한인 이민자들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인교회들은 1세 중심의 신앙공동체로 자리를 굳힌 다음 그 기반 위에 2~3세 영어목회로 점차 확대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지돼 있는 상태인 평신도 1세들의 평생학습을 적극 권장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교회에서 학습 프로그램을 개설해야 한다. 교회는 학습의 중요성을 재인식시켜 공부하는 교인을 만들고 언어의 장벽도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발전된 한인사회를 건설할 수 있고 이민교회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민교회가 한인사회에 비교적 긍정적인 공헌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인 참여와 기여가 필요하다.
교인들의 고민과 문제의 해결을 돕는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전문 상담기구도 필요하다. 앞으로 한인교회는 2세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다민족화 되면서 발전하리라고 기대한다.
‘한인교회만의 리그’ 벗어나
타민족 선교에 적극 나서야
■다민족 파트
(호성기, 이은무, 조용중, 정윤명, 전병철)
미국은 이민문화, 복합문화의 사회이므로 나라 전체가 선교지다. 이민교회들은 지역교회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가 선교적 교회임에도 불구, 한인교회들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선교지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내셔널 서베이 결과에 근거하여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들이 미국에서 구체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언어·문화적 한계성을 뛰어넘어 1세 목회자들의 다문화에 관한 의식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한인교회가 타민족(주류사회 포함)과 연합을 추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1세 목회자 대부분이 한국적 문화배경을 갖고 있어 타민족에게 갖는 관심이 평신도들보다 적기 때문이다. 1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선교훈련(문화이해 교육과 언어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교회들은 개교회의 문제를 넘어 ‘지금 여기에’의 정신을 회복, 교회의 존재 이유인 다민족 구원에 힘써야 한다. 담임목사들을 훈련시켜 다민족 선교사로 양성하는 것도 좋다.
한인교회들이 준비된 2세들을 활용해 다민족 선교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연합 단기선교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또 새벽기도 초청, 선교 동원 등으로 타민족에게도 아웃리치 할 수 있는 영성과 선교의 열정을 계발해야 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주류 학자들에게 전달해 그들의 의견도 들을 필요가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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