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ware lest you lose the substance by grasping at the shadow.
그림자를 잡으려다 본질(本質)을 놓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두 눈을 반짝거리며 열심히 공부하는 어린이들과 이솝우화를 영어로 읽는 중입니다. 여우와 포도, 홤금알 낳는 거위, 박쥐와 족제비,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그리고 책 중간 쯤 이르러 이윽고 ‘개와 그림자’ [The Dog & the Shadow] 얘기를 읽는 중입니다.
A DOG, crossing a bridge over a stream with a piece of meat in his mouth, saw his own shadow in the water and took it for that of another Dog, with a piece of meat double his own in size.
고깃덩어리를 물고 시냇가 다리를 건너던 어떤 개가 물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보자
자기 것보다 두 배나 더 큰 고기 덩어리를 물고 있는 다른 개로 착각했습니다.
He immediately let go of his own, and fiercely attacked the other Dog to get his larger piece from him.
입에 물고 있던 고깃덩어리를 즉각 내던진 개는 더 큰 고깃덩어리를 물고 있는 다른 개를 사납게 공격했습니다.
He thus lost both: that which he grasped at in the water, because it was a shadow; and his own, because the stream swept it away.
개는 결국 둘 다 모두 잃고 말았지요. 냇물에서 잡으려 했던 고깃덩어리는 다름아닌 자기 그림자였고, 물고 있다 스스로 내던져 버린 고깃덩어리는 이미 물에 떠 내려 가버렸으니까요.
Beware lest you lose the substance by grasping at the shadow.
그림자를 잡으려다 본질(本質)을 놓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이솝 우화(Aesop’s Fables)는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노예이자 이야기꾼이었던 아이소포스가 지은 우화 모음집을 말합니다. 아이소포스는 흔히 이솝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솝우화는 의인화된 동물들이 등장하는 단편 우화 모음집을 가리키는 총괄적 용어이기도 합니다. [위키백과]
재미있고 그럴듯한 상황 속에 친숙한 동물들이 등장하며 만들어지는 이솝의 얘기들은 하나같이 교훈적 메시지를 내포/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금 방금 읽은 ‘개와 그림자’ 얘기도 예외가 아니죠. 그 교훈적 의미가 극명하게, 또는 매섭게 아니면 애매하게라도 전달이 되던가요? 초롱초롱 눈밝은 어린이들에게 물어봅니다. "What’s the moral of
the story?"
남의 것 탐내려다 내 것마저 잃는다는 거 아녜요? 실제론 없는 걸 있는 걸로 착각한 나머지 기왕에 있던 것마저 사라진단 얘기가 아닐까요? 그럼 왜 하필 그림자 얘길 하는 걸까요? 어, 왜 하필이면 그림자? 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수도?
Beware lest you lose the substance by grasping at the shadow.
그림자를 잡으려다 본질(本質)을 놓치지 않도록 조심하라.
이솝의 머리와 가슴을 빌려 짐짓 얘기의 핵심을 말하고자 하는 번역자/해설가들은 그렇게 스토리의 중심에 이르고저 합니다. ‘substance’와 ‘shadow’의 차이를 분명히 알아 본질을 잃고 그림자에 매달리는 꼴이 되지 말라는 겁니다. Beware! 비웨~어! 허상에 휘둘리지 말고 실체를 놓치지 말라는 거죠. 한마디로, "제대로 보라"는 겁니다. 정견(正見)! 바로 그거죠.
영어 접속사 ‘lest’는 ‘...하지 않도록’이란 뜻입니다. Joseph, Mary and Baby Jesus fled the country lest they be captured and imprisoned. 요셉, 메리, 그리고 아기 예수는 붇잡혀 감옥에 갇히는 일이 없도록 나라를 떠났다. 그렇게 쓰는 게 바로 ‘lest’란 단어입니다. 제법 문어체 용어라 일상 대화체론 그리 흔하게 말하고 듣는 말은 아니죠.
그림자를 잡으려다 본질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lest] 조심하라! Beware! 비웨~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으란 말입니다. 냇물 속 그림자에 비친 고깃덩어리. 잘 들여다 보면, 제대로 보면[정견(正見)], 이 세상 모든 게 바로 그림자 고깃덩어리일 뿐입니다. 본질은 다만 ‘그것’ 하나일 뿐입니다. ‘그것’이 ‘하늘나라’가 됐건, ‘참나’가 됐건, ‘부모미생전 진면목’이 됐건, 어쨌건 ‘그것’ 하나 말곤 모두 그림자 고깃덩어리란 걸 알아채는 게 바로 "Beware!"의 참뜻입니다.
까만 뿔테 안경 너머로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빛을 소유한 여학생 어린이가 말합니다. "그러니까 ...... 가짜에 속지 말고 진짜를 잘 지키란 거, 그거 맞죠?" 그렇지! 바로 그거란다! 그것 말고 또 다른 무슨 사족이 필요하겠는가? 바로 그거란다. 너무나도기뻐하는 이 서당 훈장의 화답에 다소 으쓱해진 소녀, 그 밝은 눈매가 새삼 영롱하게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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