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교원노조로 FEA(Fairfax Education Association)과 FCFT(Fairfax County Federation of Teachers)가 있다. 이 두 교원노조 외에도 규모가 작은 교원단체들이 여럿 있으나 FEA와 FCFT에 비해 활약이나 영향력이 미미하다.
FEA는 미 전지역을 커버하는 전국교원단체인 NEA(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의 산하단체이며, FCFT 는 또 다른 전국교원단체인 AFT(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에 소속되어 있다. NEA의 시작은 1857년으로 약 3백만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AFT는 1916년에 설립되었는데 약 백오십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 두 교원노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노조원들의 임금, 복지, 그리고 근무환경의 향상이다. 그런데 이 모두 대부분의 경우 예산과 직접 연관이 있어 매년 한정된 범위내에서 교육예산을 책정하여야 하는 교육위원들에게는 부담스럽다.
그리고 노조원 확보에 경쟁적인 위치에 있는 두 교원노조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필요 이상의 호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노조원들이나 교육위원회에 보내는 메시지에 강성 주장을 펴기도 하며 공청회에서도 전시 효과를 염두에 둔 듯한 논리를 전개하기도 한다.
FEA와 FCFT는 4년마다 열리는 교육위원 선거에 매번 개입해 왔다. 물론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위해서다. 교육위원 후보들은 이 지역 양대 교원노조의 공식 지지를 얻기위해 설문과 인터뷰에 응하고, 자신이 노조에 우호적인 후보라고 주장한다.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원칙적으로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정당의 공식 지지는 받을 수 있기에 투표 때 후보 이름 옆에 정당 표기만 없을 뿐이지 사실 민주, 공화 양당이 당 조직과 자금을 동원해 후보들을 지원한다. 전국적인 차원에서 볼 때 교원노조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이지만 훼워팩스 카운티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사실 작년 11월에 있었던 교육위원 선거에서 경합지역으로 여겨졌던 드레인스빌 디스트릭트 (맥클린, 그레이트폴스, 헌든 지역), 설리 디스트릭트 (샨틀리, 센터빌 지역), 교육위원 셋을 선출하는 광역지역에서 출마한 민주당계 후보들 가운데 이들 양대 교원노조의 공식지지는 내가 FEA로부터 받은 것이 전부였다. 즉, FEA가 나를 지지한 것을 제외하고서는 FEA와 FCFT 양대 교원노조 모두 공화당계나 무소속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위에 열거한 경합지역에서 민주당계 후보의 당선이었다.
이 선거의 결과를 놓고 볼 때, 두 교원노조의 입장에서는 지지 후보자를 잘못 선택함으로써 두 노조의 영향력이 오히려 감소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작년 선거 때 두 교원 노조가 서로 지지 후보 결정에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하고 지지 후보를 노조 지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결정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리고 양대 노조가 지지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정반대로 나왔고, 노조의 지지 없이 당선된 후보들은 오히려 노조의 영향력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와졌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문제는 노조가 반대했던 당선자와 노조 사이의 어색한 관계가 지난 6개월 동안 여러가지 현안에 대립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노조들이 그 동안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았던 당선자들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적이 별로 없다.
자신들이 지지했던 교육위원들의 발언이나 입장은 어떻게 해서라도 감싸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지지하지 않았던 교육위원들을 가능한대로 최대한 깎아내리는 전략을 구사해 왔던 것이다. 이 노조들은 어쩌면 이미 다음 선거를 벼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앞으로 3년반이나 남은 임기 동안은 계속 이런 피곤한 관계가 계속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거 결과로 입지가 좁아진 노조 지도자들이 자구책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채택한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서로가 불필요한 노력 낭비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신 좀 더 나은 교육의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어 모두가 총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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