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unto you:
not as the world give, give I unto you.
Let not your heart be troubled,
neither let it be afraid.
[John 14:27]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요한 복음서 14장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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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미사가 거의 끝날 무렵 모인 사람들끼리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눕니다. "Peace be with you!"
"Peace be with you!" 평화를 빕니다. 평화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당신과 함께!
"평화의 인사," 사실 그 속내를 깊이 들여다 보면
참으로 거룩하고 신비한 인삿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 왔던 ‘말씀’
로고스[Logos]가 다시 아바[Abba]께 돌아가야 할 시간.
’스스로 예정한’ 시간이 다가옴을 시시각각 예리하게
감지한 예수는 일찍이 사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에게 평화를 두고 가며 내 평화를 주노라” 말합니다.
바로 이 말씀 속에 예수의 모든 가르침이 고스란히
녹아있음을 알아챈다면 꽤 높은 영성의 소지자임에
틀림없습니다.
평화란 오로지 일시적 마음의 상태입니다. 행복이란 것도
찰나의 느낌일 뿐 어떤 영속적인 경지를 가리키지 않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
평화로우신지요? 행복하신지요? 다행히도 그렇다면, 그런
평화와 행복이 늘 지속되는 삶을 영위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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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unto you:
not as the world give,
give I unto you.
Let not your heart be troubled,
neither let it be afr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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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성지를 찾아 고요한 사람을 만나 고요한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평화를 온통 독차지한 듯 한껏 고양된
평화의 느낌으로 작약합니다. 잠시 후, 성지를 떠나
어지럽고 소란스러운 세속으로 돌아오면, 밀리는 차들,
소음과 먼지로 뿌연 도회지, 그 안을 배회하는 차량들과
지친 모습의 인간들… 조금 전만 해도 무척 평화스럽고
행복한 느낌이었는데 ... 그토록 고요하고 잔잔하고
마냥 평화스럽기만했던 그 느낌이 지금은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불과 몇 시간 전만해도 ‘내내 이어지는 평화’, ‘늘 파랗게
우리 마음 속에 실존하는 평화’를 진지하게 얘기하다
내려온 길이 아니던가? 그래도 어쩌랴! 서울 도심 강북
어느 식당에서 막걸리 몇 잔 돌고 그 도도하게 유명한
‘삼합(三合)’이 뱃속에 잔뜩 채워지자 평화 타령은 이미
저만치 물건너 간지 오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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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unto you:
not as the world give,
give I unto you.
Let not your heart be troubled,
neither let it be afr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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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다 되어 집에 돌아와, 이제 며칠 후 캘리포니아
산타 크루즈에서 만나게 될 파란 눈의 가톨릭 신부
시프리안 콘시글리오 [Cyprian Consiglio]의 책을
몇 페이지 읽습니다. "Prayer in the Cave of the Heart,"
"가슴 동굴 속의 기도,” 언젠가 내 손으로 읽기쉽게
번역하리라 별러온 책입니다. 제일 첫 페이지 서문의
인용문이 오늘따라 찡~하게 읽힙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find peace and
share it with others." 가장 중요한 건 평화를 찾고
그걸 남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누가 하신 말씀인 줄
아세요? 월남 스님 틱낫한이랍니다. 왜 그런 출가스님의
말씀을 가톨릭 신부님이 쓰신 책 머리에 제일 먼저
소개하는지 아세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메시지가
바로 통종교적, 범종교적, 또는 초종교적인 묵상수행의
보편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부제가 "The Universal
Call to Contemplation," 즉 관상기도로 초대하는 보편적
부름인 까닭이기도 하죠.
오늘 오전에 들른 시골 마을 가톨릭 성지.
거기서 느낀 고요한 행복과 하늘색 평화.
얼마 후, 저녁 도심 속의 소란과 혼돈 - 평화의 부재.
그리고, 자정이 지난 홀로임 안에서 만나는 시프리안
신부의 관상기도 초대.
“Peace be with you!”
일찍이 사도들에게 전한 예수의 말씀,
내가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는 바로 그 말씀이
밤새 뇌리에 맺히던 중 …… 홀연 초하의 심야가 하얀 색
평화의 빛으로 감은 눈 뒤에 하얗게 비쳐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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